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양 작가와의 만남

[작가와의 만남] 김호성 전 언론인·가천대학교 교수

입력 2024. 03. 27   16:50
업데이트 2024. 03. 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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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생활부터 대학 저널리즘 강의까지… 
현장 경험·학생과의 소통 결과물 담아
기사 쓰기 핵심은 결론부터 쓰기와 간단명료하게 정리하기
기자는 ‘다리가 되는 사람’…저널리즘 정신 되새겨야
미래 저널리스트에게… 34년 언론인 노하우를 전하다

 

 

말이 되는 글 글이 되는 말 / 김호성 지음 / 일파소 펴냄
말이 되는 글 글이 되는 말 / 김호성 지음 / 일파소 펴냄



“말은 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것, 글은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다. 저널리스트의 언어는 ‘말이 되는 글’ ‘글이 되는 말’이어야 한다.”

김호성 전 언론인이자 가천대 교수가 『말이 되는 글 글이 되는 말』을 펴냈다.

이 책에는 1987년 원주MBC 취재기자를 시작으로 34년간 걸어온 저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을 고스란히 담았다. 1995년 YTN 개국 멤버로 합류한 뒤 정치부장, 국제부장, 앵커팀장, 해설위원, 총괄상무, 사장대행을 거쳐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하기까지의 현장 경험 및 학생들과의 소통으로 거둬들인 결과물이다.

“미래의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을 만나는 일은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주로 실무 위주 강의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법부터 리포팅, 인터뷰, 앵커 실습, 가짜뉴스 분별법 등을 가르쳤다. 원론적인 설명보다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을 보여 주고 ‘내가 기자라면 어떻게 스트레이트 기사를 쓸 것인지’ 함께 고민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학생들의 피드백을 통해 나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이 책도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 ‘뉴스’에서는 뉴스의 기원과 현재적 가치를, 제2부 ‘기사’에선 팩트를 기반으로 한 기자의 글쓰기를 알려 준다. 제3부 ‘인터뷰’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스킬을, 제4부 ‘앵커’에선 뉴스 전달자의 자질과 책임을 일러 준다.

제5부 ‘가짜뉴스’에서는 왜곡된 보도사례와 대처법을 설명하고, 제6부 ‘저널리스트’에선 양극화된 사회에서 중간지대 확장을 꿈꾸는 직업인으로서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책은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다. 저널리즘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문학,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에피소드를 끌어들였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팁’으로 적어 두고 QR코드로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책의 내용이 지나치게 엄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뭐든 즐거워야 한다. 즐겁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예시와 에피소드를 담아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이 직접 쓴 글도 실었다.”

책의 말미에는 2000년 평양에서 이뤄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2001년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9·11테러 사건 취재기도 볼 수 있다. 9·11테러 사건 취재기 ‘2001년 9월 11일 뉴욕의 가을…그 어디에도 낭만은 없었다’는 2013년 한국기자협회가 공모한 ‘취재 이야기’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저의 경험이 설득력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취재현장에서 쓴 글을 보여 주고 확인시키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이해도도 높아졌다. 특히 상을 왜 받았는지 분석하고 설명하니 학생들이 더 쉽게 공감했다.”

34년 언론인이 말하는 기사 쓰기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는 ‘결론부터 쓰는 것’ ‘사안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하는 것’, 2가지를 꼽았다.

“기사의 핵심은 첫 문장에서 드러난다. 결론이 나오는 첫 문장을 리드라고 한다. 리드에서 드러나는 핵심은 하나여야 한다. 핵심이 한 개 이상이면 복잡해진다. 핵심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쓸 수 있다. 한 문장만 읽어도 사건 개요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함축적으로 쓰는 것 또한 중요하다. 생각보다 잘 안 된다.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도 강조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존재한다. 가짜뉴스는 옛날부터 있었다. 지금은 그 수위나 파급력이 상당하다. SNS 플랫폼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가고 있다. 가짜뉴스에 혼동되지 않으려면 팩트체크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FactCheck.org’ ‘국제도서관연맹(IFLA)’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교차검증해야 한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거듭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기자는 ‘다리가 되는 사람’이라고 저자는 정의했다.

“기자는 양극단의 어느 한편에서 외치는 사람이 아니다. 양극단 사이 험준한 물결 위에 놓인 다리가 되는 사람이다. 저널리즘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짜뉴스를 솎아내고,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에서 어느 한편이 아닌 중간지대의 확장성을 넓히고 험한 가시덩굴 길을 페이브먼트(포장도로)로 닦는 일이다. 그것이 저널리즘 정신이다.” 송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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