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정예 강군,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입력 2024. 05. 03   15:01
업데이트 2024. 05. 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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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대위 육군3군단 703특공연대
박형준 대위 육군3군단 703특공연대



사서오경에 속하는 경전 중 하나인 『중용(中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배우지 않을지언정, 일단 배우기 시작했다면 능하게 되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을지언정, 일단 생각하기 시작했다면 확연한 해답을 얻을 때까지는 그만두지 않는다.” 

기원전 5세기의 옛글이지만 오늘날까지 ‘일단 시작하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노력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중용의 메시지를 군 생활 동안 실천하고자 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군인의 교과서인 ‘군사교리’와 전투력 창출의 핵심 요소인 ‘교육훈련’에 관해 깊이 고민하며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게 아닌 새로운 문제를 떠올리고 해결하고자 파헤치고 있다.

더불어 그 내용을 교육사령부 ‘전투발전 제안’에 5년간 약 35건을 응모한 결과 ‘은상 1건’ ‘노력상 14건’에 채택됐고, KFN TV ‘병영의 달인’에 ‘전투교리의 달인’으로 소개되는 영광도 얻게 됐다.

오늘은 필자가 가진 군사교리·교육훈련에 관한 ‘배움’의 시선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통찰과 선한 자극을 전달하고자 한다.

먼저,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보겠다. “의사가 의학을 모르고 수술할 수 없고, 판사가 법학을 모르고 재판할 수 없듯이 군인이 군사교리와 교육훈련을 모르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이 단순한 질문이 이 글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문제의 해결은 질문에서 시작하고, 위대한 질문은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필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진짜로 아는 것은 다르다’고 확신한다. 군사교리와 교육훈련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작전계획의 중요 부분을 미리 연습하는 ‘예행연습’을 떠올려 보자. 예행연습이 작전 흐름을 이해하는 활동이며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예행연습을 잘하는 걸까? 참여 대상이 많거나 실제 지형 또는 유사한 지형에서 하면 잘하는 걸까? 반복 진행해 과업 숙달도를 높이는 게 잘하는 걸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예행연습’을 진짜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 또한 우리나라 『지휘관과 참모』 교범뿐만 아니라 영국군 『지휘(Command)』 교범, 미군 전훈센터 『예행연습에 대한 지휘관과 참모 안내서(Commander and Staff Guide to Rehearsals)』를 수십 번 들여다보고, 되새기고, 끄집어내며 앞서 제시한 질문의 답을 어렵게 찾았으니 말이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글을 잘 쓰려 하기보다는 치열하게 쓰려 하다 보니 필자가 갖고 있는 ‘배움’의 시선이 독자들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 낼지 예단하긴 쉽지 않다.

이제 이 글은 필자의 손을 떠났다. 모든 평가와 결실은 오롯이 독자들의 몫이지만, 필자는 확신한다. 이 글을 끝까지 읽고 실천한다면 그동안 숨겨져 있던 것을 발견하는 소중하고도 값진 경험을 하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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