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단발로 잘랐다…사랑이 자랐다

입력 2024. 05. 16   16:37
업데이트 2024. 05. 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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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모발 기부 5인방

안효림 상사, 이수정·김대원 대위, 박현진·진한별 중사
17년 동안 네 번의 기부… 4년간 길러온 머리카락 싹둑…
“작은 나눔이 위로가 돼 아이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해군2함대 지휘통신대대 안효림 상사.
해군2함대 지휘통신대대 안효림 상사.

 

‘국민의 군대’라는 자긍심과 ‘소아암 환우를 돕겠다’는 사명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 기부한 해군 장병 5명의 사연이 화제다. 17년 전 다짐을 지키기 위해, 고속정장으로 바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임관 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각자 사연은 다르지만, 국민에게 기쁨과 희망을 전달하고자 했다는 공통점이 이들에겐 있다.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해군2함대 지휘통신대대 안효림 상사. 안 상사는 지난 14일 머리카락 나눔활동을 하는 사회공헌단체 ‘어머나(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에 자신의 모발 50㎝를 전달했다.

안 상사의 모발 기부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그가 처음 모발 기증을 결심한 것은 17년 전인 2007년 가을이었다. 당시 부사관후보생 216기로 입영해 군사훈련을 받던 안 상사는 외박 중 백혈병 투병 중이던 조카를 병문안했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어린 조카를 보며 모발 기부를 결심했다.

17년간 이어온 모발 기부는 쉽지 않았다. 모발 상태를 건강히 유지하기 위해 염색이나 파마를 하지 않고, 긴 머리카락을 꾸준히 관리해야 했다. 2007년, 2014년, 2017년 모발 기증을 한 그는 이번에 네 번째 기부를 위해 또다시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그동안 안 상사가 전달한 모발의 총길이는 어린이 한 명의 키만 한 140㎝에 달한다.

안 상사는 “모발 기부는 작은 나눔이지만 소아암·백혈병 환자와 가족에게는 큰 기쁨과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해군 일원으로서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해군진해기지사령부 참수리 고속정장 이수정 대위.
해군진해기지사령부 참수리 고속정장 이수정 대위.

 

해군진해기지사령부 이수정 대위는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3년간 소중히 길러온 모발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참수리 고속정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는 2021년에도 모발 기부를 했다.

이 대위는 긴급 출항이 잦은 어려운 함정 근무 환경 속에서도 기부를 위해 머리카락을 소중히 길러왔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 긴 머리를 관리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아이들에게 희망을 나눠 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각별히 신경 써 모발을 관리해왔다.

이 대위의 남다른 봉사 정신은 아버지 이시현 부산강서소방서장의 영향이 컸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소방관 아버지를 본받아 자신도 군인이 됐다.

이 대위는 “저의 작은 나눔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돼 건강했던 원래 모습으로 하루빨리 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군대로서 이웃들의 아픔을 보듬고,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랑을 지속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정보단 김대원 대위.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정보단 김대원 대위.

 

해군작전사령부 해양정보단 김대원 대위도 소아암 환우를 위해 지난 4년간 길러온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고등학생 때 처음 모발 기부를 접한 김 대위는 2020년 해군사관후보생(OCS) 128기로 입대하며 ‘소아암 환우에게 작은 희망을 주겠다’고 결심했다. 짧게 자른 자신의 머리를 보며, 자신의 기부로 어린이들에게 완치를 향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대위는 임관하며 ‘전역하는 순간까지 규칙적인 생활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길러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헤어드라이어 사용을 피하고, 모발에 좋은 검은콩 음료를 계속 섭취하는 등 뿌리부터 건강한 머리카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김 대위는 최근 모발 30㎝를 어머나 운동본부에 기증하며 4년 전 자신과의 약속을 마침내 지켰다.

아름다운 기증을 실천한 김 대위는 “해군 장교로서 지난 4년은 나에게 자기관리와 절제라는 교훈을 줬다”며 “4년을 함께한 소중한 머리카락이 도움이 절실한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박현진(오른쪽), 진한별 중사.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박현진(오른쪽), 진한별 중사.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박현진·진한별 중사는 최근 어머나 운동본부에 모발 27㎝, 30㎝를 각각 기부했다. 

두 사람은 이웃사랑을 실천한 주변 동료들의 사례를 보며 머리카락을 기르기로 결심, 지난 3년간 꾸준히 모발을 관리해왔다. 모발 기부를 위해 염색·파마 등을 일절 하지 않았다.

박 중사는 “기부를 위해 긴 머리를 관리하며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자그마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했다”며 “많은 동료가 기부에 동참해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원준 기자/사진=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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