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28보병사단 수색대대
2023 전·후반기 헬스뿜뿜 전투체력분야 ‘최우수’
전투체력단련 훈련 프로그램으로 대회 준비
전장순환운동 레인 설치 등 환경 조성에 최선
레그턱·베어워크 등 3개월여 반복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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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강인한 체력은 국방력의 근간이다. 체력의 중요성에 주목한 육군은 매년 두 차례 ‘헬스뿜뿜 콘테스트’를 개최하며 장병들의 운동 붐을 조성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내로라하는 육군 부대들을 제치고 한 부대가 전·후반기 헬스뿜뿜 전투체력 분야를 제패하는 ‘대사건’이 발생했다. 16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디펜딩 챔피언’이 된 육군28보병사단 수색대대가 그 주인공. 한 번도 얻기 힘들다는 전투체력왕 타이틀을 두 번이나, 그것도 연달아 거머쥔 비결은 뭘까? 기복 없는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부대 장병들의 탄탄한 ‘괴물체력’ 비결은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글=조수연/사진=김병문 기자
본선에서 2위 팀과 큰 격차로 우승 차지
육군28보병사단 수색대대를 찾은 지난 4일. 부대 연병장에서는 땀 냄새가 풀풀 날 정도로 강도 높은 체력 단련이 펼쳐지고 있었다.
치열한 경연을 마친 지 불과 1개월여. 잠시 쉬어갈 법도 하건만,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체력 단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대회 준비만을 위한 반짝 ‘벼락치기’ 체력 단련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연병장에 모여든 장병들은 30m를 전력 질주한 뒤 야생의 곰처럼 팔다리로 기는 ‘베어워크’로 빠르게 전진했다. 다시 일어선 장병들은 고깔 사이사이를 지그재그로 달리는 곡예를 선보였다. 이어 묵직한 더미를 어깨에 걸쳐 메고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대대 장병들은 고난도 동작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듯 능숙하게 소화해냈다. 2023년 헬스뿜뿜 대회에서 ‘전투체력 MVP’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헬스뿜뿜 콘테스트는 기초체력·전투체력·보디빌딩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기초체력에 비해 고난도 종목들로 구성된 전투체력 분야는 전장순환운동·레그턱·240m 왕복달리기 등 세 종목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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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대에서도 손꼽히는 체력왕들이 부대의 명예를 걸고 출전하는 대회다. 그만큼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대회장 분위기도 비장하다. 1년 내내 최우수 부대 타이틀을 거머쥔 28사단 수색대대의 실력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전력 질주와 팔다리로 빠르게 기는 베어워크, 지그재그 달리기, 더미 메고 달리기, 중량 반복 들기 등으로 구성된 전장순환운동이 고난도 종목으로 꼽힌다. 철봉에 매달려 양 무릎을 팔꿈치까지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레그턱’도 만만치 않다.
전투체력왕을 향한 이들의 여정은 장장 3개월여에 걸쳐 진행됐다. 뜻을 모아 팀을 결성한 15명은 올해 ‘전투체력왕’ 타이틀을 독차지하자는 각오로 의기투합했다.
영상 심사로 치러지는 예선에는 100일 동안의 준비과정과 변화를 카메라에 담아 제출했다. ‘왕초보’ 시절 의자에 발을 받치고 레그턱을 하다가 탄력 밴드를 이용하고, 끝에는 아무런 도구 없이도 동작을 완벽히 소화해내는 장병들의 성장기가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켰다는 후문이다.
이어진 본선에서도 2위 팀과 큰 격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책임감과 진심이 한데 모여 우수한 성적을 만들었다는 것이 대대의 설명.
곽찬휘(소위) 소대장은 “개인 기록을 팀의 성적에 더해 평균점수를 내기에 동작 하나도 대충 할 수 없었다”며 “2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한 비결은 부대의 효과적인 체력단련 프로그램과 꾸준한 운동을 가능케 한 부대 시설 덕분”이라고 말했다.
육사 체육학 교수였던 이익준 대위 교관 자청
대대 장병들은 부대의 체계적인 전투체력단련 훈련 프로그램을 우승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연병장에 전장순환운동 레인을 설치해 대회를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레인 곳곳에는 탄통과 더미를 둬 연병장을 찾는 장병 누구나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지난 6월에는 육군사관학교(육사) 체육학 교수로 근무했던 이익준 대위가 대대 체력단련 교관을 자청하며 날개가 돋쳤다.
이 대위는 육사 근무 시절 전투체력단련 수업을 담당하며, 각 부대 전투체력 전문교관인 '전투체력지도사'를 양성한 전문가다.
올해 초까지 육군 헬스뿜뿜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수색대대 임무 특성에 맞춘 체력단련 책자를 개발해 부대의 전투체력단련 훈련 프로그램을 한층 체계화했다.
이 대위는 “부대 차원에서 전투체력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원래도 우수한 28사단 수색대대 장병들과 후반기 대회를 체계적으로 준비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져 뿌듯하다”고 전했다.
올해 대회는 계급·나이·임무가 다양한 장병들이 팀을 이뤄 출전해 의미를 더했다. 병사·부사관·장교까지 계급도, 20대 초반부터 40대 후반까지 나이도 구분 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주임원사도 ‘20대 못지않은 체력’이라며 발 벗고 나섰다.
설진영 상병은 “육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열리는 대회에서 28사단 수색대대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명예를 드높일 수 있어서 기쁘다”며 “간부님들과 함께 대회를 준비하면서 서로 더욱 돈독해진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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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작전 투입 평소에도 고강도 훈련 실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비무장지대(DMZ) 작전에 투입되는 수색대대 장병들은 ‘강철 체력’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유사시 적을 찾아내 격멸하고, 적지에서 첩보 수집 및 화력 유도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부대 특성상 평소 훈련 강도가 높고 체력 소모도 큰 편이기 때문이다. 산악 뜀걸음 등 고강도 훈련을 평소에도 반복하기 때문에 대회 준비를 위한 체력단련도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란 뜻이다.
최용선(중령) 수색대대장은 “우리 장병들은 군장을 메고 총기를 든 채로 DMZ 수색 작전에 투입되기 때문에 늘 체력소모와 전투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라며 “현행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인 만큼 다친 전우를 업거나, 완전군장 한 채로 장거리를 걷고 뛸 수 있는 강철 체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선발대회에서 연속으로 좋은 성적을 내준 수색대원들에게 고맙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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