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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특허 등록을 마무리하며

입력 2024. 06. 09   15:42
업데이트 2024. 06. 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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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열 군무사무관 육군5군수지원사령부 53군지단
고승열 군무사무관 육군5군수지원사령부 53군지단



최근 육군분석평가단으로부터 ‘장갑형 권총 탄피받이’의 특허 등록 통보를 받았다. 이로써 다섯 장의 특허증을 손에 쥐게 됐다.

권총 사격장 정비지원 도중 분실된 탄피를 찾아 헤매며 권총 탄피받이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 계기였다. 탄피받이를 총몸에 부착하는 형태로 버전 1과 2를 개발했다. 그 후 탄피 회수 주머니를 사수가 착용한 장갑의 손 등에 탈부착하는 웨어러블 형태의 버전 3을 개발해 특허 출원을 신청했다. 소요 발굴부터 등록까지 6년이 걸렸다. 긴 기다림과 공들인 노력만큼이나 등록 소식은 큰 기쁨과 짜릿한 쾌감으로 다가왔다. 이 맛에 발명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직무와 관련된 발명을 특허와 연관 짓게 된 계기는 특허청 지식연수원에서 ‘국방 지식재산 실무 맞춤형 교육’을 받고 군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였다. 교육을 다녀온 후 정비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발명품의 특허 신청이 가능한지 검토해 출원 신청을 했다. 그 후 업무 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발명과 연관 지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특허 소요를 꾸준히 발굴했다.

처음 등록한 특허는 ‘복합형 크레모아 격발기’였다. 격발기와 검전기의 기능을 통합하고 스위치를 통해 두 가지 기능을 선택, 사용함으로써 기능 검사 간 효율성과 검전기의 분실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는 ‘마일즈 장비 검사 시 폭발효과묘사탄을 대신하는 테스터기’다. 기존에는 화약이 잔존해 있는 묘사탄으로 장비를 테스트해야 해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장비 이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LED 전구를 부착한 테스터기를 개발, 정비원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세 번째 특허는 ‘유탄발사기용 영점 조준 장치’에 관한 것이었다. 기존 장치는 표적기에 하향 조준해 호형 가늠자만 영점 획득이 가능했다. 발명품은 총구에 레이저 발사기를 장착해 상향 조준하도록 함으로써 사다리형 가늠자까지 영점 획득이 가능하게 했다.

네 번째는 ‘소음소염기의 내부에 장착하는 공포탄 어댑터’다. 소음기를 장착한 소총으로도 공포탄 사격 시 재장전과 소음저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실전과 같은 훈련이 가능해졌다.

지금도 몇 개의 발명에 대해 디자인권 출원을 준비 중이다. 처음 시도해 보는 분야라 명세서와 도면 작성에 어려움이 있다. 또 얼마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몇 번의 수정을 거쳐야 할지 가늠이 안 돼 부담도 있다. 하지만 ‘뜻하는 바가 있으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듯 열심히 연구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금 내가 하는 직무 발명이 세상을 바꿀 위대한 발명은 아니지만 우리 군의 지식재산으로 축적돼 언젠가 K방산의 밑거름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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