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한계는, 있다...단지 넘어서기 위해

입력 2024. 06. 23   16:21
업데이트 2024. 06. 2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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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특수전사령부 백호부대, 특수작전 & 대테러훈련 현장

폭염 잊은 뜨거운 열정으로
특수작전력 강화 실전적 훈련
전술 강하·테러범 진압 등 시범
레바논 등서 평화유지군 활약
13개국 외국군 대상 수탁 교육도

‘검은베레’로 대표되는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는 전략적 신속 대응 부대로, 전·평시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서 강인한 모습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군 내부에서도 특전사 부대에 가면 훈련이 힘든 만큼 강한 군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특전사 백호부대의 특수작전 및 대테러훈련을 가까이서 보고 직접 체험해봤다. 

 

특전사 장병들의 고공강하 시범 모습.
특전사 장병들의 고공강하 시범 모습.


폭염도 이겨낸 특전사의 훈련 열정

지난 20일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47국가대테러훈련장. 1년 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를 하루 앞두고 오전부터 뙤약볕이 훈련장 곳곳에 내려앉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실전은 이런 날씨에도 벌어질 수 있는 법. 특전사 장병들의 완벽한 훈련을 향한 열정이 초여름 폭염 못지않게 타올랐다.

막을 올린 백호부대의 특수작전 시범 첫 순서는 전술 강하. 뜨거운 태양과 마주할 듯 높은 창공을 가르며 나타난 블랙호크 헬기에서 장병들이 하늘로 몸을 던졌다. 끊임없는 반복 숙달 훈련으로 실전에서도 특수정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특전사 장병들은 어느새 낙하산을 펴고 안정적으로 지상 목표지점에 착지했다.

다음은 바닥에 엎드려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던 저격중대 장병들의 차례. 200m 떨어진 목표지점에 있는 표적을 개인정밀사격으로 완파했다. 이어 100m씩 거리를 늘려가면서 정확하게 명중하는 사격술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테러 상황을 진압하는 시범도 선보였다.

“지금부터 공격한다!” 무전기로 전달된 명령에 따라 문을 폭파한 장병들은 신속하게 진입하면서 테러범을 진압하고 순식간에 상황을 종료시켰다. 테러범이 납치한 버스를 무장차량과 항공기작전차량이 앞뒤에서 가로막고, 창문을 깨뜨린 장병들이 사다리를 타고 전광석화처럼 차량 내부로 뛰어드는 모습도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건물 꼭대기에서 내부로 진입하는 레펠강하 훈련. 기본자세의 후면 레펠과 벽면에 엎드린 자세로 붙어 내려오는 역하강 레펠, 아래쪽을 볼 수 있어 전방 감시에 유리한 전면 레펠까지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 백호부대원들은 마지막 전술레펠 훈련에서 실전처럼 유리창을 폭파하고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공적으로 작전을 해내는 모습에서 우리 군을 향한 신뢰를 넘어 경외심마저 들었다.

저격중대 저격수 사격 훈련 중 자세를 잡고 있는 장병들.
저격중대 저격수 사격 훈련 중 자세를 잡고 있는 장병들.


꾸준한 노력으로 성공적인 작전 성과 거둬

훈련장에서 사령부까지는 시누크 헬기를 타고 이동했다. 굉장한 프로펠러 바람과 기체 뒤쪽으로 나오는 뜨거운 열기에 제대로 눈을 뜨고 걷기가 힘들었다. 겨우 탑승한 헬기 안에서도 귀마개를 낀 채 기체의 진동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비행해야 했다. 그나마 비행시간이 짧은 것이 다행이었다.

