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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무기 위협과 우리 군의 대응

입력 2024. 04. 08   16:35
업데이트 2024. 04. 0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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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정 소령 국군화생방방어연구소 생물분석과
김혜정 소령 국군화생방방어연구소 생물분석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우리 일상에 깊이 파고들면서 영상의 파급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OTT 플랫폼의 특성상 스마트폰, TV, 태블릿PC 등을 활용해 시·공간의 구분 없이 전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과 화제성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 OTT 플랫폼의 10부작 드라마에서 세균을 통한 생체실험으로 괴물이 탄생했다는 허구적인 설정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드라마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와 벼룩을 대량 살포하는 등의 세균전으로 인해 무수한 생명이 희생됐다는 역사적 사실이 다시금 조명을 받으면서 생물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의 생물학·화학·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많은 언론매체에서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러시아의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 탈퇴는 러시아의 생물무기를 포함한 재래식 무기 사용 관련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앞서 드라마상의 내용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와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4년간의 코로나19 위기로 우리는 이러한 생물무기가 의도적으로 사용됐을 때 어떠한 위험성이 있을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2022년 국방백서에서 우리의 적대세력은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 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더불어 비약적으로 발전한 현대의 유전자 편집기술이나 합성생물학을 통한 신종 생물학작용제 같은 비전통 위협도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생물무기 위협에 우리 군과 국군화생방방어연구소(화방연)는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화방연은 북 보유 생물학작용제 정밀분석 수행 능력을 구비했을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청 주도의 생물테러대응실험실네트워크(LRN)에도 참여해 평시 생물테러에도 대비하고 있다.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을 갖춘 군 유일의 기관으로서 지역 보건환경연구원 등과도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비전통 위협에 대비하고자 신종 감염병과 생물 독소 정밀분석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염기서열 분석과 생물정보 분석을 기반으로 미지물질 연구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실험실에서 탄생한 괴물과 맞서 고군분투하는 드라마 속 두 주인공처럼 우리 화방연의 노력이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과 전쟁 위협에 한 줄기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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