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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위해 탄생, 출발지가 달랐다…예비역 복지 지원, 쉴 새 없이 달렸다

입력 2024. 04. 01   17:03
업데이트 2024. 04. 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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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군인의 든든한 두 발 ‘중앙고속’ 

1971년 정부가 향군에 자금 지원하며 설립 
여객 운송이 핵심…전세버스·차량 정비 등 운영
보훈성금 기부·제대군인 채용·요금 할인 등 
제대군인부터 현역까지 다양한 복지 증진 펼쳐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 회복 ‘양적 성장’ 
대중교통 서비스 평가 대통령 표창 결실도 이어져


㈜중앙고속이 최근 연 매출액 1000억 원을 회복했다. 코로나19 시기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매출이 3년여 만에 그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는 지난해 대중교통 경영 및 서비스 평가 최우수기관(대통령 표창), 직장민방위대 운영 우수사업체(행정안전부 장관상),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조사 고속버스 부문 1위 선정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 최대 예비역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소속으로 ‘공익적 사회 기여’라는 가치를 지키는 가운데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운수회사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중앙고속을 소개한다. 
글=임채무/사진=양동욱 기자



제대군인 위해 태어난 ‘중앙고속’

최전방부대에서 휴가를 나와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은 행복함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반대로 자녀, 연인을 부대로 떠나보내며 손 흔드는 버스에는 슬픔과 아쉬움이 맴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적어도 장병들에게는 아직도 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국 방방곡곡을 이어주며 장병들의 소중한 이동 수단이 돼 주고 있어서다. 중앙고속을 타 보지 않았더라도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기업이지만, 정작 중앙고속에 대해 알려진 부분은 많지 않다.

중앙고속은 1970년대 초 국토의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고속도로가 전국적으로 건설되면서 교통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설립됐다.

중요한 점은 군인들을 위해 ‘탄생’했다는 것이다. 당시 감군정책으로 연금 수혜조건인 20년을 채우지 못하고 전역하는 군인이 많았으나 이들의 제대지원은 준비가 부족했다. 이러한 실상을 알게 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향군에 중앙고속 설립자금을 직접 지원해 제대군인들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중앙고속이 창립된 배경이다.

1971년 3월 9일 창립한 중앙고속은 최초 서울~전북 익산 노선에 고속버스 3대를 운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1978년 7월 6일 미국계 버스회사인 ㈜코리아 그레이하운드를 합병하면서 국내 최고의 고속버스회사로 성장했다.

중앙고속을 단순히 여객 운송사업 회사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앙고속은 여객 운송사업을 핵심으로 전세버스 운영, 화물 운송, 차량 광고, 관광 및 자동차 정비 등의 ‘토털 운송사업’을 하고 있다. 전체 88%가량을 차지하는 여객 운송사업은 전국 28개소 지방영업소를 바탕으로 46개 버스 노선을 운행 중이다.

그다음으로 큰 비중이 정비사업이다. 중앙고속은 경기도 화성 2동탄 지역에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대형차 정비공장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회사 차량 외에도 외부 차량 정비, 자동차 종합검사까지 이뤄진다. 특히 최고의 정비기술과 노하우를 지닌 정비사들이 검증된 정비를 하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직영 서비스센터 기능까지 맡고 있다. 과장을 조금 보태 현대자동차와 기아에서 못 고치는 차도 정비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제3땅굴 입장권 매표 대행, 지금은 일시 중단된 판문점 안보관광, 초·중·고 수학여행용 등 전세버스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보훈성금, 안정적 예비역 활동 직결 

‘안전·친절·봉사’가 사훈인 중앙고속은 오늘날에도 제대군인들을 위해 달리고 있다. ‘보훈성금’이 대표적인 예다. 중앙고속은 재향군인회법과 보훈기금법에 근거해 경영 이익금을 보훈성금으로 향군에 기부한다. 이는 제대군인, 즉 향군 복지를 위해 사용된다. 향군이 국내 최대 규모의 예비역단체라는 점에서 결국 중앙고속의 경영실적은 예비역들의 안정적인 활동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직원 채용에서도 이러한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중앙고속은 관련 법에 의거, 전공상 보훈대상자 등을 적극 채용하고 있다. 특히 장기복무 제대군인의 경우 입사하게 되면 의무복무 기간을 제외한 경력의 90%를 인정해 준다. 일반기업에서 군 복무 1~2년만을 인정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당연히 병 포함 의무복무만 한 경우에는 급여 산정 시 이를 인정해 가산해 주고 있다.

현역 장병, 사관생도, 예비군 중대장을 포함한 군무원들에게는 고속버스 이용 시 20% 할인 혜택을 주는 점도 눈에 띈다.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이용 전 국군수송사령부 국방수송정보체계(DTIS)에 접속해 ‘육로 군 할인증 신청서’를 작성·발급받은 뒤 승차권을 구매할 때 내면 된다.

이외에 중앙고속은 다양한 활동으로 공익적 기능을 수행 중이다. 회사 본부 차원에선 국방 일선에서 수고하는 현역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위문 활동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전국 영업소에서도 지역 터미널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공조, 안전 캠페인·환경정화 활동을 주기적으로 전개해 사회 친화적 기업 위상을 높이고 있다.

