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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해체는 북 이롭게 해…임무 계속 수행해야”

입력 2024. 06. 11   17:02
업데이트 2024. 06. 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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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학술회의

해체 가정 북 군사도발 땐 대화 창구 사라져 위기관리능력 저하

다국적 협의체 발전시켜 대한민국 위상 높이고 외교적 공간 넓혀줘야
글로벌 안보 위기 심화…국가안보 수호·강화 위해 논의해야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 한국자유총연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자유센터 미래홀에서 공동 주최한 안보학술회의에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KIMA 제공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 한국자유총연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자유센터 미래홀에서 공동 주최한 안보학술회의에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KIMA 제공

 


안광찬(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장) 한·유엔군사령부친선협회 회장이 일부에서 제기하는 유엔사 해체 주장에 대해 김정은의 큰 고민을 해소해주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전쟁 도발을 한층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자유센터 미래홀에서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의 한반도 안보: 신냉전 질서 속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고찰’을 주제로 열린 안보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미국과 우방국의 전시 지원”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회장은 유엔사가 해체된다는 가정 아래 북한군이 군사도발을 한다면 “유엔사에 의한 북한과의 군사대화 창구가 없어지게 돼 군사위기관리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며 “특히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유엔회원국들의 전력제공자(Force Provider) 기능이 없어 유엔군이라는 국제적 다국적군의 참전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상황에서 보듯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유엔사를 창설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유엔사는 평시 정전협정을 관리해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 한반도에 다국적 전력을 제공함으로써 전쟁지속능력을 제공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일본에 7개 기지의 유엔사 후방 기지가 존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7개 기지에는 유사시에 대비해 유엔군의 육·해·공군 전력과 장비, 물자가 비축돼 있다.

안 회장은 유엔사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래 역할과 발전 과제도 제언했다.

먼저 안 회장은 “유엔사는 앞으로도 정전체제 유지와 유사시 전력 제공이라는 기본임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며 “남·북한 우발적 군사적 충돌 방지와 유사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다국적 전력제공체계를 확고하게 정립해 ‘한미동맹의 포괄적 가치 동맹으로 발전의 기반’을 제공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행, 통일 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안정적 한반도 안보상황 유지’와 함께 유사시 제3국의 개입을 억제·관리하는 기능을 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군사 위주의 협의체를 외교·국방 차원의 다국적 협의체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한국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외교적 공간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 한국자유총연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개회식, 기조연설, 1·2세션, 질의 및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김태우 KIMA 핵안보실장이 좌장을 맡은 1세션에서는 김열수 KIMA 안보전략실장이 ‘글로벌 위기와 한국 안보: 한미동맹과 안보플랫폼 확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열수 실장은 러시아와 우크라니아 전쟁,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동중국해 위기 등 글로벌 위기 상황이 한국 안보에 주는 교훈을 설명한 뒤 한미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NATO·유엔사 회원국과의 관계 강화, 오커스 필러(AUKUS Pillar)2 가입 등 안보플랫폼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은 2세션에서는 손도심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연구본부장이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한·미·일 안보공조’를 발제했다.

손 연구본부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탄생 배경으로 중국의 부상,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인·태지역에서 쿼드와 일대일로 충돌 등을 언급하면서 인도·태평양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미동맹 강화 차원에서 오커스 군사동맹과 쿼드 플러스(Quad +),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함으로써 한미는 물론 한·미·일 안보공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는 장광현 예비역 육군소장, 김수완 한국외대 교수, 송유창(예비역 육군준장)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수석부원장, 김준섭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본부장이 나서 각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형철 KIMA 원장은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적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중국해 위기, 그리고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중첩적 안보 위기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국가안보를 지키고 더욱 강화할 수 있을지 논하기 위해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개최 배경을 전했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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