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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인성의 시작 훈련소

입력 2024. 07. 23   16:23
업데이트 2024. 07. 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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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대위 육군훈련소 25교육연대
이주영 대위 육군훈련소 25교육연대



‘군인으로서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고, 전우와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며, 국가·세계 평화와 보다 나은 미래 건설에 이바지하는 데 필요한 성품과 역량’을 갖추는 것. ‘군 인성’의 정의를 가슴 깊이 새기며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교육사령부에서 주관한 ‘야전부대 인성교육 전담교관 교관화 교육’이 육군훈련소에서 실시됐다. 전후방 각지에서 모인 간부들이 4일간의 치열한 교육 끝에 60명의 군 인성지도사가 탄생했다.

교육을 하기 전 우리는 군 인성과 관련한 개인 연구과제를 먼저 받았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었지만 그리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교안과 자료를 살펴 가며 혼자 연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개인 연구를 준비하면서도 이 4일간의 교육으로 인성이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나아가 ‘18개월의 짧은 군 생활 중 하는 교육이 20여 년에 걸쳐 고착된 인성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이어졌다.

교육은 전체 프로그램 소개와 군 인성 이론교육 후 교육생 스스로가 교관이 돼 각자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우리는 자신의 별칭과 팀 이름을 정하고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나를 소개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나와 상대를 알아가며, 자신도 모르는 새 마음의 문을 열게끔 교육이 실시됐다. 어느덧 서로의 장점을 스스럼없이 칭찬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상대방에게서 크나큰 장점들이 보였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닌 듯했다.

프로그램을 마치며 군에서의 인성교육을 다시 생각해 봤다. 인성은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그 사람의 인생 방향과 도덕적 수준이 이에 의해 결정된다. 발달 단계에 맞는 인성교육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필수적이다. 최근엔 학교교육에서도 인성교육이 강조된다. 하지만 인성이 전 생애에 걸쳐 완성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군 역시 인성 형성에 주요한 곳임을 간과할 수 없다. 군은 학교교육을 마치고 사회로 나아가는 중간 단계이기도 하다. 군에서의 인성교육은 건전한 민주시민사회를 달성하는 초석이 된다.

“소(분)대장님이 어둡고 절망적이기만 하던 제 군 생활의 빛이 돼 주셨다.” ‘중대장 마음의 편지’를 받아 보면 훈련병들에게 분대장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분대장을 향한 인성교육의 효과는 내리사랑처럼 훈련병에게도 나타난다. 더욱이 계속 탄생할 수많은 야전부대의 군 인성지도사들은 이러한 교육 효과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사회로 나아가는 관문인 훈련소에서부터 나를 바르게 가꾸고, 전우와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보다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첫걸음이다. 정병 육성의 최전선에 있는 육군훈련소 중대장으로서 훈련병 한 명 한 명이 자유의지로 배우고 느끼며 변화할 수 있게 하고, 마음의 근력을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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