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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본부 ‘용산시대’ 막 내리다

입력 2024. 06. 13   16:34
업데이트 2024. 06. 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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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in 국방일보1989년 6월 15일 자

1989년 6월 15일자 1면.
1989년 6월 15일자 1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 용산(龍山)은 푸른 남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매력을 지닌 지역입니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대통령실을 비롯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전쟁기념관 등 국가 안보와 밀접한 주요 기관들이 있는 ‘국방의 성지’이기도 한데요. 

국방부 일대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진 꽤 많은 변화를 거쳤습니다. 그중 35년 전 발표한 육·해·공 3군 본부 이전 계획은 거시적 안목이 돋보인 탁월한 결정으로 지금까지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1989년 6월 15일 자 국방일보 전신인 전우신문은 1면에서 ‘육본 용산시대 마감’이라는 제목 아래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기사를 살펴보면 “육군본부는 15일 서울 도심에 있는 육·해·공 3군 본부의 이전 계획에 따라 이달 중부권인 대전 부근의 신지역 신축 건물로 육본의 본격적인 이전 작업에 나서 하반기 중 이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 용산에 있는 육군본부를 비롯해 대방동에 위치한 해·공군 본부를 대전 인근으로 순차적으로 이동한다는 것인데요.

그러면서 이 계획에 대해 “전·후방의 지리적 중심부인 동시에 유사시 군지휘본부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 국토를 동시에 전장화하려는 적의 기도에 신속히 대비할 수 있는 전략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전 보고행사에 참가한 이종구 당시 육참총장의 인사말에서는 정예 국군으로 거듭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이 총장은 “육군이 지휘본부를 대전 지역으로 이전하게 된 것은 육군사 발전에 큰 획을 긋는 새로운 지평의 개막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자주국방태세를 더욱 견고히 하고 2000년대 미래 전략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35년이 지난 현재, 당시 육본 이전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육본이 떠난 자리에는 대한민국 전쟁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쟁기념관이 들어섰습니다.

전쟁기념관은 시민은 물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도심 속 호국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죠. 아마 30여 년 전 육본 이전과 전쟁기념관 건립이라는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면 서울 도심 한복판에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을 이해하고 전쟁의 교훈을 전하는 공간을 마련하기가 녹록지 않았을 것입니다. 6·25전쟁 발발 74주년을 앞두고 미래를 내다본 그때의 지혜로운 결정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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