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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지자체] 경이롭다 호국의 전통 북돋는다 보훈의 가치

입력 2024. 02. 26   16:45
업데이트 2024. 02. 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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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에는 ‘애국 DNA’가 흐르고 있다. 국가보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경북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는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3.8%로 가장 많다. 이는 도민들에게 ‘대한민국을 지킨 지역’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원천이기도 하다. 호국의 전통을 이어온 경북도는 이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지역을 ‘호국의 성지’로 만든다는 구상이 그것. 호국의 가치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경북도의 노력과 앞으로의 목표를 소개한다. 글=박상원/사진=양동욱 기자

육군50보병사단 일격여단 장병들이 지난 20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아 백선엽 장군의 동상을 견학하고 있다.
육군50보병사단 일격여단 장병들이 지난 20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아 백선엽 장군의 동상을 견학하고 있다.

 

다부동전적기념관에 건립된 트루먼(왼쪽)·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다부동전적기념관에 건립된 트루먼(왼쪽)·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보훈 도시로… 호국보훈회관 설립 추진

경북도민에게는 6·25전쟁 당시 조국을 사수하기 위해 최전선에서 싸웠다는 남다른 긍지가 있다. 대한민국이 반격의 대전환을 이룬 결정적 계기가 낙동강 방어선이며, 그중 가장 치열한 전투인 다부동전투가 경북 칠곡군 일대에서 전개됐기 때문이다.

다부동전투의 승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경북도는 지난해 7월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백선엽 장군과 이승만 대통령, 트루먼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했다.

“백척간두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백선엽 장군, 유엔군 파병을 끌어내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승만 대통령, 6·25전쟁 발발 소식에 즉각 파병 결정을 한 트루먼 대통령 등 이들의 자유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후손에게 알리기 위해 경북에 모시게 됐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설명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의견이 오갔다. 결국 정치적 이념을 떠나 영웅을 기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는데 뜻을 모은 경북도는 세 사람의 동상 건립을 결정했다.

이 지사는 “건립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좌우 이념 논쟁에 갇혀 갈라진 국론을 하나로 모으자는 의지를 담아 동상을 세우게 됐다”며 “흠보다는 공을 더 높이 평가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앞으로 다부동전적기념관은 단순 추모시설에서 벗어나 볼거리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더해 호국정신을 계승하고, 국민 화합을 도모하는 공간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경북도는 또 칠곡~군위~영천~경주~포항~영덕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방어선 주요 격전지를 연계한 ‘낙동강 호국평화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호국보훈재단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경주 통일전과 청송 항일의병기념공원 등 도내 호국보훈시설을 통합·관리하겠다는 복안이다.

경북도는 전국 최초로 보훈대상자 사망 때 장례 의전 차량을 지원하는 등 섬김의 보훈을 펼치고 있다. 이 지사는 “참전용사에게 드리는 수당도 지속해서 높일 것”이라며 “경북이 대한민국 최고의 보훈 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철우(왼쪽 둘째) 경북도지사가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과 경북·구미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도청 제공
이철우(왼쪽 둘째) 경북도지사가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과 경북·구미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도청 제공


K방산 주축으로… 방산혁신클러스터 조성

경북도는 방위사업청 공모 사업인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에 성공했다. 이로써 경북도는 경남, 대전에 이어 세 번째로 방산혁신클러스터를 보유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됐다.

경북도의 방산혁신클러스터는 오는 2027년까지 구미시 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총사업비 499억 원(국비 245억 원·지방비 254억 원)을 투입해 첨단방위산업진흥센터 건립, 기술개발, 기업지원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경북도는 이곳을 유·무인 복합무기체계 중심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점차 유·무인 복합무기체계 양상으로 바뀌고 있는 현대·미래전 추세에 맞춘 것이다. 이 지사는 “유·무인 복합체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무기가 드론”이라며 “드론은 재래식 무기체계 전쟁의 공식을 변화시킨 게임체인저”라고 평가했다.

기존의 무기체계 사업은 대기업이 체계기업(완제품인 무기를 생산하는 기업) 역할을 하고, 중소기업은 부품 생산·공급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유·무인 복합무기체계는 중소기업도 체계기업으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경북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전자통신제어 분야 중소기업이 체계기업으로 발전하고, 이를 토대로 방위산업 분야에 활발한 창업이 이뤄지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조재현 소재부품산업과 팀장은 “방산혁신클러스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과학기술 강군 육성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이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경상북도가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통합방위 체계로… 충무시설 설치해 전·평시 대응

경북도는 날로 증가하는 안보 위협에 따라 철저한 대비체계를 갖추고 있다. 도청 신청사 지하 2층에는 ‘충무시설’이 설치돼 있다. 평시에는 통합방위지원본부와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로 운영되며, 전시에는 종합상황실로 전환된다.

특히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우선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사후 대응에 그쳤던 시스템을 사전 예방체계로 구축했다.

전국 최초로 ‘위기관리대응센터’를 신설해 위기 대응·관리 능력을 대폭 끌어올린 것도 장점이다.

아울러 언제·어떤 상황에서도 24시간 완벽하게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 시설 특성에 걸맞게 규모 8.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특등급으로 설계·시공했다. 유사시 적의 전자기파(EMP) 공격에 대비한 방호 시스템을 갖췄으며, 화생방 공격에 대비한 오염통제구역도 있다.

신환수 위기관리대응센터 팀장은 “물·전기·공급이 완비돼 360여 명 공무원이 2주간 생활할 수 있다”며 “전시 상황에서도 도는 완벽한 통합방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격여단 장병들이 다부동전적기념관 관람을 마치고 복귀하는 모습.
일격여단 장병들이 다부동전적기념관 관람을 마치고 복귀하는 모습.


군·장병에 가까이… 역사·문화 체험프로그램 확대

경북도를 수호하는 군과 장병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장병들의 문화 향유를 위한 ‘경북의 정신 바로 알기 교육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업은 ‘화랑·호국·새마을·선비’라는 경북의 4대 정신을 재조명하고,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도는 올해에도 장병들이 경북의 역사적 명소를 탐방하고, 전통문화 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지역에 크고 작은 재난이 발생하면 바로 달려와 피해복구에 힘을 보태는 장병들이 있어 늘 든든하다”며 “제대로 보답도 못 하고 부대로 복귀할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장병들을 위한 더 많은 정책을 발굴하고,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으로 약속드린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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