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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에 아기 만나는 청룡부대 7인 ‘청룡은 내 운명’

입력 2024. 06. 11   17:24
업데이트 2024. 06. 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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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축복’

박주호 대위·이상훈 대위·김세헌 대위·조영욱 대위·김동욱 대위·오민석 대위·고광표 소령 그 주인공
“가정에 충실한 문화 부대 전체에 깔려있어, 출산 준비 과정 배려 부대원들에게 늘 감사”

 

첫째 지호를 안은 김동욱 대위와 8월 말 태어날 둘째 ‘이브(태명)’의 초음파 사진을 들고 있는 아내 전미나 씨. 본인 제공
첫째 지호를 안은 김동욱 대위와 8월 말 태어날 둘째 ‘이브(태명)’의 초음파 사진을 들고 있는 아내 전미나 씨. 본인 제공

 

박주호 대위와 아내 윤모란 씨가 8월 초 태어날 ‘띠용(태명)’이의 초음파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본인 제공
박주호 대위와 아내 윤모란 씨가 8월 초 태어날 ‘띠용(태명)’이의 초음파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본인 제공



개인의 행복도 모이면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다. 한 군인의 출산이 ‘뉴스거리’가 되긴 어렵지만, 한 부대에서 아이 7명이 태어난 것은 저출산 시대 상황을 고려할 때 조명할 만하다. 그 부대 명칭이 청룡이고, 2024년이 청룡의 해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 국방일보 공식 SNS 계정으로 한 통의 메시지가 왔다. 본인을 ‘공군11전투비행단 102전투비행대대 장교의 아내이자 7개월 차 임산부’라고 소개한 발신자는 ‘신기하고 사회적으로 크게 축복받을 일을 소개한다’고 운을 뗐다. ‘102대대가 청룡부대인데, 올해 부대에 청룡띠 아이 7명이 태어난다’는 소식이었다.

올해 공군11전투비행단 청룡부대에 일곱 명의 새 생명이 찾아왔다. F-15K 전투기로 밥 먹듯이 하늘을 나는 ‘비행 숙련자’지만, 육아는 아직 서툰 ‘초보 아빠’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이의 태명은 ‘띠용’이에요. 거꾸로 하면 용띠. 작년 여름쯤 2세를 계획하다가 ‘청룡이 상징인 102대대에서 청룡 아기를 낳으면 의미가 있겠다’고 농담 삼아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띠용이 생기고 주위에서 하나둘 기쁜 소식이 들려오니 이제는 운명처럼 느껴져요.”

오는 8월 초 첫 아이를 만나는 제보자 윤모란 씨와 남편 박주호 대위는 “올해 청룡부대가 청룡의 기운을 받은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 부부의 말에는 나름의 까닭이 있다. 그간 청룡부대에 태어난 아이는 1년에 한두 명 정도였는데 올해는 유난히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타당한 이유를 박 대위가 설명해 줬다.

그는 “대대 선배들 모습을 보며 느낀 점이 많다. 영공 방위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부대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육아에 많은 부분을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기에 우리도 아이를 가지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며 “무엇보다 임무 시간 외에는 가정에 충실히 하라고 독려하는 문화가 부대 전체에 깔려 있기에 사실 언제 다산(多産)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박 대위 말처럼 청룡대대는 ‘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실제 작전도 빈번히 일어나는 전투비행부대지만, 부대원의 육아 및 출산 준비 관련 일정은 최대한 배려해 주고 있다.

관련 사례를 10월 중순 태어날 ‘까꿍이(태명)’의 아빠 이상훈 대위와 ‘꿀용이(태명)’ 아빠 김세헌 대위가 들려줬다.

이 대위는 “태아 진료나 아내가 병원에 갈 일이 있을 때면 같이 가요. 오히려 대대장님이나 대대원이 관심을 가지고 나서서 근무까지 조정해 주면서 함께 가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김 대위는 “아내가 산부인과에 갈 때마다 부대에서 동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고 거들었다.

‘배 속에 있을 때가 편하다’는 어른들 말처럼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에 쏟는 시간과 힘이 더 늘어난다. 예비 아빠들이 아이를 만나는 기대만큼 걱정도 덩달아 커지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청룡의 해에 둘째를 낳으며 요즘 시대(?) ‘다둥이 아빠’가 된 선배 아빠들은 ‘걱정하지 마라’고 입을 모았다.

4월 8일 둘째 아들 재백을 출산한 조영욱 대위는 부대원의 배려로 출산휴가를 통해 아내의 곁을 지킬 수 있었다. 11월에 둘째 출산 예정인 고광표 소령은 “부대 특성상 작전이 많아 힘든 와중에도 작전여건이 보장되는 선에서 육아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준다”고 전했다. 8월 태어날 ‘이브(태명)’ 아빠 김동욱 대위는 “첫째를 키우면서도 든든하게 대대를 지켜주는 부대원들 덕에 퇴근하면 일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어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일곱 명의 아빠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클 수 있도록 가장 높은 곳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공통된 다짐을 했다. 8월 말 ‘손콩떡(태명)’의 아빠가 될 오민석 대위는 “뜻깊은 해에 아들이 태어나게 돼 감사한 마음이고 또래 친구들도 많이 생긴 것 같아 벌써 든든하다”며 “태어날 아이들이 더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제보자 윤모란 씨와 박주호 대위는 태어날 아이에게 짧은 편지를 남겼다.

“우리 곁에 날아온 띠용이에게. 띠용아. 엄마, 아빠가 띠용이 덕분에 이렇게 신문에도 나오네. 띠용이가 엄마, 아빠에게 주는 선물 같아. 무럭무럭 엄마 품속에서 자라서 건강하게 우리 곁에 ‘띠용’ 하고 나와줘. 그동안 아빠는 하늘에서 띠용이를 포함한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청룡처럼 날아다니고 있을게. 띠용아! 사랑해!”

우리 곁에는 간혹 이처럼 작은 축복들이 피어나고 있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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