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수월관음도를 볼 아주 특별한 기회를 나누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 새 단장
옛 생활문화 등 다양한 볼거리 제공
점자 패널·음성 안내 QR코드 설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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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관 새 단장을 기념해 손창근 기증 ‘세한도’(국보)와 윤동한 기증 ‘수월관음도’를 오는 5월 5일까지 특별 공개한다.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1786?1856)가 그린 그림이다. 선비가 그린 문인화의 대표작인 세한도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보로 지정됐다. 세한도는 추사가 제주 유배 시절에 소나무와 잣나무를 보고 “가장 추울 때도 너희들은 우뚝 서 있구나”라면서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 그림이다.
제목은 논어 자한편에서 따왔는데, 사람은 고난을 겪을 때라야 비로소 그 지조의 일관성이나 인격의 고귀함 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뜻으로 ‘시절이 좋을 때나 고난과 핍박을 받을 때나 한결같이 인격과 지조를 지켜야 한다’는 추사의 다짐이 깊은 감동을 준다.
수월관음도는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음보살(觀音菩薩)이 머무는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을 방문해 지혜를 구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고려불화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60여 점이 전하는 고려불화 가운데 수월관음도는 46점가량 알려져 있다.
기증관에서는 두 작품 외에도 이홍근 기증 ‘분청사기 상감 연꽃 넝쿨무늬 병’(보물)과 이근형 기증 ‘이항복필 천자문’(보물), 국립중앙박물관회 기증 ‘나전경함’(보물), 송성문 기증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 제15’(국보) 등을 볼 수 있다.
또 ‘기증 오리엔테이션 공간’(기증Ⅰ실)을 꼭 둘러봐야 한다. ‘나눔’이라는 핵심어를 중심으로 기증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 기증의 의미를 담은 영상공간이 어우러진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하여 많은 관람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기증 주제 전시 공간’(기증Ⅱ·Ⅲ·Ⅳ실)도 놓치면 안 된다. ‘기증Ⅱ실’은 ‘문화유산 지키기와 기증’이라는 주제로 20세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의 혼란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킨 분들의 노력을 만나볼 수 있다. 국외로 반출되거나 훼손될 위험에 처할 뻔한 문화유산, 후손들이 정성껏 지킨 문중 문화유산, 국립중앙박물관회 등 단체의 노력이 기증으로 이어진 사례를 통해 기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기증Ⅲ실’은 ‘기증 문화유산의 다채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서로 다른 조형성과 미감을 지닌 문화유산으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옛 생활문화를 담고 있는 문방과 규방 공예품, 흙과 금속으로 만든 문화유산, 그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 등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한데 어우러져 조화와 공존의 의미를 보여준다.
‘기증Ⅳ실’은 ‘전통미술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공간이다. 예술가의 안목으로 옛 물건들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전통미술품에서 받은 영감을 예술 창작 활동의 원천으로 삼은 현대 작가들의 기증품을 소개한다.
개편된 기증관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볼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패널을 활용해 전시품을 배경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으며, 전시실을 가로지르는 중앙 통로에서는 전시품을 초고화질로 다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기증 문화유산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 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가 전시실에서 전시 구성과 주요 전시품을 소개하면서 관람객을 안내할 예정이다. 시범운전을 거쳐 다음 달 중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아울러 ‘모두를 위한 박물관’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문화취약계층의 접근성 향상을 도모했다. 전시실 입구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 패널과 음성 안내를 받을 수 있는 QR코드를 설치했고, 영상 공간에는 수어 영상과 음성 자막을 함께 제공했다. 송시연 기자/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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