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우명소 시즌2

[우명소 시즌2] 그가 꿈꾸는 세상은 ‘더함세’(더불어 함께하는 세상)

입력 2024. 01. 09   16:51
업데이트 2024. 01. 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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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시즌2
육군종합정비창 모진수 군무사무관

2008년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계기
부대원들과 어민 돕기 이후 본격 활동
봉사동아리 결성…뜻 맞는 30여 명 동참
취약계층에 다양한 먹거리·생필품 전달
후원금도 없이 회비·사비로 경비 충당
“함께하면 힘든 것보다 뿌듯함이 더 커”

육군종합정비창 모진수(군무사무관) 복합가공직장장이 업무를 끝낸 뒤 미소를 보이고 있다.
육군종합정비창 모진수(군무사무관) 복합가공직장장이 업무를 끝낸 뒤 미소를 보이고 있다.



16년 동안 봉사동아리 리더로서 지역 사회에 따듯한 온기를 전한 육군 군무원이 있다. 주인공은 30년 넘게 육군종합정비창에서 근무를 이어가는 모진수(군무사무관) 복합가공직장장. 그는 ‘더함세(더불어 함께하는 세상)’라는 봉사동아리를 이끌며 남을 위해 살고 있다. 무엇이 그를 봉사의 길로 인도했는지 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박상원 기자/사진=부대 제공


태안 기름유출 사고 목격부터 봉사 나서

“누군가 알아봐 주길 바라고 시작한 활동은 아니었지만 꾸준하게 봉사하면서 관심을 주는 분들이 많아 현재는 제법 많은 동아리원이 있습니다.”

종합정비창은 전군에서 사용하는 지상공통장비, 특수무기, 항공기 창정비를 지원하는 부대다. 각 기능 장비의 정비 기술을 개발하며, 야전에서 필요한 여러 부품을 제작하는 지원 임무를 맡는다.

모 사무관은 32년 동안 이곳 종합정비창에서 청춘을 바쳤다. 그는 현재 기계가공 분야의 수리 부속 제작을 주로 맡는 기계공장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2007년 발생한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봉사에 나서게 된 그는 당시 많은 국민이 국가적 환경 재난에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며 큰 감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어민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마음이 맞는 부대원들 몇 명이 모여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 보다가 그저 현장에 가서 힘을 합치자는 마음에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를 계기로 모 사무관은 다른 봉사활동도 시작했다. 마음 맞는 부대원들이 한두 명씩 점차 늘어나 현재는 30여 명이 동아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모진수(맨 왼쪽) 사무관을 비롯한 육군종합정비창 동료들이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본인 제공
2008년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모진수(맨 왼쪽) 사무관을 비롯한 육군종합정비창 동료들이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본인 제공



“봉사는 나에게 힘을 주는 원동력”

인터뷰를 하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 동아리 이름을 ‘더함세’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함세는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의 줄임말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힘을 더하자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부대원 30여 명이 마음을 함께해주고 있죠.”

더함세 회원들은 주로 취약계층에게 다양한 먹거리나 필요한 물건을 전달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평일에 연차를 소진해 가며 봉사에 나서고 있다.

“복지관에서 먹거리나 필요한 물건들을 포장해서 전달하려고 하면, 일손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또 대형 차량에 짐을 싣고선 골목골목 다닐 수가 없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구성원들 개인 차량으로 구석구석 다니며 물품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모 사무관은 봉사를 하면서 발생하는 민원 사항도 해결해주는 데 거침이 없다.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애로사항을 많이 듣습니다. 지원받는 이웃들이 휴식할 공간이 없다고 하셔서 나온 아이디어가 복지관 내부 도서관 조성이었습니다. 계획은 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다 함께 도서관을 만들고 책도 함께 채웠습니다.”


더함세 동아리 회원들이 지역 복지관에 도서관을 설치하고 있다. 본인 제공
더함세 동아리 회원들이 지역 복지관에 도서관을 설치하고 있다. 본인 제공

 

더함세 동아리 회원들은 회비와 사비로 경남지역 복지관에 지속적인 기부 등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더함세 동아리 회원들은 회비와 사비로 경남지역 복지관에 지속적인 기부 등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주변 돌아보며 살 것

봉사를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따로 후원받는 계좌가 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모 사무관은 “동아리원들이 매달 자발적으로 내는 회비로 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사활동에 투입되는 경비는 어쩔 수 없이 사비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동아리원들 각자 개인 일과 부대 일정을 고려해야 해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 같이 땀 흘리며 봉사하면 힘든 것보다 뿌듯함이 더 큽니다. 그 에너지를 받는 느낌에 다음에 또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 사무관은 개인적인 사비를 충당해 기부도 하고 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복지관에 15년 동안 꾸준히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도 2008년부터 정기후원 활동을 하고 있죠. 이외에도 더함세 동아리원들 20여 명이 정기적으로 개인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 사무관은 은퇴 전까지 정기적으로 일하는 봉사동아리를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부대에 동아리 활동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돕는 일에 많이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뿌듯합니다. 함께 뜻을 모아주는 더함세 회원들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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