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우명소 시즌2

[우명소 시즌2]육군2작전사령부 공보정훈실 심상은 군무주무관

입력 2024. 01. 04   16:51
업데이트 2024. 01. 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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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한 컷, 육군의 소중한 가치 전하고 싶어요” 

‘코로나 헌신’ 간호장교에 영향 받아
군 장병 보답 목표…군무원의 길로
사진관 나오니 육·해·공이 모두 무대
“멋진 군인들 위해 일할 수 있어 행복”

육군2작전사령부 촬영담당 심상은 군무주무관이 K105A1 차륜형 자주포 사격훈련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육군2작전사령부 촬영담당 심상은 군무주무관이 K105A1 차륜형 자주포 사격훈련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37세 나이에 군무원 시험 합격 소식을 전한 수험생이 있었다. 사진관을 운영하던 젊은 사진가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군인정신에 매료됐다. 여생은 군인의 치열한 삶과 활약상을 렌즈에 차곡차곡 눌러 담는 시간들로 채우겠노라 다짐했다. 육군2작전사령부 공보정훈실 촬영담당인 심상은 군무주무관을 소개한다. 조수연 기자/사진=부대 제공


스튜디오에서 군 부대 닿기까지

“육군의 활약상을 마주한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 뛰어서 치열하게 공부했습니다.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20년을 군에서 불태워보겠습니다.”

대구에서 가족사진 촬영 전문 사진관을 운영하던 심 주무관의 군과의 인연은 운명처럼 시작됐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사망자가 정말 많이 발생해서 제 고향 대구에 아무도 오지 않을 때 이제 막 임관한 간호장교들이 병원에 투입돼 국민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비교적 편한 일을 하며 내 이익을 추구하는 소시민이었던 제가 부끄러웠죠.”

두려움도 극복하고 국민에게 헌신하는 군인정신에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자신의 촬영 기술로 군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된 순간이었다. 곧장 군무원 공부를 시작한 심 주무관은 이듬해 합격증을 받아 들었다.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매일 밤을 새워가며 공부했습니다. 국민이 두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도록 지켜주는 장병 분들에게 늘 부채 의식이 있었어요. 병사 군 복무 기간의 10배 이상을 근무하며 군 장병들의 헌신에 보답하자는 목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생사를 넘나들며 임무 수행 중인 땅·바다·하늘은 언제나 그의 가슴을 뛰게 하는 임무현장이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국군장병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

국방 현장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과 교감하며 나눈 이야기들이 그림처럼 섬세하게 펼쳐진다. 해안가를 기동하는 궤도장비, 전투식량을 나눠 먹는 장병들까지 심 주무관의 눈을 거치면 특별한 서사가 된다.

그가 발품을 팔며 방방곡곡을 누비는 수고로움 덕분에 잊힐 수 있던 순간들은 우리 군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다.

 

심상은(오른쪽) 군무주무관과 남편 엄정수 군무주무관.
심상은(오른쪽) 군무주무관과 남편 엄정수 군무주무관.



주경야독으로 합격증 따낸 늦깎이 군무원

“비교적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다 보니 젊고 빠릿빠릿한 수험생들보다 두세 배 더 노력해야 했어요. 입직 후에도 군이라는 조직이 낯설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사진관을 운영하며 산전수전을 겪고 도전한 것이니 누구보다 잘 견딜 단단한 굳은살이 심 주무관에겐 있었다.

일을 마치고 자투리 시간이나 밤늦은 시간에 책을 붙들고, 동영상 강의를 보며 공부했을 그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사진관을 운영하며 쌓은 촬영 기술로 군에 헌신하겠다는 신념과 사명감이 그를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사실 사진관을 운영하며 벌어들였던 수입에 비하면 월급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멋진 군인들을 위해 일할 수 있단 사실 자체로 행복해요.”

좋은 앵글을 잡기 위해 울고 웃으며 살아온 심 주무관에게 군은 정해져 있던 숙명인 듯했다. 국군장병들 모습을 담은 사진들로 세상에 울림을 전하기 위해 심 주무관은 매일 군 장병들과 마주 섰다. 언제 어디든 달려가야 하는 그에겐 헬기가 택시나 마찬가지였다고.

“사진관을 벗어나 전국을 무대로 뛰다 보니 낯설었어요. 현장에 도착해봐야 파악이 되고 스튜디오처럼 친절하게 세팅돼 있지도 않았죠. 피사체의 동선을 미리 파악해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고요. ”

현장에 미리 도착해 잠복했다가 원하는 사진 ‘한 컷’을 건졌을 때의 짜릿함을 심 주무관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저처럼 국군을 동경하는 국민 100만 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돼 기쁩니다. 아직도 헬기를 타야 한다는 긴장감보다는 ‘좋은 사진을 못 건지면 어쩌지?’란 두려움이 더 커요. 제 활동들이 육군의 소중한 가치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남편도 함께, 군무원의 길로

심 주무관의 불타는 열정은 남편에게까지 이어졌다. 남편 엄정수 씨 역시 아내가 군무원에 임용되자마자 시험에 도전했다. 군인과 함께 국방현장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아내의 모습이 본보기가 된 것. 엄 주무관은 현재 강원도 원주 소재 한 부대의 차량정비담당 군무원으로 군에 헌신하고 있다.

“남편은 저보다 육군을 더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대구~강원도 장거리 부부가 돼서 한 달에 한 번씩밖에 볼 수 없지만 저희가 선택한 길이기에 힘들지 않습니다.”

심 주무관은 군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우리 군은 제가 대한민국 국방 안보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아실현의 장입니다. 카메라를 든 행복한 군무원으로서 늘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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