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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림팩 훈련 현장을 가다]‘최다 참가’ 박용규 준위·통역관 김여진 중위

입력 2024. 07. 17   16:53
업데이트 2024. 07. 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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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림팩 훈련 현장을 가다 ⑧ 피플 인 림팩<끝>

2024 환태평양(RIMPAC·RIM of the PACific·림팩) 훈련에서는 29개국, 2만5000여 명의 병력이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 해군과 해병대 840여 명의 장병도 포함돼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최초’ ‘최다’의 타이틀을 얻거나, 묵묵히 임무 수행을 하며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장병들이 있다. 현지에서 만난 이들을 ‘피플 인(in) 림팩’을 통해 소개한다. 하와이에서 글=조아미/사진=양동욱 기자

박용규 준위
박용규 준위


‘다섯 번째 림팩’ 한국 해군 역할 확대에 자부심
‘최다 참가’ 박용규 준위 

1998년 호위함 전남함 승조원으로 첫 참가
올해는 이지스 전투체계 사통보좌관 맡아
진주만 기지에 정박한 이지스구축함 보며
대한민국 해군 위상 높아진 것 몸소 느껴

림팩 훈련은 격년제로 진행돼 한 번 참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무려 5번째 림팩 훈련에 참가한 해군 간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DDG·7600톤급) 사통보좌관 박용규 준위다.

사통보좌관은 이지스 전투체계가 원활히 운용될 수 있도록 운용·정비·관리 등의 제반 업무를 담당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박 준위는 1994년 사통부사관으로 임관했고, 2018년 준사관으로 임관했다. 처음 림팩 훈련에 참가한 것은 부사관 임관 후 4년 뒤인 1998년 호위함(FF·1500톤급) 전남함 승조원으로서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임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에서 진행되는 연합훈련에 전남함이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당시 세계 해군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해군도 앞으로 호위함보다 더 뛰어난 전력, 한층 강화된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갖춰 환태평양 훈련에 참가할 날을 기대했다”고 전했다.

이어 12년이 흐른 2010년. 우리 군의 이지스구축함이 림팩 훈련에 처음 참가했다. 당시 율곡이이함에서 근무하던 박 준위는 림팩 훈련에 참가하는 세종대왕함에 편승해 세종대왕함의 전투체계종합능력평가(CSSQT)의 평가단 임무를 수행했다. CSSQT는 전투함의 정박·항해 훈련, 장비 운용·정비, 군수 분야 등을 종합 평가해 전투체계 성능과 승조원 함 운용능력을 검증하는 복합 평가다.

박 준위는 “우리 군의 이지스구축함이 늠름한 위용을 뽐내며 진주만 기지에 정박한 모습에서 세계 선진 해군과 발걸음을 나란히 할 만큼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2012년 율곡이이함 승조원으로, 2020년 서애류성룡함 승조원으로서 림팩 훈련에 참가했다.

올해 5번째 림팩에 참가한 박 준위는 “환태평양 훈련이 세계 속 우리 군의 위상을 나타내는 이정표처럼 느껴진다”며 “매번 환태평양 훈련에서 우리 군이 맡은 임무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확대된 직위로 세계 해군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 해군의 일원이라는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여진 중위
김여진 중위


‘통역은 자신감’ 답은 늘 현장에 있더군요 
통역관 김여진 중위 

2022년 임관, 특별한 경험 원해 통역장교 지원
대한민국 해군의 대변자 사명감으로 임무 수행
훈련 통해 소중한 지식·값진 경험 얻어
남은 기간 동안 노력과 역량 쏟아부을 것

림팩 훈련에서 굵직하고 무게감 있는 주요 지휘부 회의나 군 관련 주제에 대해 빠르고 또박또박하게 통역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여군이 이목을 모으고 있다. 바로 환태평양훈련전대 소속 통역관 김여진 중위다. 

김 중위는 이번 림팩 훈련 기간 통역 지원 및 외국군 업무 협조 연락, 영문자료 번역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2년 12월 1일 임관한 김 중위는 어릴 때 부모님의 직업 발령 때문에 2000년 멕시코로 이민 가 15년 동안 거주했다. 그곳에서 국제학교에 다니며 스페인어와 영어를 능통하게 배웠다. 이후 한국의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통역장교가 됐다.

“군사 통역이 대중에게 생소하잖아요. 저는 남들이 해보지 못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통역장교를 지원했습니다.”

김 중위는 육군이나 공군과 비교해 해군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 중 하나인 해외 훈련 기회가 많아 해군을 선택했다며 림팩에서 다국적군들과 교류 협력을 통해 우정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중위의 활약은 눈부셨다. 하와이 현지에서 취재 중이던 한국기자단은 김 중위의 빠르고 정확한 통역 실력에 감탄하며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통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기세’라고 생각해요. 단어 선택이나 표현을 고민하다가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그것이 태도와 단어 선택에도 반영되죠.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표현을 자신 있게 내뱉으면 상대도 제 말에 신뢰를 얻고, 이후 더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스스로가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가장 첫 번째 단계이자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김 중위는 림팩 훈련의 연합전력 상호운용성과 연합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주요 지휘부 회의와 브리핑에 함께 참석할 기회가 많다. 부담되는 부분도 적지 않았을 터. 그렇지만 답은 늘 그렇듯 ‘현장’에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에서 두 가지의 언어를 치열하게 사용하며 매일 통역하다 보니 훈련 초반에는 심적으로 지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내 노하우를 습득해 업무 속도를 단축했죠. 결국은 실무에 나와 직접 훈련·연습하거나 행사에 참여하며 몸으로 부딪쳐야 훨씬 빠르게 숙달할 수 있습니다.”

김 중위는 스페인어, 특히 수도인 멕시코시티 지역 특유의 억양까지 구사할 수 있다. 덕분에 멕시코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멕시코시티 출신 사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스페인 언어권 국가 사람들을 만났을 때 우호 관계를 더욱 쉽게 쌓고, 우리 해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잘 전달할 수 있었다”며 “같은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많은 외국군이 대한민국 해군을 친숙하게 여기는 데 도움을 준 것 같아 기쁘다”고 겸손해했다.

군 생활, 특히 림팩 훈련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김 중위. 그는 남은 림팩 훈련 기간 자신의 노력과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대한민국 해군의 의사를 전달하는 대변자이자 얼굴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림팩 훈련을 통해 습득한 소중한 지식과 값진 경험을 밑거름 삼아 환태평양훈련전대의 목표 달성에 이바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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