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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 감수성 향상 보고서

입력 2024. 07. 24   16:07
업데이트 2024. 07. 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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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성고충전문상담관 육군부사관학교
김현 성고충전문상담관 육군부사관학교

 


2022년 육군부사관학교에 임용된 뒤 학교 간부들과 3년째 활동하고 정리해 왔던 성인지 감수성 향상 보고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임용 후 고민했던 건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해 간부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면 좋을까 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성고충전문상담관 임무 중 하나인 성인지 집단상담에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 보고서와 관련해 진행한 2022년 첫 집단상담에는 총 38개 집단, 188명의 간부가 참여했다. 군에서 성 관련 사건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부사관학교 간부들의 의견을 알고 싶었다. 폐쇄적 집단, 개인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 성폭력·성희롱 발생 시 처리절차 숙지 미흡, 행위자 처벌 약화, 동료에 관한 관심·존중 부족 등이 원인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이를 예방하고자 개인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 방법 의견도 수렴했다. 그중 다수가 공감했던 것으로는 △타인을 도와줄 수 있는 용기 △개인의 행동과 말 점검 △역지사지의 마음 △성인지 감수성 집단상담 참여 △성 관련 사건 발생 시 정확한 사건 처리절차 숙지 △동료로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 형성 등이 있다.

2023년 두 번째 보고서는 총 39개 집단, 190명의 간부가 동참했다. 이 보고서에선 개인 및 군조직에서 경험했던 성별에서 오는 고정관념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성폭력은 성별 고정관념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집단상담으로 가정, 학교, 사회에 의해 어떻게 성별 고정관념이 형성됐는지 알 수 있었다. 사소하게는 운전, 흡연, 화장부터 보직, 군시설, 육아휴직까지 개인과 군조직에서 바라보는 고정관념은 다양했다.

‘고정’의 사전적 의미는 ‘한 번 정한 대로 변경하지 않음’이다. 하지만 성장형 사고방식을 토대로 고착돼 있는 성별 고정관념도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개인이 갖고 있는 성별 고정관념을 깨는 것도 중요하지만, 군조직 내에서 개선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는 게 필요하다고 결론지으며 두 번째 보고서는 마무리됐다.

올해 보고서는 이전에 작성했던 두 번의 보고서를 점검하고자 한다. 지난 보고서를 되돌아보며 간부들이 잘하고 있는 점은 칭찬하고, 미비한 부분은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올해 상담을 하면서 많은 간부가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자신이 다짐했던 성인지 감수성 향상 방법과 성별 고정관념 개선 방법에 효능감을 갖길 바란다. 상담관으로서 우리 간부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더 높은 성인지 감수성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고서를 작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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