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공동연재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기
‘내 일(Job) 출근합니다’ ⑥ 직업훈련교사 이병훈 예비역 육군중사
게임 잘하던 소년, 프로그래밍 교육강사로
육군31사단 정보통신대대 7년 복무하다 전역
여러 번 취업했으나 적성 맞지 않아 그만둬
고용부 직업훈련교육 받다가 강사직 제안
군 생활 중 장병들 교육했던 경험 큰 도움
교육생 취업 성공할 때 성취·행복감 느껴
전역 후 삶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군 생활에만 ‘올인(All-in)’하느라 미처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보니 당연히 삶의 만족도는 떨어졌다.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또 잘할 수 있는 건 어떤 일인지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기회가 찾아와 ‘직업훈련교사’라는 직업을 갖게 됐다. 이병훈 예비역 육군중사의 얘기다. ‘내 일(Job) 출근합니다’의 여섯 번째 주인공 이 예비역 중사의 취업 성공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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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1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에서 7년간 복무하고 중사로 전역한 이병훈입니다. 군대에선 연대와 사단, 연대와 전술지휘소의 데이터 통신과 음성 통신을 연결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국방망과 전술운용체계 등을 운용·관리했습니다. 현재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제직업전문학교에서 프로그래밍 교육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직업훈련 과정을 위탁받아 취업을 희망하는 교육생들을 상담하고 하이퍼텍스트 마크업 언어(HTML)·캐스케이딩 스타일 시트(CSS) 등 프런트엔드 분야, C#과 유니티 게임엔진을 통한 게임 개발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 예비역 중사가 바로 그런 경우다. 전역 후 여러 번 취업했으나 모두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둬야 했다. 고민 끝에 조금 돌아가더라도 제대로 준비를 마친 뒤 평소 하고 싶었던 ‘게임 개발자’에 도전하자고 마음먹었다. 그 과정에서 게임 개발자는 아니지만 지금의 직업을 얻는 행운을 얻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게임도 잘했고 게임 개발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게임 개발자를 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관련 학원을 알아보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서적을 구매하고 유튜브 강의 등을 들으며 독학으로 공부했는데, 6개월 정도 지나니 혼자서는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때 고용노동부의 내일배움카드로 직업능력 교육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지금 근무 중인 국제직업전문학교 학생이 됐습니다. 교육이 끝나 갈 무렵, 저를 눈여겨봤는지 강사직을 제안받았습니다. 정보통신부사관으로 전역한 점과 제가 만든 포트폴리오 작업물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거 같아요. 군 생활 중 장병들 앞에서 교육했던 부분이나 다양한 사람과 대화해 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또 교수법이나 개발지식을 쌓고 추가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노력도 병행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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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비역 중사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르치는 교육생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취업에 성공할 때는 성취감과 함께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전역한 뒤 한집안의 가장으로서 당장 급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막노동부터 인턴십이나 생산직 근로자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었는데, 그때는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일이 끝나면 집에 와서 잠자기 바쁘고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 일터로 나가는 반복된 삶이 마치 지옥 같았죠. 지금은 ‘워라밸’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요. 특히 학생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껴요. 최근 40세가 넘은 수강생이 있었는데요. 그분께서 취업에 성공한 뒤 찾아와 ‘선생님 덕분에 취업에 성공했습니다’고 말씀하셨던 순간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 예비역 중사는 전역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증을 많이 따시기 바랍니다. 저는 부사관으로 근무할 당시 장기복무를 생각하고 있어 자격증에 신경 쓰지 못했습니다. 막상 전역하고 사회에 나와 취직하려고 하니, 제가 가진 능력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기 바랍니다. 저와 같이 전역한 친구 중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현실에 맞춰 취직한 친구들을 보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목적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엔 조금 힘들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쪽으로 나아가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채무 기자/사진=보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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