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견장일기

혹한기 훈련서 느낀 소통의 가치

입력 2024. 02. 22   16:41
업데이트 2024. 02. 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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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인근 육군37보병사단 천군여단·대위
변인근 육군37보병사단 천군여단·대위



눈이 많이 오면 제설작전을 시작하고, 혹한의 날씨는 체력단련·경계근무·교육훈련 등 군인으로서 해야 하는 일상의 많은 것을 어렵게 한다. 소대장과 참모 직책을 수행할 때, 혹한기 훈련은 정해진 교육과 훈련을 받는 시간이자 빨리 끝났으면 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지휘관이 돼 준비하는 혹한기 훈련은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훈련을 앞둔 상황에서 ‘무엇을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누구도 명쾌한 답을 주지 않았다. 중대장으로서 ‘나를 따르라!’와 같은 솔선수범의 리더십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오판이었다. 무엇을 따르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지휘관의 역할이었다. 이러한 고민을 마주하며, 중대원들에게 ‘불치하문(不恥下問·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의 자세로 조언을 구했다.

그들과 함께 혹한기 훈련 과제를 도출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다. 전투기술 숙달을 위한 목진지 시범식교육, 야간숙영훈련을 진행했다. 이와 연계한 감시장비 및 워리어플랫폼 장비를 숙달해 야간 및 혹한의 환경에 적응했다. 이에 더해 매일 아침회의간 ‘10분 전술스피치’로 차륜형장갑차 운용방안, 지하공동구작전, 국가·군사중요시설 방호, 병참선 방호 등 다양한 과제를 연구·발표하고 토론했다. ‘10분 전술스피치’를 통한 훈련과제 토의와 행동으로 숙달한 전투기술은 실제 훈련에서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 소통에 기반한 훈련 준비의 중요성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혹한기 훈련 첫째 날, 지하공동구 및 공항으로 침투한 적을 식별·추적·격멸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청주 시내 많은 차량 운행과 차륜형장갑차 크기로 인한 제한적 기동 등 수많은 민간요소는 적을 식별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상황 판단을 어렵게 했다. 혹한과 어둠 역시 피아식별과 장갑차 기동력 발휘에 매우 큰 제한사항이었다. 그러나 중대원이 나와 함께한다는 생각 덕분에 피로함은 말끔히 잊을 수 있었다. 서로를 위해 한 발 더 내딛는 모습으로 우리는 혹한의 날씨를 극복하고 안전하고 성과 있는 훈련을 달성했다.

이번 혹한기 훈련은 솔선수범의 본질이 소통이라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함께 소통하며 훈련을 준비한 시간들과 신뢰에 기반한 뜨거운 전우애는 영하로 떨어지는 혹한의 날씨를 극복하고 중대원이 한 몸처럼 단결하는 마중물이 돼줬다. 또한 도시지역작전 전투기술, 이동차단작전시 차륜형장갑차의 전술적 운용, 동계전투 준비상태 등을 발전시킨 뜻깊은 기회였다.

중대원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고, 그들이 올바른 군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 ‘즉·강·끝 원칙으로 적의 도발을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춘 기동중대’ 육성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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