헬기에서 내려 향한 곳은 특수전사령부. 곽종근(중장) 특전사령관과 참모진이 반갑게 맞이했다. 이어서 시청하게 된 특수전사령부 소개 영상에서는 부대의 유구한 역사와 그간의 활약상이 시선을 끌었다. 특전사 특유의 ‘안 되면 되게 하라, 불가능은 없다’는 강렬한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6·25전쟁 당시 유격군의 전통을 계승한 특전사는 1958년 1전투단으로 창설돼 1969년 정식으로 사령부가 출범했다. 특전사는 전시에 적진 깊숙이 침투해 각종 작전을 수행하는 전문부대로, 훈련 과정부터 남다르다. 공수기본훈련을 포함해 산악 극복, 해상침투 등 자연을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미연합훈련으로 전·평시 작전수행능력을 높이는 데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전사는 그동안 성공적인 작전 수행 역사도 다수 남겼다. 대표적으로 울진삼척지구·흑산도·강릉 등에서 총 12회의 대간첩작전을 수행했다. 또 1999년 동티모르를 시작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등 7개국에 파견돼 평화유지군으로 활약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국에서는 우리 장병들이 외국군을 대상으로 수탁 교육도 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행사에서 보여주는 특공무술·태권도 시범과 국가 주요 행사 경비작전 등으로 국민들에게 특전사의 우수함을 선보이고 신뢰받는 부대로 자리 잡고 있다.

곽 사령관은 “특수작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전같이 훈련하고,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어떻게 특작영역에 결합해 장병들에게 도움이 되게 할지 고민하면서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부대 전투력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급조폭발물(IED)로 차량을 폭파하는 모습.
급조폭발물(IED)로 차량을 폭파하는 모습.


‘윈드터널’ 체험…허리 통증에 장병 대단함 느껴 

다음은 이날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윈드터널 체험 순서. 윈드터널은 넓은 관 형태의 강하 훈련장으로, 아래에서 위로 상승 기류를 만들어 강하할 때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한다. 상부에 있는 4개의 모터가 돌아가면서 재순환형으로 바람이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와 순환하는 구조다. 직경 5m, 높이 최대 14m의 구조물 내부에는 실제 강하할 때 체감속도와 비슷한 최고 시속 250㎞의 바람이 분다.

특전사 장병들은 2016년 만들어진 이 훈련시설의 효과로 세계군인강하선수권대회(WMPC)에서 2년 연속 금메달을 따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또한 이곳에서 실전 같은 고공강하 훈련을 반복 숙달한 덕분에 실제 강하 훈련 시 ‘안전사고 제로’라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우선 특전사 장병들이 시범을 보였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공중에 떠오른 이들의 몸이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한 마리의 새처럼 보였다. 낙하산·항법장치 등 많은 장비를 착용하고 강하하는 무장강하와 2명이 함께 강하하는 2인 1조 탠덤강하 시범도 이어졌다. 4명이 35초 이내에 5가지 동작을 반복하면서 점수를 쌓아가는 4인조 상호활동에서는 기립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강하복을 입고 방풍안경·귀마개·헬멧까지 착용하니 긴장감이 배로 올랐다. 수신호의 의미와 올바른 자세 등 교육을 들었지만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어느새 순서가 다가오고, 교관 지시에 따라 고개를 위로 들고 팔도 위로 쭉 편 채 앞으로 쓰러지듯 훈련장 내부로 입장했다.

어느새 몸이 위로 들리는 느낌이 들더니 공중에 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눈앞의 풍경이 빙글빙글 돌아가더니 구조물 제일 윗부분에 닿을 듯 급격하게 상승했다가 다시 떨어지고를 반복했다. 마치 해리 포터처럼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랄까.

교관의 도움으로 훈련장을 빠져 나와 땅에 발이 닿으니 허리에 통증이 몰려왔다. 골반과 허리가 무게중심을 잡아야 해 상대적으로 많은 하중을 받고 있다가, 뒤늦게 인지하게 된 탓이다.

지켜본 이들의 잘했다는 칭찬에도 위아래로 정신없이 날아다닌 기억밖에 남지 않은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특전사 장병들의 훈련시설을 체험해본 경험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글=배지열/사진=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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