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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봉급을 지키는 현명한 소비

입력 2024. 04. 09   16:55
업데이트 2024. 04. 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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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를 읽고

 

이창호 소령 육군1군수지원여단 재정실장
이창호 소령 육군1군수지원여단 재정실장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정선용 지음/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정선용 지음/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올해부터 병장 봉급이 125만원으로 인상됐다. 많은 용사가 ‘장병내일준비적금’을 최대금액 40만원으로 가입하고도 여윳돈이 꽤 생기니 자연스럽게 ‘이 돈을 어떻게 쓸까?’ 하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저축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으나 돈을 쓰는 소비에 관한 개념은 아무래도 부족해 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찾아보지만 대개 부정확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이 가득해 올바른 방법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나는 여단의 경제금융교육 책임자로서 우리 부대원들이 현명하게 돈을 쓰는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 교육자료를 새롭게 만들면서 예전에 읽은 이 책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를 다시 꺼내 봤다. 

이 책은 특이하게 아버지가 군대에 가 있는 아들에게 돈에 대해 잔잔히 설명해주는 편지 형식이라 딱딱한 경제 상식을 나열해 놓은 다른 책들과 달리 쉽게 읽히고, 내가 현역이라 그런지 정말 아버지가 나를 위해 진심을 담아 하는 조언 같아 몰입이 잘 된다. 게다가 책 내용이 현명한 소비습관뿐만 아니라 돈 공부의 필요성과 투자 마인드 등을 담고 있어 사회초년생의 재테크 기본서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하다.

이 책의 여러 내용 중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우리 부대원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내용 한 가지를 소개하고 싶다. 바로 ‘절약편’에 나오는 ‘돈을 지키는 지출’이다. 소득을 높이고 꾸준히 저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나는 돈을 어떻게 쓰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에 따르면 지출은 크게 3개로 나뉘는데 투자 지출, 필요 지출 그리고 욕망 지출이다. 이 세 가지를 명확하게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중에 욕망 지출은 낭비에 의한 소비인데 무엇보다 이 욕망 지출을 잘 다스리는 것이 ‘돈을 지키는 지출’의 핵심이다.

나도 여윳돈이 생기면 충동 소비 욕구가 샘솟는다. 최근에는 태블릿이 갖고 싶어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그러나 바로 결제하지 않고 며칠 뒤 다시 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건 나의 욕망 지출을 통제하기 위한 일종의 ‘망설이기’ 전략이다. 결제를 뒤로 미룸으로써 이 물건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고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충동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나는 태블릿이 당장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결국 태블릿을 장바구니에서 삭제했다.

군인이 받는 월급은 봉급이라고 한다. 봉급의 봉(俸)은 사람 인(人)과 봉사한다는 뜻의 봉(奉)이 합쳐진 말이다. 즉 봉급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의미로 받는 급여이므로 그 가치가 남다르다. 그래서 우리 용사들이 군에 있을 때 자신만의 ‘돈을 지키는 지출’ 방법을 고민해 보고, 소중한 봉급을 현명하게 소비하는 습관을 길러 사회로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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