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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대 동아리 집중탐구] 육군3포병여단 교육봉사 동아리 ‘고성방과’ 

입력 2024. 02. 19   16:33
업데이트 2024. 02. 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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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후가 기다려지는 아이들
아이들에게 되레 배운다는 군인 선생님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스펀지처럼 지식을 흡수하는 유년 시절에는 어른들의 각별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사랑으로 가르치는 ‘스승’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육군3포병여단에는 이런 사랑을 실천하는 교육 동아리가 있다. 동아리 장병들은 매주 수요일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여단 흑곰대대 교육봉사 동아리 ‘고성방과’의 사랑 나눔 활동을 소개한다. 글=박상원 기자/사진=부대 제공


육군3포병여단 흑곰대대 이광로 병장이 고성청소년수련관에서 지역 학생들에게 수학 공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육군3포병여단 흑곰대대 이광로 병장이 고성청소년수련관에서 지역 학생들에게 수학 공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광로·임성민·이윤석 병장 
고성청소년수련관 방과 후 아카데미서 재능기부

“형·오빠랑 공부하는 수요일이 기다려져요”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고성청소년수련관은 매주 수요일만 되면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군인 선생님’이 왔다는 말에 기다리고 있던 초등학생들의 환호성과 궁금증으로 가득 찬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

학생들의 스승은 다름 아닌 육군3포병여단 흑곰대대 이광로·임성민·이윤석 병장. 이들은 올해 시작과 함께 ‘고성방과’라는 재능기부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후 이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고성군청소년수련관에서 4~6학년 초등학생 40여 명에게 하루 2시간씩 영어·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 시기에 어떤 계기로 아이들을 만나게 됐을까?

이광로 병장은 입대 전부터 교육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 병장은 “그러던 중 이태경(대위) 포대장님으로부터 고성청소년수련관에서 교육봉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지역 교육환경 발전에 기여하고자 ‘고성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대가 강원도 고성군에 있다는 점, 아이들과 방과 후에 공부한다는 의미를 담아 ‘고성방과’로 이름을 지었다”고 부연했다.


영어 수업을 하고 있는 이윤석·임성민 병장.
영어 수업을 하고 있는 이윤석·임성민 병장.



다양한 이력·전공 맞춰 수업 배분
4~6학년 초등생에 하루 2시간씩 영·수 강의

군인 선생님이라 전문성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각자 다양한 경험과 재능을 살려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군인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과 기초가 천차만별인 만큼 학년별로 반을 나눠 수준에 맞는 내용·난이도로 수업을 한다. 여기에는 고등학교 때 교육봉사 재능기부 활동을 펼친 이광로·이윤석 병장의 경험도 단단히 한몫했다.

영어 과목은 18년 이상 해외에서 거주한 이윤석 병장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1등급을 받은 임성민 병장이 담당한다. 이들은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 이름 짓기부터 실용 회화, 기초 문법을 중점으로 지도하고 있다.

수학은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국 의대에 진학한 이광로 병장이 맡고 있다. 이 병장은 고등학교 재학 중 봉사 활동과 창의연구 활동으로 32개국이 참가하는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을 대표해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수학 교육은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학생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는 비유와 교육자료를 토대로 이뤄진다.

군인 선생님들의 수업을 듣고 있는 심다나(초등학교 3학년) 학생은 “선생님들이 쉽고 재밌게 가르쳐준다”며 “질문에 바로바로 답변을 해주셔서 내용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는 소감을 전했다.

군인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지식을 흡수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성민 병장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자신감이 매우 부족했고, 영어로 소리 내어 말하기를 두려워했다”며 “하지만 수업이 거듭될수록 질문도 많이 하고, 발표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성민 병장이 영어를 가르치는 모습.
임성민 병장이 영어를 가르치는 모습.



“전역 후에도 마지막까지 책임 다하고 싶어”
동아리 활동 희망자 모집 지속·확대 예정

3명의 병장은 오는 4월 23일 전역할 예정이다. 아쉽게도 부대를 떠나야 하지만 이들은 전역 후에도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윤석 병장은 “교육봉사 재능기부라는 의미 있는 활동이 계속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싶은 희망 인원을 찾는 중이고, 동아리에 참가하는 장병에게는 학생들의 특성과 교육 비결 등을 인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역 후에도 온라인 메신저 등을 활용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흑곰대대도 부대 차원에서 고성청소년수련관과 연계해 학습지도 재능기부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부대 인근에 있는 청소년 시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 활동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임성민 병장은 “교육봉사를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배우는 점이 더 많았다. 특히 나의 작은 능력이 국가의 미래인 청소년 성장에 일조해 보람차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이광로 병장도 “군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무엇보다 국가·국민을 수호한다는 책임과 임무에 매진할 것”이라며 “동해안 축선을 수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언제·어디서든 ‘즉·강·끝’ 결전태세를 확립하며 맡은바 본분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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