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공군, 우리가 만든다
① ‘공군 2023 퍼스트&베스트’ 종합대상 공군군수사령부 81항공정비창
보잉사 수리 의뢰 2년간 비행 불가
수리비도 1억1000만 원가량 들어 부담
민간기업 협력 ‘테스트 박스’ 제작
기간 단축…7000만 원 비용 절감
장기간 항공작전 공백 완벽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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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47 시누크(Chinook)는 올해로 전력화 35년째를 맞은 우리 군의 주력 헬기다. 무장병력 침투·환자 후송 등 인력 수송부터 주요 장비·군수품 공수까지 여러 작전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우수한 성능 덕에 ‘명품 헬기’라는 별명도 붙여졌다. 그러나 세월엔 장사가 없다. 기체 노후화로 여러 부품에서 결함이 발생하는 경우는 시누크도 피해 갈 수 없었다.
특히 날개(로터)를 회전시켜 비행하는 회전익 항공기인 시누크는 진동을 잡아주는 STVA(Self Tuning Vibration Absorber)의 성능이 중요한데, 그동안 우리 군에서는 해당 부품 수리 능력이 없었다.
공군군수사령부 81항공정비창(81창)은 지금까지 해외에 의존하던 시누크의 STVA 수리 능력을 군 최초로 확보했다.
‘더 나은 공군, 우리가 만든다’ 기획 첫 번째 순서는 ‘공군 2023년 퍼스트&베스트(First&Best)’ 종합대상을 받은 81창이다.
노후화된 시누크 결함 증가 필연적
시누크는 로터를 앞뒤에 배치,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켜 기체를 안정시키는 ‘탠덤 로터(Tandem Rotor)’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로터를 두 개나 쓰는 탓에 엄청난 진동이 일어나는데, 이를 잡아주는 부품이 STVA다.
시누크 운용에 있어서 STVA의 고장은 치명적이다. 진동을 잡아주지 못하면 정밀 조종이 어려워지고, 인력 수송·화물 공수 등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져서다.
장기 운용에 따라 시누크의 STVA 결함 증가는 필연적인 상황이다. 그간 우리 군은 STVA 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에, 제작사인 보잉(Boeing)사에 수리를 의뢰해 왔다.
이에 수리가 들어간 시누크는 소요·대기시간인 평균 2년 동안 비행하지 못한 채 격납고에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수리비 역시 8만9000달러(한화 1억1000만 원)가량으로 비싼 비용이 들었다. 신품 구매 시에는 18만2000만 달러(한화 2억1000만 원)로 가격 부담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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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VA 분해 점검으로 원인 찾아내
장기간의 항공작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재빠르게 수리하는 방법뿐이었다. 81창은 앞으로 STVA 결함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수리 능력 확보를 추진하기로 했다.
2021년 3월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 HH-47 탐색구조헬기의 STVA 수리 의뢰가 들어온 것이 그 시작이었다.
81창은 STVA를 분해 점검했고, 자세한 확인 끝에 원인을 찾아냈다. 이어 81창은 그동안 쌓아온 정비 능력을 바탕으로 첫 STVA 수리에 성공한다. 수리 기간은 한 달로 기존 2년에서 대폭 줄었고, 비용도 약 4000만 원으로 예산 절감 효과까지 달성했다. 이어 지금까지 STVA 결함을 보인 육·공군 시누크 STVA 9개 중 6개를 수리 완료한 상태고, 3개는 교환 부품 자재를 기다리는 중이다.
81창은 STVA 점검에 필요한 장비 ‘STVA 테스트 박스’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STVA 테스트 박스는 STVA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파악하는 장비다. 하지만 테스트 박스 자체가 고장 나 버리면 STVA의 고장 여부 확인이 어렵다.
테스트 박스 역시 제작한 지 오래된 터라 기술 자료를 찾기 어렵고 품목 번호는 물론, 제작사 식별조차 어려웠다. 그렇지만 81창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민간기업과 기술협력으로 자체 점검 장비 제작에 성공했다.
“협업 시스템으로 기술력 확보”
앞으로 81창은 STVA 및 테스트 박스 정비 기술을 육·공군 시누크 운영 부대에 전파·확산할 방침이다.
81창 기술개발과 유영조 군무주무관은 “새로운 기술을 아무 도움 없이 스스로 획득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라며 “막히는 것이 사라지면 새로운 것이 또 생기고 애로사항도 많았지만 여러 부서와 협업하면서 해결점을 찾고 마침내 군 최초로 정비 기술을 확보하게 돼 뿌듯함을 느낀다. 무엇보다 공군 내 협업시스템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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