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모발 기부 5인방
안효림 상사, 이수정·김대원 대위, 박현진·진한별 중사
17년 동안 네 번의 기부… 4년간 길러온 머리카락 싹둑…
“작은 나눔이 위로가 돼 아이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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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군대’라는 자긍심과 ‘소아암 환우를 돕겠다’는 사명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 기부한 해군 장병 5명의 사연이 화제다. 17년 전 다짐을 지키기 위해, 고속정장으로 바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임관 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각자 사연은 다르지만, 국민에게 기쁨과 희망을 전달하고자 했다는 공통점이 이들에겐 있다.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해군2함대 지휘통신대대 안효림 상사. 안 상사는 지난 14일 머리카락 나눔활동을 하는 사회공헌단체 ‘어머나(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에 자신의 모발 50㎝를 전달했다.
안 상사의 모발 기부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그가 처음 모발 기증을 결심한 것은 17년 전인 2007년 가을이었다. 당시 부사관후보생 216기로 입영해 군사훈련을 받던 안 상사는 외박 중 백혈병 투병 중이던 조카를 병문안했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어린 조카를 보며 모발 기부를 결심했다.
17년간 이어온 모발 기부는 쉽지 않았다. 모발 상태를 건강히 유지하기 위해 염색이나 파마를 하지 않고, 긴 머리카락을 꾸준히 관리해야 했다. 2007년, 2014년, 2017년 모발 기증을 한 그는 이번에 네 번째 기부를 위해 또다시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그동안 안 상사가 전달한 모발의 총길이는 어린이 한 명의 키만 한 140㎝에 달한다.
안 상사는 “모발 기부는 작은 나눔이지만 소아암·백혈병 환자와 가족에게는 큰 기쁨과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해군 일원으로서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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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진해기지사령부 이수정 대위는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3년간 소중히 길러온 모발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참수리 고속정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는 2021년에도 모발 기부를 했다.
이 대위는 긴급 출항이 잦은 어려운 함정 근무 환경 속에서도 기부를 위해 머리카락을 소중히 길러왔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 긴 머리를 관리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아이들에게 희망을 나눠 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각별히 신경 써 모발을 관리해왔다.
이 대위의 남다른 봉사 정신은 아버지 이시현 부산강서소방서장의 영향이 컸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소방관 아버지를 본받아 자신도 군인이 됐다.
이 대위는 “저의 작은 나눔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돼 건강했던 원래 모습으로 하루빨리 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군대로서 이웃들의 아픔을 보듬고,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랑을 지속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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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작전사령부 해양정보단 김대원 대위도 소아암 환우를 위해 지난 4년간 길러온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고등학생 때 처음 모발 기부를 접한 김 대위는 2020년 해군사관후보생(OCS) 128기로 입대하며 ‘소아암 환우에게 작은 희망을 주겠다’고 결심했다. 짧게 자른 자신의 머리를 보며, 자신의 기부로 어린이들에게 완치를 향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대위는 임관하며 ‘전역하는 순간까지 규칙적인 생활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길러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헤어드라이어 사용을 피하고, 모발에 좋은 검은콩 음료를 계속 섭취하는 등 뿌리부터 건강한 머리카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김 대위는 최근 모발 30㎝를 어머나 운동본부에 기증하며 4년 전 자신과의 약속을 마침내 지켰다.
아름다운 기증을 실천한 김 대위는 “해군 장교로서 지난 4년은 나에게 자기관리와 절제라는 교훈을 줬다”며 “4년을 함께한 소중한 머리카락이 도움이 절실한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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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박현진·진한별 중사는 최근 어머나 운동본부에 모발 27㎝, 30㎝를 각각 기부했다.
두 사람은 이웃사랑을 실천한 주변 동료들의 사례를 보며 머리카락을 기르기로 결심, 지난 3년간 꾸준히 모발을 관리해왔다. 모발 기부를 위해 염색·파마 등을 일절 하지 않았다.
박 중사는 “기부를 위해 긴 머리를 관리하며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자그마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했다”며 “많은 동료가 기부에 동참해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원준 기자/사진=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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