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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 진단] ③ 캠프 데이비드 정신 ‘우주 안보 협력’을 위한 제언

입력 2024. 02. 13   17:01
업데이트 2024. 02. 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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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위험·위협 분류하고 상황인식 역량 확대해야

한·미·일 정상 캠프 데이비드 공동성명
우주 안보 협력 대화 한층 증진 약속
우주 영역 지속 가능한 활동 보장
합동성 기반 수행 능력 고도화 담은
지난해 국방부 국방 우주 전략서 발간
국제 우주 안보 협력 주도적 역할 기대

유럽연합이 인식하는 우주 위험. 출처=EU
유럽연합이 인식하는 우주 위험. 출처=EU



우리 공군이 지난 5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열리는 국제 우주 상황 조치 연합연습 ‘글로벌 센티넬’에 참가하고 있다. 공군은 연합연습을 통해 우주 영역 인식 분야 발전 사항을 식별·보완하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우주 안보에 대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우주로부터의 위험과 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주제는 ‘우주 안보’다. 우주 안보의 정의부터 국제사회의 흐름에 따른 우주 위험 및 위협에 맞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조아미 기자

한·미·일 3국 정상은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통해 “우주 영역에서의 위협, 국가 우주 전략, 우주의 책임 있는 이용 등을 포함한 우주 안보 협력에 관한 3국 간 대화를 한층 더 증진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 정부 차원의 ‘우주 안보’는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에서 “한미동맹을 한미 우주동맹으로 발전시키고, 국제사회와 우주 안보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발표하면서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됐다. 그리고 다음 해 4월 윤 대통령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동맹 70년의 중심에 우주 동맹이 있기를 기대하고 우주 동맹이 우주 기술, 경제 분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안보 분야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우주 안보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우주 안보가 우주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의 종착지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 안보란 무엇일까? 우주 안보를 경제 안보, 식량 안보, 보건 안보, 군사 안보 등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까.

안보란 일반적으로 ‘위험 또는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으로 우주 안보와 여타의 안보 간에는 공간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내재해 있다.


후자가 지구상에서의 문제라면, 전자는 지구를 넘어 우주 공간에서의 문제다. 따라서 사전적 의미에 따른 협의의 우주 안보는 우주 공간이 위험 또는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상태로 정의된다. 그러나 인공위성 등 우주자산의 실질적인 운용 측면에서 본다면, 우주 안보의 정의는 ‘인공위성, 지상국 등의 우주시스템을 국가 이익을 위해 안전하게 지속해서 운용할 수 있는 상태’로 확대할 수 있다. 

유엔군축연구소(UNIDIR)도 2023년 발간한 우주 안보 용어집에서 우주 안보를 ‘일반적으로 다른 주체에 의해 의도된 또는 의도적인 위협으로부터 우주시스템에 대한 의도적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조치’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우주 안보 측면에서 위험을 ‘우주시스템의 안전성에 대한 우발적이거나 의도하지 않은 손상 가능성’으로, 그리고 위협을 ‘우주시스템에 대한 의도적인 피해 가능성’으로 각각 규정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주 안보 이슈는 우주시스템의 안전한 운용에 반하는 위험 및 위협이 이미 존재한다는 배경에서 시작됐다.

2020년에 채택된 ‘책임 있는 행동의 규범·규칙·원칙을 통한 우주 위협의 감소’라는 제하의 유엔 총회 결의는 우주 및 지구에 이미 위협이 존재한다며 위협의 인식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주시스템의 운용 관점에서 우주 공간에 위험과 위협을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우주물체 및 우주활동국 수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우주 강국들을 중심으로 우주활동을 국방과 안보 목적으로 확대하고 강화하는 정책적 변화가 있다.

최근의 국제적 통계는 이러한 요인을 잘 설명해 준다. 2023년 12월 기준 유럽우주기구(ESA)의 통계에 따르면, 1957년 이래 성공적으로 발사된 우주발사체의 수는 약 6500기로, 이들 발사체로 약 1만6990기의 인공위성이 발사됐다. 약 1만6990기의 인공위성 중 현재 1만1500기는 여전히 지구궤도에 있으며, 정상 작동 중인 인공위성은 약 9000기에 달한다.


아울러 유엔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 최소 1기 이상의 인공위성을 보유한 국가는 91개국이다. 2022년 한 해에만 2470기의 인공위성이 발사됐다. 그리고 2028년에 발사할 예정으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등록된 인공위성의 수는 무려 111만9866기에 이른다.

2011년 1월 발간된 미국의 국가안보 우주 전략은 이미 우주를 ‘갈수록 혼잡하고 경쟁적인’ 공간으로 특징지었다. 프랑스·호주·영국 등의 국방우주 전략은 우주를 전략적 가치가 높은 작전영역으로 분류했다.

1967년 만들어진 우주 조약 제4조 제1항은 지구 주변의 궤도에 대량파괴무기의 배치만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들은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의 조약 해석의 일반 규칙에 따라 지구 주변 궤도에 재래식 무기의 배치는 허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결국, 유엔은 다양한 우주 위험 및 위협을 경감하고 규율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유엔 우주평화적이용위원회(UN COPUOS)는 10여 년의 논의 끝에 2019년 우주 활동 장기지속성 가이드라인을 채택, 우주 활동에 관한 정책적·규범적·기술적 지침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유럽연합, 미국, 영국, 호주 등은 국방 우주 전략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고려해 위험 또는 위협을 분류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발전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우주 안보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가고 있는가?

지난해 2월 발간된 국방부의 국방 우주 전략서가 국제사회의 추세와 맥락을 같이한다. 국방 우주 전략서는 우주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우주 활동 보장 및 합동성에 기반한 우주 작전 수행 능력 고도화를 전략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UN COPUOS의 우주 활동 장기지속성 가이드라인의 목표와도 방향이 일치한다.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시된 기본원칙에 △우주 위험·우주 위협에 대한 조기 상황인식 및 대응능력 확보 △한미·국제 우주 협력 확대가 포함돼 있다. 이는 곧 국방 우주 전략서의 전략목표와 기본원칙이 캠프 데이비드 정신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미·일 우주 안보 협력에 관한 대화를 증진하기 위해서 사전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한반도 및 주변 정세 등을 고려해 한국의 우주 시스템에 반하는 위험 및 위협을 분류한다는 점이다. 무엇이 우주 위험 또는 위협을 구성하는지에 대해 국가마다 견해가 다양하고 우주 위협을 식별할 수 있는 우주 상황 인식 역량이 전 세계적으로 완벽하지 않으므로 위협의 인식은 주관적인 경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우리 공군은 2022년에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를 전력화했다. 나아가 고출력 레이저 위성추적체계, 레이다 우주감시체계 등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따라서 우주 위험 및 위협을 분류하고 이에 따른 우주 상황 인식 역량을 확대한다면, 한·미·일은 물론 국제 우주 안보 협력에서 한국이 상당 부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영진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정영진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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