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상담소 - 이상한 사람이랑 계속 사귀는 심리는 뭘까요?
Q 처음에는 별 감정이 없었습니다. 자기 애인 이야기도 편하게 하고, 제가 상담도 해 주고요. 그런데 자꾸 마음이 갑니다. 애인이 너무 별로라 이 사람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술과 친구를 좋아해 마음고생을 시키고, 연락이 잘 안 돼 걸핏하면 싸우더군요. 그렇게 불안하게 하는 사람이랑 대체 왜 사귀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저랑 당장 사귀는 것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이상한 사람이랑 그만 만났으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 않은가 봅니다. 헤어지지 못하는 심리는 뭘까요?
A ‘사귀는 이유’가 꼭 납득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가끔 궁금해지는 커플이 있습니다. 저 둘은 무엇에 서로 끌리는 걸까? 잘 이해가 안 될 때면 ‘우리가 모르는 장점이 있나 보지’라며 일단락 짓게 됩니다. 그럼에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은 ‘연애를 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불행 특급열차에 올라타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입니다. 사귈수록 힘들어 보이는데, 대체 왜 저 관계를 그만두지 않는지 갸우뚱해집니다.
심리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손실회피 경향 때문입니다. 사귀면서 그동안 들인 시간, 에너지, 마음 썼던 게 아까운 겁니다. 특정 나이나 좋은 시절을 함께했던 추억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헤어지면 그동안 들인 정성이 아깝고 ‘나의 20대 절반이 사라진다’와 같이 큰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처럼 연애를 하며 들인 시간, 노력 등도 일종의 ‘매몰비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투자를 했거나 지출을 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비용이라는 뜻입니다. 가장 이성적인 해법은 추가 손실을 피하기 위해 더 이상 시간, 노력을 들이지 말고 그동안 들어간 매몰비용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손실에 민감해 매몰비용을 털어 버리기보다 그것이 복구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더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례로 고스톱을 치면서 돈을 잃었으면 그만둬야 하는데, 그 돈을 되찾을 때까지 게임을 더 하다가 큰돈을 잃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남의 일일 때는 “포기하고 딱 그만둬야 한다”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내 일, 더군다나 내 연애에 관해서는 그동안 들인 시간, 노력, 마음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둘째, 2차적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사람과 연애를 해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익’입니다. 연애를 해서 행복해지고 즐거워지는 것도 눈에 보이는 것이고요. 이처럼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1차적 이익’이라고 합니다. 이와 달리 눈에 띄지 않는 숨겨진 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사람과 사귀며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에선 안타까워하면서 “네가 아깝다. 왜 그런 사람을 만나냐” “네가 너무 착하다. 그걸 다 받아 주느냐”와 같은 평을 합니다. 이처럼 폭력적인 연인으로 인해 참을성 많은 사람의 이미지를 얻거나 동정과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숨겨진 ‘2차적 이익’입니다. 또는 문제가 있어 보이는 사람과 사귀면서 당사자는 그 사람을 구원해 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나 아니면 누가…’ ‘나니까’라며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같은 2차적 이익은 본인도 자신이 이러한 것을 추구하는 줄 모른 채 숨겨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럴 수도 있다는 두 가지 심리를 통해 사귀는 게 잘 납득되지 않는 커플을 좀 더 이해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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