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우명소 시즌2

[우명소 시즌2] 하반신 마비 이기고 힘찬 발차기

입력 2024. 02. 02   17:22
업데이트 2024. 02. 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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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시즌2
육군53보병사단, 태권도 마스터 박슬기 중사

‘군에 태권도 전파’ 부사관 도전 
2작전사 주관 전국대회서 우승
작전부사관으로 다양한 작전 투입
군 전투역량 향상 크게 기여

태권도 주교관으로 임무 수행도 

부대원 12명 승단심사 합격 성과 이뤄 
전우들과 훈련하며 체력 향상 도모
“더욱 발전하는 강한 군인이 되고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육군53보병사단 기동대대 박슬기 중사에게 딱 들어맞는 이야기다. 박 중사는 중학생 시절 찾아온 하반신 마비를 이겨내며, 태권도 기술을 연마한 뒤 육군2작전사령부(2작전사) 주관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그는 태권도 주교관으로서 부대에서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무엇이 박 중사를 태권도의 길로 인도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글=박상원/사진=양동욱 기자

육군53보병사단 기동대대 태권도 주교관 박슬기 중사가 힘차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
육군53보병사단 기동대대 태권도 주교관 박슬기 중사가 힘차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

 

박 중사가 특공무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부대 제공
박 중사가 특공무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부대 제공



꾸준한 재활 치료로 다시 도복 입어 


박 중사는 지난해 2작전사 주관으로 열린 ‘전국 민·관·군 한마음 태권도 대회’에서 핀급(-42kg)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박 중사는 우승 비결로 “기회가 오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중사는 중학생 때 허리 디스크를 심하게 앓았다. 디스크는 하반신 마비로 이어졌고, 좋아하던 태권도를 그만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전국의 병원을 돌아다니며,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꾸준한 재활 치료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도복을 다시 입은 그는 2017년에는 태권도 국가대표 시범단에 선발돼 국위 선양에 한 몫했다. 이듬해에는 세계태권도한마당에서 현재는 해체된 육군1야전군사령부 태권도 시범단과 함께 시합할 기회를 얻었다.

군문에 들어선 박 중사는 전우들과 태권도 수련에 나섰다. 그리고 2작전사 주관 태권도 대회에 도전했다.


태권도 품새를 선보이는 박 중사.
태권도 품새를 선보이는 박 중사.



“오랜 공백으로 태권도 선수 때보다 몸이 많이 굳어 발차기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 어려운 부분도 있었죠. 하지만 동료들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박 중사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출근 전 새벽에는 항상 뜀걸음을 했다. 퇴근 후에는 체육관에서 개인 훈련을 했고, 쉼없는 노력의 결과 그는 우승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강한 군인의 모습 보여주고 싶어”

현재 박 중사는 작전부사관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대테러초동조치부대, 해안경계작전, 도시지역작전 및 건물지역 전투 등 다양한 작전에 투입돼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장병들에게 태권도 기술을 전수 중인 박 중사. 부대 제공
장병들에게 태권도 기술을 전수 중인 박 중사. 부대 제공



그에게는 또 다른 임무도 있다. 바로 태권도 주교관이다.

“주교관으로서 태권도 조교 선발·관리와 전·후반기 태권도 집체교육, 대대 자체 태권도 심사, 태권도 승단 심사 준비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이 늘어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태권도를 전우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 중사가 태권도 주교관으로 임명된 뒤 부대 차원의 성과도 늘었다. 지난해 후반기 자체 심사에서 선발한 12명이 국기원 주관 최종 승단 심사에서 전원 합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그는 주교관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 4단 승단심사를 준비하고 있는 부대원을 도운 것을 꼽았다.

“4단은 쉽지 않기 때문에 애착을 갖고 많은 지도와 조언을 해줬는데, 다행히 승단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박 중사는 태권도로 인해 장병들의 체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사단 기동대대는 전투부대입니다. 사격과 체력 그리고 전투기술이 그 누구보다 뛰어나야 합니다. 태권도는 전투원의 전투역량에 기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도전 멈추지 않을 것 

태권도 유망주인 박 중사가 군문(軍門)에 들어선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덤덤히 말했다.

“세계태권도한마당에서 알게 된 한 군인이 군의 태권도 발전을 위해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 저도 저의 태권도 능력을 군에 전파하고 싶어 부사관에 도전했습니다.”

박 중사는 지난해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참여한 6·25전쟁 참전용사 초청행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시범을 통해 강한 군대의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참석자분들의 열띤 호응과 박수를 받는 순간에 조금이나마 따뜻한 선물을 드린 것 같아서 내심 뿌듯했습니다.”

끝으로 박 중사는 의미 있는 군 생활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무언가를 도전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욱더 발전하고 강한 군인이 되는 것, 누군가의 꿈이 되는 것이 제 군 생활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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