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오만촉광의 다이아몬드를 어깨에 달고 설레는 마음으로 임관했는데, 어느새 중위가 됐다. 비록 타인의 눈에는 2개의 작은 다이아몬드겠지만, 내게는 결코 작게 느껴지지 않는다. 소중한 소대원들과 함께 이뤄 낸 것이기에 뿌듯함과 기쁨이 배로 다가온 게 아닐까. 남몰래 좌절하며 우는 시간도, 부족함을 탓하며 자신감을 잃었던 시간도 있었다.
초급장교 지휘참모과정 수료가 얼마 남지 않았을 당시 야전에서 자신감 있고 실패하지 않는 멋진 장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목표가 주는 강박감이 오히려 나를 갉아먹었고 자신감을 떨어트렸다. 그때는 실수나 실패에서 얻는 교훈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오로지 나만의 원칙과 이상대로 소대원들을 대했다. 때로는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달성하는 데 급급하기도 했다.
이런 생각들은 지난해 호국훈련 후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새벽까지 지속되는 훈련 때 중대장님은 본인보다 예하 간부·중대원들을 우선하며 전술적이고 안전하게 통제하는 등 진심을 다했다. 가령 전술행군 중 낙오자가 발생했을 때 중대장님은 2개의 군장을 들기도 했고, 중대원들을 응원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이에 우리 중대원들도 감화돼 그 어느 때보다 단결된 모습을 보여 줬다.
이 일로 소대장의 태도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소대장은 혼자만의 열정과 이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부하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소통해야 하며, 소대원들이 나를 믿고 의지하는 순간 전투력이 오롯이 발휘되고 극한의 상황도 이겨 낼 수 있음을 알았다. 이후 매일 상향식 일일결산을 하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등 소대원들과 한층 돈독한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 이렇게 형성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임무를 달성해 유공 표창을 받는 등 훈련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자그마한 성취감과 지휘자로서의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해 준 소중한 기회였다.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움의 시간을 갖는 것은 신임 장교의 특혜다!”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 준 중대장님의 말씀이다. 혹자는 숨만 쉬면 중위로 진급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값진 다이아몬드를 거머쥘 수 있다. 나의 발전은 곧 내가 속한 조직의 발전이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깊게 생각하고 넓게 이해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그로부터 배움을 얻고, 부하들과 소통하는 리더가 되겠노라고 다짐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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