국민 편익을 위한 국가적 행사에도 적극 동참한다.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대회 때는 영국 대표팀의 이동을 안정적으로 전담 지원해 참가 단원들과 관련 기관으로부터 칭송받았다.



코로나19 위기 이기고 매출액 회복 

중앙고속은 현재의 이광석(예비역 육군준장) 대표이사체제로 접어들면서 ‘황금기’를 맞이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운송업계 전반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었다. 중앙고속도 상황은 마찬가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까지는 매출액이 매년 1000억 원을 초과했으나 2020년부터는 그 절반 이하로 추락해 회사 존립마저 위태로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2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 사장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 고육지책의 경영혁신을 추진해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그 결과 매출액이 점진적으로 늘어 최근 결산 매출액 1000억 원을 회복했다. 차량이 무려 100여 대 줄어든 상황에서 달성한 매출액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차량 대당 매출액 면에서도 코로나19 이전의 정상 경영 수준을 초과한 것은 물론 다른 회사에 비해서도 현저히 높은 실적이기 때문이다.

이 여세를 몰아 중앙고속은 고속버스 30여 대를 증차하고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다수 외부기관에서 우수 평가…질적 성장 

매출액 1000억 원 달성이 양적인 성장을 보여 준다면 대통령 표창을 비롯한 다수의 외부기관 우수 평가는 중앙고속의 질적인 성장을 나타낸다.

중앙고속은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한 대중교통 경영 및 서비스 평가와 대중교통 시책 평가 우수기관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경영 및 서비스 평가는 철도·버스 등의 대중교통 운영자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체계로, 대중교통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도입됐다. 중앙고속은 공동운수협정 차량 관리를 강화해 이용자의 보건·교통 안전을 확보한 점과 작업장 안전 관리 강화로 정비공장 무재해 19년 달성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밖에도 지난 한 해에만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대중교통 운영자 경영 및 서비스 평가’에서 창사 이래 최초 대상, 정부 직장민방위대 운영 평가에서 우수사업체로 선정돼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각각 받았다.

또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2023 한국서비스품질지수’ 평가에서 고속버스 부문 1위, ‘공공기관 입찰용 기업 신용 평가’에서 A-로 2023년도 기업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 지난 2년(2021~2022년)간 중앙고속의 신용등급은 BBB+ 수준이었다.



인터뷰 - 이광석 중앙고속 사장
“프리미엄급 버스·승차권 판매채널 확대…내실 튼튼히 다지고 직원 행복 실현할 것”

“전례가 없는 성과의 바탕에는 저를 믿고 따라 준 직원들과 중앙고속을 찾아 준 고객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중앙고속은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민의 고속버스회사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또 창립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제대군인 복지 증진에도 더욱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단 세 문장이었지만 이광석(예비역 육군준장) 중앙고속 사장의 말에는 ‘진심’이 느껴졌다. 학군 16기로 임관해 육군준장으로 예편한 그는 관리 및 고속사업본부장을 거쳐 2022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운송업계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던 시기.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선 이 사장은 회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영역량을 바탕으로 마침내 회사를 제 궤도에 올려놨다.

“코로나19로 비상경영체제 가동이 계속되면서 내부 갈등과 피로도가 상당히 누적돼 있었기 때문에 비상경영을 빨리 종식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어요. 그래서 매출액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대 이익 창출에 주안점을 두고 전 직원의 ‘참여경영’과 ‘성과경영’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특히 노사 상생을 인간적으로 호소해 노조의 적극적인 경영 협조를 끌어냈습니다. 임직원의 현장 영업 활성화, 배차체계 개선 등 타 버스회사와의 차별화된 영업전략도 혁신에 큰 역할을 했죠. 또 회사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안전제일’을 주창하며 안전운행과 안전정비를 강화했어요. 이와 함께 고객 친절 서비스 평가와 민원의 적시적인 피드백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매뉴얼도 쇄신했습니다. 결국 이런 모든 활동과 노력이 통합돼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장의 경영철학은 ‘솔선수범’과 ‘권위주의 타파’였다. 취임 후 2년여가 됐지만 아직도 주말이면 수시로 영업현장을 직접 방문해 격려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전담 운전기사도 마다하고 본인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전국의 영업현장을 다니고 있다.

최근 이 사장은 회사 내실화에 힘을 쏟고 있다. 연 매출 1000억 원을 회복했다고 당장 무리하게 변화를 주기보다 ‘등고자비(登高自卑·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오른다)’라는 사자성어처럼 미래 발전을 위한 토양을 굳건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짧은 기간 경영실적과 외부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전 임직원의 사기가 고조돼 있습니다. 최고경영자로서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론 그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감도 느낍니다. 그래서 회사 내실을 더욱 튼튼하게 다지려고 합니다. 우선 고급화되고 있는 고객들의 니즈(Needs)에 맞춰 프리미엄급 버스 확대, 티머니·야놀자 등 승차권 판매채널 다양화, 대도시와 주변 거점 도시 간 연계노선 개발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마무리되면 그다음엔 모빌리티 시장 환경에 맞춰 변화를 꾀하고자 합니다. 이미 전기·수소차량 정비 능력 등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행복 실현을 위한 복지도 더욱 증대시키며 창립정신인 제대군인 복지 증진에 노력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중앙고속에 많은 관심을 갖고 애용해 주고 있는 국군 장병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성원해 주길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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