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어디든…적 제압 ‘클리어’ 언제나…하나 된 ‘워리어’

입력 2024. 04. 19   17:25
업데이트 2024. 04. 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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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특전사 귀성부대 멧돼지대대 ‘한미 연합 조우전훈련’ 현장에 가다
 

‘그린베레’ 미 육군1특수전단과 훈련
화력유도·건물 내부소탕작전 전개
종대대형 전술기동 등 노하우 전수
특수전 부대 상호운용성·전우애 강화


나날이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조우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가 미군과 함께 특별한 훈련을 마련했다. 특전사 귀성부대 멧돼지대대와 ‘그린베레’로 불리는 미 육군1특수전단이 조우전 상황에서 어떻게 적을 격멸할지를 두고 함께 머리를 맞댄 것. 전투기술 연마를 위해 힘을 모은 한미 장병들의 훈련 현장을 다녀왔다. 글=박상원/사진=조종원 기자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하라

지난 17일 오전 9시 경기도 이천시 한 도시지역작전훈련장. 실제 도심 환경과 비슷하게 조성된 이곳에 멧돼지대대와 미 육군1특수전단 장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한미 특전요원들은 지난 15~17일 적의 위협과 우발상황에 대비해 ‘한미 연합 조우전 훈련’에 매진했다. 특히 육군이 강조하고 있는 ‘조우전’을 중심으로 훈련을 펼쳤다. 이날 훈련은 △전술기동 △화력유도 △조우전 상황하 건물 내부소탕작전 등을 전개했다. 

먼저 미 특전요원들이 평소 시가지 등의 지역에서 어떻게 전술기동을 하는지 우리 장병들에게 설명했다. 원활한 설명을 위해 화이트보드에 다양한 색깔의 펜을 이용해 기동순서와 방법 등을 적어 내려갔다.

특히 미 특전요원들은 ‘종대대형’ 설명에 열을 올렸다. 종대대형은 장병들이 앞뒤로 정렬한 형태로, 빠른 기동속도가 요구될 때나 폭이 좁은 도로 환경에 적합한 대형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우리 장병들은 종대대형으로 기동해보며 실전성을 검증했다.

이를 지켜보던 미 특전요원들은 전투대형을 세심히 살피는 것은 물론 경계 방향을 조정해주는 등 적과 마주쳤을 때 대처하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내부소탕작전 중 건물로 진입하는 한미 특전대원들.
내부소탕작전 중 건물로 진입하는 한미 특전대원들.

 

전술기동을 익히는 한미 장병들.
전술기동을 익히는 한미 장병들.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시 도시지역작전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 조우전훈련’에서 육군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 멧돼지대대와 미 육군1특수전단 장병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시 도시지역작전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 조우전훈련’에서 육군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 멧돼지대대와 미 육군1특수전단 장병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교류 통한 배움의 장으로 

이어 훈련의 하이라이트인 ‘조우전 상황하 건물 내부소탕작전’이 펼쳐졌다. 격실에 숨은 대항군을 격멸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상황이 한미 장병들에게 주어졌다.

본격적인 훈련 시작 전 미 특전요원은 화이트보드에 훈련을 어떻게 진행할지 그림을 그리며 설명했다. 어떤 순서로 격실에 진입해 적을 소탕할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자신의 실작전 경험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우리는 실제로 작전에 투입될 때 이렇게 그림을 그리며 미리 시뮬레이션합니다. 건물 입구와 장애물이 어디에 있는지도 미리 파악합니다. 작전을 할 때는 빠르게 내부에 진입해 생존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적을 차근차근 격멸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합니다.”

토의를 마친 한미 특전대원들은 5~6명씩 팀을 이뤄 작전을 진행했다. 이들은 알파·브라보·찰리·델타 등 4팀으로 나눠 10개의 격실을 수색하기로 했다. 토의 내용대로 알파팀이 첫 번째 격실에 다가갔다. 선두에 선 장병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낮은 자세로 빠르게 진입했다. 첫 번째 격실에는 인질과 대항군 모두 없었다. 보고를 받은 알파팀 팀장은 “룸 클리어!”를 외쳤다. 이어 팀원들은 수색을 모두 끝냈고, ‘이상 없다’는 뜻인 빨간색 표지를 창문에 걸었다.

알파팀의 신호를 들은 브라보팀이 두 번째 격실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특전요원이 조언을 이어갔다. 우리 특전요원이 건물 내부에서 밖을 바라볼 때 미군 요원이 경계 방향을 조정한 것. 어떤 이유로 방향을 조정했을까?

“밖을 경계할 때 건물이 아닌 건물 주위를 보라고 조언해줬습니다. 적을 제거해도 불안감에 계속 그 부분을 쳐다보는 것이 습관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적을 격멸한 곳에 더 이상 관심을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알려줬습니다. 미군의 조언 덕분에 생존성 확보에 대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류다현(중위) 부중대장의 설명이다.

이어 찰리·델타팀도 순환하며 나머지 격실에 있는 적을 소탕, 안전하게 인질을 구출했다.

강봉진(대위) 중대장은 “미 특전요원들은 확실히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평소 고정된 표적을 사격하는 것을 연습했는데, 미군은 임의의 표적을 계속 바꾸면서 훈련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훈련에 동참한 미 특전요원은 “이번 연합훈련은 한미 특수전 부대의 상호 운용성 증진을 위한 좋은 기회였다”며 “훌륭한 파트너인 한국 특전대원들과 함께 실전 같은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훈련장에 강부봉(준장) 귀성부대장이 현장에 방문해 대대 장병들을 격려했다. 강 부대장은 “미 육군 특전단의 명성은 익히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장병들과 함께 상호 운용성을 높여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 그는 미 특전대원들에게 귀성부대 코인을 선물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후 강평으로 생각하는 힘 길러 

훈련이 끝난 뒤 한미 장병들은 다시 화이트보드가 있는 자리로 이동했다. 한미 장병들은 사후 강평을 통해 개선·보완점을 논의하며 궁금했던 사항을 자유롭게 토의했다.

2박3일간의 짧은 훈련이었지만 한미 특전대원들은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알 정도로 친해진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 양국 부대는 △훈련 전 한미 팀 빌딩을 위한 근접전투 사격기술 교류 △훈련 교리 공유 △종합 도시지역 작전 훈련 시행 △훈련 사후 검토·토의를 하며 훈련 효과를 극대화했다.

훈련을 준비한 박만석(소령) 2지역대장은 “이번 훈련으로 불확실한 전장 환경 속에 미군의 조우전 작전 노하우를 교류하고 한미 특전사가 한 팀이 돼 실질적인 연합 조우전 역량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통한 강력한 전투력으로 끝까지 적을 제압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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