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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의료지원 시스템의 시작, 의료 빅데이터

입력 2024. 02. 19   16:50
업데이트 2024. 02. 1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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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건 공군사관학교 교수 소령
이영건 공군사관학교 교수 소령



공군의 주요 전력은 조종사다. 공군 추산 조종사 양성비용은 초급 조종사 1명 양성당 약 30억 원, 숙련급 조종사는 약 135억 원에 달한다. 조종사 개인의 역할과 가치는 국가 전략자산과 다름없기에 조종사의 완벽한 건강관리는 공군 전투력 유지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고고도의 낮은 기압 상태와 급격한 기동 시 나타나는 높은 중력 가속도 환경 등의 가혹한 임무환경을 고려할 때 조종사의 건강과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공군 조종사들은 항공우주 특성화 병원인 항공우주의료원(항의원)에서 2년에 한 번씩 정밀 건강검진을 받는다. 또한 저압실·고가속도·비상탈출·비행착각 등의 항공생리훈련, 각종 정신과적 심리적성검사, 체격 및 체력검사 등을 하고 있다. 항의원에서 검사를 받지 않는 해에는 각 비행단 의무대대에서 정밀검진을 받는다. 이러한 검사 및 훈련 과정에서 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 식별되면 외래·입원 등의 진료 기록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비행적성평가를 받게 된다.

비행적성평가는 조종사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의료적 판단을 얼마나 신속·정확하게 내릴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최근 빅데이터 분석기술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의료관리 시스템 개선이 필수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공사 교수부와 항의원 연구센터는 연구팀을 만들어 ‘공군 조종사 의료 빅데이터 관리 및 분석체계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우리 연구팀은 매년 생성되는 조종사 건강검진 데이터와 격년으로 생성되는 항공생리훈련·심리적성검사·체격 및 체력검사 데이터, 수시로 생성되는 외래·입원진료 데이터에 주목했다. 부가적으로 조종사 개인별 기종, 비행시간, 투입 임무 등의 항공정보를 위 데이터와 결합한다면 조종사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변인을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러한 빅데이터 체계가 완성된다면 질환이 있는 조종사에 대한 사후 조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질환을 예측하고 다인자 위험을 분석해 의료 서비스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체계로 의료 서비스 시간이 단축된다면 의료지원 태세는 탁월하게 향상될 것이다.

우리 연구팀은 공군 의료정보체계에 흩어진 자료 통합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항의원, 비행단, 작전부서 등에서 보유 중인 조종사들의 데이터를 종합해 빅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가장 먼저 수행했다. 그 결과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생성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460만 개 이상의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공군사관학교 출신 조종사의 경우 사관학교 입교 시 신체검사 기록부터 조종사 교육과정 입교 전 신체검사 기록, 조종사 건강이상으로 비행적성평가를 받았던 과거 사례까지 모두 통합했다. 이를 통해 생도 시절부터 조종사 퇴역 시까지 한 개인의 전반적인 데이터를 모았으며, 현재까지 약 5000명의 공중근무자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완료했다.

최근 연구팀은 우리가 구축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종사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인 소음성 난청과 비만, 대사증후군의 분석을 진행 중이다. 향후에는 일반인과 구분되는 조종사의 건강특성, 기종에 따른 특이질환 발병률 등 다양한 방면으로 분석해 선제적 질환 예방 및 건강관리체계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우리 연구팀은 국가 안보의 핵심 자원인 공군 조종사의 전반적 의료관리, 전투력 보존을 위한 스마트 의료지원 시스템을 완성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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