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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국제도서전…기다렸던 유토피아에 닿았다

입력 2024. 06. 25   17:17
업데이트 2024. 06. 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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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속 ‘후이늠’ 주제 
30일까지 강연·전시 프로그램 이어져
국내외 작가·연사 185명 직접 방문
신간 발표 도서·리커버 도서 소개도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 전경.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 전경.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 ‘2024 서울국제도서전’이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이 후원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로 66회를 맞이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총 19개국 452개(국내 330개사, 해외 122개사) 참가사가 전시, 부대행사, 강연 및 세미나, 현장 이벤트 등 450여 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도서전을 직접 방문하는 작가·연사는 국내 151명, 해외 34명에 달한다.

올해 주제는 『걸리버 여행기』 속 ‘후이늠(Houyhnhnm)’이다. 후이늠은 책 속에서 걸리버가 여행한 나라로 거짓말, 불신, 전쟁과 같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세상을 뜻한다.

축제에서는 후이늠을 주제로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탐구하고 통찰해 볼 수 있는 강연 및 전시 프로그램이 5일간 이어진다.

도서전 첫날인 26일에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1726)를 김연수 소설가의 입말로 다시 쓰고 강혜숙 작가의 그림을 더해 새롭게 출간한 도서전 주제 도서인 『걸리버 유람기』를 처음 내놓는다. 최남선 번역본 『걸리버 여행기』 중 미처 출간되지 못한 3·4부(후이늠 수록) 이야기를 포함해 제작 히스토리를 두 작가가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27일에는 『H마트에서 울다』의 저자 미셸 자우너(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리드보컬)가 참여하는 ‘기억으로 이어지는 레시피’ 강연이 진행된다. 또한 팔레스타인 분쟁 연구자 정환빈, 김민관 기자, 평화갈등연구소 정주진 소장이 ‘평화의 화살표는 어디로 향하는가’를 주제로 인간의 폭력성과 갈등을 살펴보고 평화의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갖는다.

29일엔 ‘사라져 가는 아름다움, 생태적 감수성’을 주제로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강연을 한다. 올해 ‘도서전의 얼굴’인 제돌이의 해방을 중심으로 동식물과 생태계가 ‘법적 권리주체’로서 인정받고 스스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인간의 인식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울러 2019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오만의 소설가 조카 알하르티와 소설가 은희경, 문학평론가 허희의 북토크가 예정돼 있다.

(왼쪽부터) 나태주 시인, 'H마트에서 울다'저자 미셸 자우너, 소설가 조카 알하르티, 최재천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왼쪽부터) 나태주 시인, 'H마트에서 울다'저자 미셸 자우너, 소설가 조카 알하르티, 최재천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1909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걸리버 유람기'.
1909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걸리버 유람기'.



도서전 주제 세미나에선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인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예술’ 강연에는 미디어아티스트 권병준과 사회학자이자 시인인 심보선이 예술의 가치에 관해 사유한다.

물리학자 김상욱과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세상을 뒤흔든 물리학의 세계: 『삼체』에 관하여’ 세미나에서 공상과학(SF) 소설 속 물리학과 상상력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제 전시 ‘후이늠’에서는 3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된 400권의 도서 큐레이션을 통해 저마다의 후이늠을 사유할 수 있는 여러 분야의 책을 선보인다. 전시공간에는 관람객이 생각하는 후이늠에 관해 질문을 던지고, 직접 글과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체험존도 설치될 예정이다.

올해도 도서전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신간 발표 도서 ‘여름, 첫 책’ 10종과 리커버 도서 ‘다시, 이 책’ 10종을 선보인다.

신간 발표 도서 ‘여름, 첫 책’에선 『365일, 최재천의 오늘』(최재천·이음), 『그린 레터』(황모과·다산북스), 『금빛 종소리_김하나의 자유롭고 쾌락적인 고전 읽기』(김하나·민음사 출판그룹), 『아무튼, SF게임』(김초엽·위고) 등 10종이 독자들을 만난다.

표지나 만듦새를 달리해 새로 태어난 10권의 리커버 도서 ‘다시, 이 책’으로는 『무의미의 축제』(밀란 쿤데라 지음·방미경 옮김·민음사 출판그룹),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존 브래드쇼 지음·오제은 옮김·학지사), 『생각하는 사람들』(정영선·산지니) 등이 소개된다.

이 밖에도 수많은 국내외 작가가 도서전을 찾아 독자들을 만난다. 소설가 강화길·김금희·백수린·앤드루 포터·정무늬, 시인 김현·나태주·안희연, 작가 금정연·김하나·요조·황모과, 그림책 작가 김지민·이수지·황선미, 전 축구선수 이동국, 코미디언 양세형 등 평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책과 저자뿐만 아니라 풍성한 문화 프로그램까지 즐길 수 있는 국제관도 독자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주빈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문학과 예술, 인문학을 포괄하는 세미나와 대담, 포럼을 개최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도서 전시, 전통문화 체험, 단편영화 상영, 공연 및 커피·초콜릿·대추야자 시식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옥한 문화예술을 가까이서 만나고 깊게 사유해 볼 수 있다.

또 올해 한국과 수교 50주년을 맞은 오만, 한국과 수교 65주년을 맞은 노르웨이가 도서전의 스포트라이트 컨트리로 참여한다.

오만관에서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작가 조카 알하르티를 비롯해 대표적인 오만 작가를 만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오만의 고대 필사본 전시 및 아랍어 캘리그래피 라이브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오만의 문화에 심취해 볼 수 있다.

노르웨이관에서는 한글로 번역된 노르웨이 문학을 원서와 함께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시를 연다. 『이토록 멋진 곤충』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등으로 국내에도 알려진 노르웨이 생물학자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작가도 내한해 도서전 현장에서 강연한다. 뜨개 워크숍과 노르웨이어 배우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주빈국인 ‘대만’도 국제관 참가사로 함께한다. 대만 부스에서는 48개의 대만 출판사에서 출품한 신간 및 수상도서 300여 권을 전시하고, 작가 사인회를 하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7일에는 도서전 참가사를 대상으로 대만의 최신 출판시장 동향 설명회를 하고 대만·한국 출판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트북과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출판사·서점을 별도로 만나 볼 수 있는 ‘책마을’ 전시공간이 꾸며진다. 올해 책마을에는 총 86개의 독립출판사가 참여한다. 국내 출판사 외에도 대만의 서점·독립출판사가 참가하며 지난해보다 큰 규모의 마켓이 열린다.

서울국제도서전의 전체 강연 및 기획 프로그램은 도서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시연 기자/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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