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영의 전역준비본부
③ 5년 차 전역 후 진로 코칭
전투병과 중심 경력 쌓았다면
군무원·예비군 지휘관이 유리
사기업 취업·창업, 별도 준비과정 필요
가급적 빨리 ‘자기탐색’ 시작해야
필자가 쓴 책 『나는 군 경력으로 취업했다』 제목만 보고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책의 메시지가 무조건 전역하라는 것으로 오해한 것입니다. 지난 회에서 살펴봤던 ‘전역 준비’의 의미를 이해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전역 준비란 ‘자기탐색’과 ‘선택한 진로를 준비’하는 단계, 두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우연히 책 출간과 맞물려 초급간부 지원율 하락, 5년 차 전역 증가가 국방 분야의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장병이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그중에서 5년 차 전역을 고민하는 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5년 차 전역에 관해 여러 코칭 사례가 있지만, 이번엔 A 대위 사례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A 대위 사례는 자기탐색 과정 없이 막연하게 전역을 고민하는 전형적인 예입니다.
다만 A 대위 사례를 보고 ‘5년 차 전역이 좋다’ ‘좋지 않다’는 이분법적 생각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상담사례는 내담자의 현재 전역 준비 상황과 능력에 따라 코칭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5년 차 전역의 일반적인 예라고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5년 차 전역은 준비시간이 다소 짧은 상황에서 전역하는 경우가 많아 고려해야 할 것이 더 많습니다. 그럼, A 대위 사례를 살펴볼까요?
A 대위 상담 주요 내용: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부대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팬데믹 전에도 많은 업무로 부대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는데,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고 싶어졌습니다. 휴가를 나가 직장 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계속 비교가 됐습니다. 돈보다는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남은 군 생활 동안 책임져야 할 것이 많다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유튜브를 보면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그 사람들을 따라 창업하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군에선 계급에 따른 정년이 정해지는데,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가급적 저의 군 경력도 살리고 싶습니다.전역 후 진로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만 하다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아 상담을 요청합니다.
군 생활 5년 경력에 대한 이해와 평가
A 대위는 자기탐색 과정이 없다 보니 취업을 하고 싶은 것인지, 공무직을 하고 싶은 것인지, 창업을 하고 싶은 것인지 전역 후 진로 방향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필자는 대화를 나누며 A 대위가 5년 경력을 활용하고 싶어 한다는 의도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A 대위의 군 경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A 대위는 소위로 임관해 소대장, 대대 참모, 중대장 등의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이외에는 교육기간입니다.
A 대위의 약 5년간 군 경력을 우대할 만한 곳을 찾아보겠습니다. 채용공고에 ‘장교 우대’ 또는 ‘군 출신 채용 우대’ 등의 요건을 적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채용에 가점을 준다는 것이지 호봉을 인정해 주는 건 아닙니다. 만약 군 생활 5년의 호봉을 인정받고 싶다면 타 직무의 공무원, 군무원, 예비군 지휘관 등의 직업을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공기업의 호봉 인정 여부는 회사마다 다르게 적용됩니다.
A 대위의 군 생활 5년을 다시 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 여러분이 전투병과라면 A 대위의 경력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A 대위가 지금 전역한다면 어떤 경력을 활용해 취업할 수 있을까요?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기업에서 필요한 업무 능력 또는 경력과 연결되지 않는 군 경력은 활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군 경력 5년이 군에서만 크게 인정받듯이 기업에서 5년의 경력은 유사기업 또는 유사업무에만 인정받습니다. 따라서 군 경력 평가에 대한 현실을 인정하고 전역 준비를 해야 합니다.
A 대위의 5년 차 전역 준비 방안
지난 회에서 ‘전역 준비’의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자기탐색’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죠. A 대위의 경우에도 자기탐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어떤 진로로 갈 것인지 결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례에서는 자기탐색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고 A 대위가 각 진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3가지 방안을 중점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A 대위가 군 경력을 활용하는 방향을 살펴보겠습니다. 군 경력을 활용하려면 호봉을 인정받거나 군에서 했던 업무 경력이 연결돼야 합니다.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은 군무원, 예비군 지휘관 등이 있습니다. 가끔 국정원, 경호처, 일부 공기업에서 군 경력직을 채용하는 비정기적인 채용공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A 대위의 경우 전투병과 경험 외 특별한 경력이 없어 군무원과 예비군 지휘관 외에는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두 번째는 A 대위의 전공을 살리는 방안입니다. A 대위는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이후 특별히 공부했거나 대학원에 진학하진 않았습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특별하게 공부한 것도 없었습니다. 경영학은 범위가 넓습니다. A 대위는 대대 인사과장 업무를 하면서 인사업무가 재밌고 적성에 맞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A 대위가 20대 후반이기에 기업 공채로 시험은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20대 후반에 비해 회사에서 필요한 다른 경력을 갖고 있지 않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5년 차 전역 후 취업을 한다면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이 될 것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회사에 취업하는 데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몇 살 어린 선배에게 존대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신다면 인생을 좀 더 길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큰 차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10년 정도 지나서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세 번째는 창업입니다. A 대위는 유튜브를 보며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이 창업하는 데 관심을 뒀습니다. 창업 분야도 많다 보니 우선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업을 위해 공부해야 할 것들이 어떤 게 있는지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A 대위가 경영학을 전공해 연관성은 있어 보이나 준비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A 대위 전역 준비 코칭 교훈
이 사례에서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5년 차 전역은 다른 직급보다 전역 준비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전역 후 구직을 위해 준비기간이 좀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또 5년의 군 생활을 사회에서 오롯이 경력으로 인정받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A 대위와 같은 전투병과의 경우 일반 기업에서 요구하는 경력과 거리가 있습니다. 전역시점을 앞두고 자기탐색을 시작한다면 전역일자를 앞두고 혼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의 복리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전역 준비 1단계인 자기탐색을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전역 준비를 얼마나 일찍 시작했는지,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례였습니다. 그렇다고 5년 차 전역이 무조건 안 좋다거나 불리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5년 차 전역 후 성공하거나 자아실현을 한 예비역도 굉장히 많습니다. 전역 준비를 늦게 시작했다고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기탐색부터 최대한 일찍 시작한다면 시간의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A 대위의 사례를 다시 생각하며 여러분이 고민해야 할 게 무엇인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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