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영의 전역준비본부 - 22. 창업을 고려 중인 B 중위
학벌에 밀리고 전투병과 출신 B중위
중소기업 취업보다 창업 우선 고려
여러 번 도전할 수 있게 기회 축적해야
정기적 시장조사… 소비자·경쟁자 파악
경험 쌓기 어렵다면 전문가 도움 필수
군 출신 인플루언서 전성시대입니다. 유튜브 또는 인스타그램을 보면 군 출신 인플루언서가 흥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전역 후 창업해 큰 수익을 내고 있어 많은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일부 장병은 성공한 군 출신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창업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상명하복 계급사회의 군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창업하는 것도 매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취업 방향을 주로 코칭하고 있지만, 최근 B 중위와 같이 창업을 고민하는 내담자분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B 중위의 고민
유튜브에 출연하는 군 출신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전역 후 창업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깁니다.
학벌이 좋은 것도 아니고, 전투병과 출신이라 이 경력으로 대기업 취업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보다 차라리 전역 후 바로 창업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래서 유명한 분들의 창업 강의를 본격적으로 수강해 보려 합니다.
코칭 솔루션
많은 분이 일부 군 출신 인플루언서처럼 전역 후 처음 시작한 창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 후 성공하는 데는 시장 상황이나 트렌드를 비롯한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자신만 열심히 준비한다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기엔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창업 여부를 확답해 주기보다 그들이 리스크를 낮춰 안전하게 창업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 봤습니다.
필자의 의견은 ‘창업하기 전 유사업종에 취업해 경험을 쌓은 후 창업하자’는 쪽입니다. 많은 창업 전문가도 안전하게 창업할 것을 제안하는데,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함께 고민해 볼까요?
1. 여러 번 다시 도전할 기회 만들어야
2023년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조사 결과 우리나라 은퇴자 10명 중 3명은 창업을 선택하는데, 여기서 전체 3분의 2는 성과 없이 폐업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평균 창업 준비기간은 9개월입니다. 선진국의 평균 준비기간 2년에 비해 매우 짧은 편입니다. 주요 실패 원인은 경험 부족(46.7%), 자기자본 취약(16.7%), 무리한 투자(13.3%) 등 순입니다.
창업에 성공하는 평균 확률이 낮다면 한 번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창업에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도전하려면 충분한 경험과 자본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창업에 대해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당신이 감수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창업은 항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퇴직자들이 프랜차이즈 치킨집 또는 편의점 창업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에는 카페 창업도 활발합니다. 그런데 요즘 카페 폐업률은 과거 치킨집보다 14%포인트가량 높다고 합니다. 프랜차이즈 체인점을 열게 되면 노하우와 인지도 면에선 장점이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곳도 적지 않습니다. 한 번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창업은 개인의 노력 외에 시장 상황 등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많은 창업비용을 투입해 그 이상의 비용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가계가 휘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창업에 여러 번 도전할 수 있도록 투자금 등 리스크 관리가 중요합니다.
2. 운영 노하우와 경험 축적해야
해당 분야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며 배워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세광그린푸드 창업주가 좋은 예입니다. 세광그린푸드는 이자카야 ‘하시’를 시작으로 교대이층집, 교대갈비집, 교대평상집, 서리풀식당, 교대골목집, 세광양대창, 오목집, 산청숯불가든 등 유명 프랜차이즈들을 성공시켰습니다. 창업주는 어떻게 시작했을까요? 그는 어느 종류의 음식점을 열더라도 먼저 전국에 있는 관련 분야 유명 음식점을 찾아가 직접 일하며 배우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 유명 음식점의 강점을 배우고 익혀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녹여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교대이층집’입니다. 창업주는 원래 서울 강남에서 이자카야 선술집을 운영하다가 고깃집으로 업종을 변경하려 했습니다. 그 당시 창업주는 전국의 유명한 고깃집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는 이 고깃집이 왜 인기가 많은지 분석했습니다. 현장에서 유명 고깃집의 운영방식과 비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 다음 자신이 운영하는 고깃집 철학과 배워 온 맛집들의 노하우·장점을 가미해 교대이층집을 창업했습니다.
고깃집은 무조건 1층 핵심 상권에 있어야 한다는 데서 탈피해 2층 상점을 임차해 비용을 낮추고 고기 품질 등 음식에 더 투자했습니다. 고기 화로 밑으로 환기구를 설치해 손님들이 서로 얼굴을 보며 식사할 수 있게 한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창업주가 업종 변경에 앞서 이런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하지 않았더라면 여러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지 않고 업종 변경한 고깃집 한 곳만을 운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더본코리아 대표이자 방송인인 백종원 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요식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장교로 복무한 그는 전역 후 요식업을 시작했다가 목조주택 사업을 했습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영향으로 사업이 망해 빚더미에 앉았죠. 좌절을 극복하고 다시 요식업에 집중해 여러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즉 백 대표도 창업 후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현재의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첫 창업이 잘되면 좋겠지만, 한 번의 창업으로 단번에 성공하겠다는 것은 확률상 쉬운 일이 아닙니다.
3.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자산 투자를 하다 보면 ‘투자자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따라서 자산 투자 후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조언을 많이 듣습니다. 창업 전문가들도 같은 맥락에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 나가는 능력을 강조합니다. 정기적으로 시장조사를 해 소비자와 경쟁자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소비자의 기호는 변화하므로 이러한 변화를 잘 파악해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투자 전문가들은 연초마다 자산 유형별로 당해 연도 전망을 합니다. 이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기준으로 전망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의견이 틀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창업 후 시장조사를 통해 예측하고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경험을 쌓고 배워야 알 수 있는 영역입니다. 수년간 군에서 복무하다가 창업했을 때 갑자기 시장을 바라보는 능력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필자는 이런 세 가지 의견을 근거로 ‘창업하기 전 유사업종에 취업해 경험을 쌓은 후 창업하자’고 제안합니다. 관심 있는 창업 분야의 유명한 가게를 찾아가 종업원으로 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종업원으로 근무하면서 사장의 시각으로 수많은 이슈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간접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면서 오히려 좋은 스승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경험을 쌓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B 중위처럼 전문가 강의를 듣는 것 역시 좋은 준비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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