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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한결같이…꿈나무에 장학금 전한 예비역 대령

입력 2024. 01. 10   17:01
업데이트 2024. 01. 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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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규 군사문제연구원 연구본부장
매년 봉급 쪼개 모교 후배에 전달
군인 꿈꾸도록 정복 입고 수여

이윤규(가운데·예비역 대령)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이 10일 열린 마산삼진중학교 졸업식에서 모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제공
이윤규(가운데·예비역 대령)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이 10일 열린 마산삼진중학교 졸업식에서 모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제공


49년 동안 어린 꿈나무들이 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장학금을 전달한 예비역 육군대령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그는 어린 학생들이 군인을 꿈꿀 수 있도록 정복을 입고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주인공은 이윤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본부장.

이 본부장은 10일 모교 후배인 마산 삼진중학교 학생에게 자신의 봉급을 쪼개 49번째 장학금을 전달했다.

그가 선행을 결심한 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들의 상황이 자신의 어릴 적 친구의 모습과 겹쳤기 때문이다.

1970년 중학교 3학년이던 이 본부장은 분기 수업료인 월사금(月謝金)이 없어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된 친구의 사연을 듣고 학생회를 통해 모금운동을 벌였다. 이러한 도움으로 그의 친구는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는 언젠가 형편이 되면 남을 돕기로 다짐했다.

세월이 흘러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한 이 본부장은 3학년 생도였던 1976년 정부 정책에 따라 분기마다 보너스 개념의 봉급을 추가로 받으면서 문득 어릴 적 결심했던 ‘다짐’을 떠올렸다.

여기에 월사금 5000원이 없어 학업을 포기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두말할 것도 없이 바로 삼진중학교에 5600원을 기부했다.

뒤이어 장교로 임관한 그는 생활에 필요한 금액 외에 상여금 등을 아껴 분기마다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진급과 함께 봉급이 늘면서 대상도 1명에서 2~4명으로 확대했다. 중학교 교육이 무상교육으로 전환된 후에는 분기마다 전달하던 장학금을 졸업식 때 수여하는 것으로 바꾸고, 대상을 삼진종합고등학교 학생까지 늘렸다.

학교에서는 이를 감사하게 여겨 ‘화랑장학금’이라고 이름 짓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 본부장은 이후 야전지휘관으로 근무했던 시기를 제외하고 49년간 삼진중 졸업식이 있는 날이면 학교를 찾아 어려운 환경에서 꿈을 향해 노력하는 후배를 위해 장학금을 직접 건넸다.

그의 도움을 받은 후배들은 전상훈·이수정 판사 등 고위공직자와 대기업 임원 등 12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후배들이 어려운 환경에 있더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꿈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며 “장학금이 미래를 그리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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