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공군

공군에 의한, 공군을 위한, 공군만의 TCCC 안착 기대

입력 2023. 12. 18   16:30
업데이트 2023. 12. 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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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원, TCCC 전문의무요원 교육과정

공군항공우주의료원, 지난달 미 응급구조사협회 교육기관 인증…국내 세번째
기지 내 부상 발생 많은 만큼 비행기지 의무요원 중심 교육
적 공격으로 인한 비상착륙 등 공군 전장 시나리오 반영 특징


공군항공우주의료원(항의원)이 미 응급구조사협회(NAEMT)로부터 ‘전술적 전투부상자처치(TCCC·Tactical Combat Casualty Care)’ 전문교육센터 자격을 획득했다. TCCC는 전장에서 전투원의 생존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응급처치법이다. 항의원은 TCCC에 전시 공군이 겪을만한 상황을 녹여 ‘공군에 특화된 전투부상자처치’를 의무요원들에게 전수할 예정이다. 지난 13~14일 항의원에서 이뤄진 ‘TCCC 전문의무요원 교육과정’ 현장에서 공군 TCCC의 특징을 알아봤다. 

 

공군항공우주의료원 ‘TCCC 전문의무요원 교육과정’ 교육생들이 비행 중 적 공격으로 비상착륙한 C-130 수송기에서 부상자를 구출한 뒤 응급처치하고 있다.
공군항공우주의료원 ‘TCCC 전문의무요원 교육과정’ 교육생들이 비행 중 적 공격으로 비상착륙한 C-130 수송기에서 부상자를 구출한 뒤 응급처치하고 있다.

 

항공기 모형에서 실전적 교육

전시 수복지역에 구축된 항공추진보급기지(ATSP)에 아군 C-130 수송기가 비상착륙하는 일이 발생했다. 공중보급을 위해 보급품을 싣고 떠오른 C-130이 적 공격으로 다시 돌아온 것. 지난 14일 오후 항의원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에서 진행된 TCCC 전문의무요원 교육과정 실습에 부여된 시나리오다. ATSP는 지상 보급에 제약이 많은 전시에 최전선 아군의 전투지속능력을 높이는 공중보급기지다.

TCCC 전문의무요원 교육과정은 공군 비행부대 항공의무대대 의무요원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TCCC 교육생들은 C-130 탑승 중 적 공격에 다친 3명을 처치해야 한다. 단독군장에 고무총을 휴대한 교육생들은 항공기에서 환자를 구출한 뒤 상태를 파악했다. 환자들은 하지 절단, 개방성 골절, 호흡곤란, 두부외상 등 중상을 입었다. 교육생들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배운 내용을 토대로 적합한 응급처치를 했다. 긴급처치를 끝내고 상황이 안정됐을 때 환자들을 항의원으로 항공 이송하는 것으로 실습은 마무리됐다. 실습이 끝난 후에는 사후평가가 이어졌다. 교관들은 교육생들이 전시 상황에 대처하며 숙지한 절차 대로 처치하는 지 등을 꼼꼼히 평가했다.

항의원 서수빈 중위는 “TCCC 이론교육과 실습을 병행하며 전시를 준비하는 조직인 군에서 전투부상자처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국가를 지키기 위한 장병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전시 긴박한 상황에서도 부상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전문의무요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C-130 수송기에서 부상자를 옮기고 있는 교육생들.
C-130 수송기에서 부상자를 옮기고 있는 교육생들.


국내 세 번째 ‘전문교육센터’ 자격 획득 

TCCC는 미군이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외상처치법이다. 전장에서 주요 사망원인 연구를 통해 만들어졌다. 기존 이론 위주의 체험식 교육과 심폐소생술 위주의 구급법을 대체해 전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손상 유형에 맞게 응급처치하기 위한 ‘조건 반사식(Muscle Memory) 교육훈련’이다.

미군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 등에서 얻은 전훈을 분석해 발전된 TCCC를 적용했고, 임무 중 사망자 수가 뚜렷하게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캐나다군, 독일군 등에서도 효과가 검증됐다. 우리 군도 실정에 맞게 보완·운영 중이다.

항의원의 이번 교육은 공군 의무요원만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16일 항의원이 NAEMT로부터 TCCC 교육기관으로 인증받은 후 처음 실시된 교육이다. 항의원은 국내 세 번째 TCCC 교육기관이다. 이전까지는 군에서 국군의무학교, 민간에서는 대전보건대학교가 유일했다.


공군 작전환경 특화된 TCCC

교육에는 항의원 의무요원과 각 사령부·비행기지 의무부대 의무요원 등 18명이 참가했다. 이중 항의원 의무요원들은 교육 수료 후 앞으로 교관 임무를 수행하며 TCCC 전문의무요원을 양성할 예정이다.

교육은 이론과 실습을 반복하는 순환식으로 진행됐다. 1일 차에는 TCCC 이해, 대량 출혈 관리, 반지방패 연골절개술(기도관리), 바늘 감압술(호흡관리) 등을 교육받았다. 2일 차에는 수액소생술(순환관리), 진통·항생제 사용 이해 등을 배웠다.

2일 차에는 △항공기 비행 중 교전으로 비행단 비상착륙 △다수의 외상환자 발생 등 실제 전장을 묘사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실습했다. 실습은 항의원에 마련된 항공기 모의훈련장에서 펼쳐졌다. 항의원에는 우리 군이 사용하는 후송 항공기와 같은 형상의 모의훈련장이 설치돼 있다. ‘보다 공군다운 TCCC’ 교육을 위해 시나리오 실습을 모의훈련장에서 전개한 것이다.

윤태호(소령) 항공의무교육훈련과장은 “육군은 전투원이 적진에서 싸우다 다치는 사례가 많지만, 항공작전 위주인 공군은 기지에서 방어 중 상처를 입는 경우가 다수여서 교육에 공군 전장 시나리오를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교육 대상도 육군처럼 전투원 중심이 아닌, 비행기지 항공의무부대 의무요원으로 집중됐다. 적과 직접 맞서는 일이 적은 공군은 부상자도 의무부대 접근성이 좋은 기지 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항의원은 의무요원들이 TCCC를 습득함으로써 기지 테러, 항공기 비상착륙 등 긴박한 상황에서 다친 장병들의 생존 확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과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을 교훈 삼아 우리도 TCCC 역량을 더욱 배가해야 한다”며 “TCCC 교육은 전·평시 우리 장병과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항의원은 TCCC 교육체계의 쉼표 없는 교범·교안 연구개발로 공군 작전환경에 적합하도록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TCCC 교육과정을 6차 수로 확대해 전문의무요원을 지속 양성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장병이 전우를 살릴 수 있도록 ‘전 공군 장병 TCCC 도입’을 목표로 두고 있다. 김해령 기자/사진=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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