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H-1 수리온 다목적 기동헬기를 운용하는 육군항공부대에서 기동헬기운용병(승무원)으로 복무 중이다. 최근 혹한기 훈련에서 영하 16도의 날씨에 헬기 사수창을 열고 경계 임무를 수행하면서, 추위의 고통보다 임무 수행을 통한 배움의 기쁨을 더 크게 느꼈다. 이런 결험을 전우들과 나누고 싶어 펜을 잡는다.
이번 훈련에서 배운 첫 번째는 우선순위에 따라 임무를 하자는 것이다. 훈련 상황이 되면 여러 임무가 겹치기 쉽다. 승무원으로서 헬기에 기관총을 설치하고 정비사와 조종사가 헬기를 점검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지만, 개인 무장도 해야 하고 치장물자와 탄약, 군장을 날라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임무가 주어졌을 때 훈련의 목표를 고려하면 우선순위를 따지기 쉬웠다. 이번 훈련은 우리 부대 지역이 피해를 보기 전에 모든 헬기를 이륙시켜 다른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임무였다. 따라서 승무원으로서 헬기 이륙 준비를 하는 것이 먼저였고 물자분류는 상황이 정리된 후에 해도 됐다.
두 번째는 매일 하는 체력단련의 중요성이다. 사이렌이 울리면 승무원은 방탄복에 방탄헬멧, 방독면, 보호의, K1 기관단총뿐만 아니라 K12 기관총과 항공용 헬멧, 군장까지 멘 상태로 헬기를 향해 뛰어간다. 1년간 뜀걸음과 근력운동을 해서인지 작년에 받았던 첫 훈련에 비해 기관총이 가벼웠다. 군인의 기본인 강인한 체력은 육군항공의 승무원도 예외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훈련은 교범에서는 배울 수 없는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훈련이 특별했던 이유는 다른 부대와 함께 수리온의 생존장비를 이용한 방공훈련, 외부화물 공수 훈련 때문이었다. 깜깜한 밤에 불을 끄고 산 위로 비행을 할 때, 방공 레이다가 수리온을 식별하는 순간, 그 레이다가 어디서 왔는지 경고음을 내 항공용 헬멧에서 바로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헬기가 첨단 장비로 무장된 장비라는 것을 경험하니, 전장에서도 적의 대공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헬기임을 믿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교범으로만 공부했던 외부화물 공수를 실제로 할 기회가 있었다. 조종사, 승무원, 지상부대가 하나가 돼 화물을 수리온 헬기에 걸고 이동해 다시 내려놓는 훈련이다. 글로는 배울 수 없는 경험과 자신감을 쌓았고, 후임병에게 노하우를 전달할 기회가 됐다. 글을 통해 아는 것과 보는 것, 나아가 직접 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음을 느껴 실전적인 훈련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수십 대의 수리온 항공기가 동시에 시동을 걸면서 내는 우렁찬 엔진 소리를 들으며 나는 첨단 헬기를 운용하는 우리 부대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의 군 생활 동안 승무원 교범 훈련을 통해 중대의 승리를 이끄는 자랑스러운 수리온 헬기 승무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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