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 이범석 다시알기 - 왜 지금 철기 이범석 장군을 다시 논하는가?
굴곡진 근현대사 꺼지지 않는 우둥불
16세 시작한 항일무장투쟁부터
평생 굳건히 실천한 군인정신까지
철기의 삶에는 태산 같은 무게감이 있다
|
최근 들어 우리 군의 정통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북한의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국군의 뿌리를 굳건히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군의 정통성은 국군의 모든 활동에 권위를 부여하고, 소속원들에게는 자부심을 갖게 하면서, 국민들로부터는 무한한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하는 핵심이다.
근대 사회학의 권위자 독일의 막스 베버(Max Weber·1864~1920)는 국가나 조직의 정통성 확보 요건으로 전통적 권위(Traditional authority), 카리스마적 권위(Charismatic authority), 합리적?법적권위(Rational?Legal authority) 3가지를 제시하였다. 전통적 권위는 주로 인적 연계성으로부터 확보되는 권위를 의미하며, 카리스마는 뛰어난 업적을 통해 권위를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합리적?법적 권위란 제도적 측면에서 권위를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종합해서 우리의 경우에 대입해 본다면, 우리 국군은 일제강점기 국권 회복을 위한 독립군과 광복군, 그리고 광복 후 조선경비대와 대한민국 국군으로 이어지는 정신적, 인적, 제도적 역사 속에서 그 정통성의 권위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 역사를 ‘국군의 아버지’ 철기 이범석을 통해 선명하게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의 공감대를 얻고자 하는 것이 이 기획의 목적이다.
그의 삶은 국권상실시기의 항일독립투쟁과, 대한민국 새 나라 수립 시 남북대결로 요약되는 굴곡진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에서 국군이 수호해야 할 헌법이 말하는 핵심 가치와 정신을 위한 투쟁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 겨우 16세의 어린 나이에 중국 망명을 단행하여, 중국 4년제 운남군관학교 기병과 수석졸업 후, 만주 신흥무관학교 교관과 북로군정서 사관연성소 교수부장으로 험난한 항일무장투쟁의 역사를 시작하였다. 항일무장투쟁사에 빛나는 청산리 전역 시에는 북로군정서 연성대장으로 전투현장에서 종횡무진 일본군을 무찔렀던 ‘청년 영웅’이었고, 자유시 참변 와중에는 외로운 ‘민족주의 항일무장투쟁가’였으며, 광복군 창설 후에는 핵심 지도자의 하나로 미군과의 연합작전을 결성하여 국내진공을 준비한 ‘광복의 거목’이었다.
광복 후에는 민족청년단을 창단하여 수많은 새 나라 새 일꾼을 양성하였던 ‘선각자’였고,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오늘의 대한민국 군대를 만든 ‘국군의 아버지’였다. 군 정통성이 한 사람만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군의 태동기 전후 시기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가졌던 철기라는 위인의 정신적 자세와 역할, 그리고 업적은 현시점에서 이 문제에 관해 우리에게 태산과 같은 무게감으로 다가와 있다.
“국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가를 방위하고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의 통일에 이바지함을 그 이념으로 한다. 군인은 명예를 존중하고 투철한 충성심, 진정한 용기, 필승의 신념, 임전무퇴의 기상과 죽음을 무릅쓰고 책임을 완수하는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을 굳게 지녀야 한다. 이를 위해 군기를 엄정히 하고, 사기를 유지하며, 지휘관을 중심으로 굳게 단결하고, 교육훈련에 매진하여야 한다.” 이 문장은 현재 법에 명시돼 있는 ‘국군의 이념과 군인정신’이다. 국군의 이념과 군인정신은 창군기의 ‘국방부 장관 훈령 제1호’에서부터 연원되었다.
“본인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아울러 대통령령에 의하여 국방부 장관을 겸임하게 되었다. (중략) 1. 금일부터 아 육?해군(경비대를 의미) 각급 장병은 대한민국의 국방군으로 ‘편성’되는 명예를 획득하게 되었다. 이에 장병 제군은 오직 근면·진충·보국의 정신으로 (중략) 직책을 극진히 하고 군기를 엄수하며 친애·협동하는 국군의 미덕을 발휘하라. (이하 후략)”
문장 형식과 세부 조항들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되었지만, 근본적인 줄거리는 같다. 항일무장투쟁 30년의 카리스마 넘치는 권위를 가진 철기 이범석 장군은 바로 대한민국 국군의 이념과 군인정신을 성문화한 최초의 책임자였고, 그의 평생은 이를 실천하는 삶이었다.
|
국군의 군인정신에서 가장 크고 근본적인 가치는 ‘애국애족 정신’이다. 철기의 생애는 한마디로 애국애족의 삶이었다. 그의 회고록 ‘우둥불’ 서문을 보자.
“우둥불, 그 불길을 바라보며 때로는 어린 시절을 회상했고, 그리운 조국을 생각했다. 우둥불 앞에서 불꽃 사이로 어른거리는 회상 - 쓰러져간 전우들을 생각했다. 우리의 자유를 꿈처럼 그려 보기도 했다. 조국의 앞날을 환상으로 엮어도 보았다. 이글대는 불길 속에 내일의 승리를 다짐했다. 상념은 하염없이, 막연한 후세대의 생각도 해보았다. (이하 후략)”
또 우둥불 제1장에서는, 청산리 혈전에서 쓰러진 애국 청년동지들에게 그 책을 바치면서 조국이라는 개념을 말하였다.
“조국. 너무나 흔하게 쓰이는 말이고 또 생각 없이 불리며 일컬어지는 단어다. 그러나 조국이라는 이 두 글자처럼 온 인류 각 민족에게 제각기 강력한 작용과 위대한 영향을 끼쳐 주고 있는 것은 다시 없으리라 본다. 아니 그렇게 믿는다. 믿는 것이 옳은 내 견해고, 내 체험의 소산인 것이다. 도대체 조국이 무엇이기에 나는 예나 지금이나 그처럼 연연해하는 것인가. 한평생 나는 ‘그 때문에’ 살아왔다고 자부하여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하 후략)”
철기 이범석 장군만이 애국애족 정신으로 압축되는 군인정신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독립군-광복군-국군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국군의 정신사에서 국권피탈 시기와 광복 후 국가 건설 과정에서 보이는 철기의 일관된 군인정신은 독보적인 존재로서 그 가치가 있다.
그의 항일무장투쟁의 역사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산주의자와의 투쟁 역사 속에서, 우리는 이 혼란한 시국에서 국군의 정체성을 바로 인식하고, 무형전투력의 근간인 군인정신을 바로 세우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앞으로 6개월에 걸쳐, 그의 생애를 리더십과 애국애족 정신을 바탕으로 한 군인정신에 주안을 두고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