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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정찰위성 1호 발사] 한국형 3축체계 역량 강화…우주강국 도약

입력 2023. 12. 03   16:27
업데이트 2023. 12. 0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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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정찰위성 1호 발사 성공 배경과 의미

정찰위성확보 ‘425사업’ 일환
2017년 12월 개발사업 착수
항우연·ADD·국내 업체 등 힘 모아
독자적 기술력·성능 고도화에 집중
운용시험평가 후 내년 상반기 전력화
3m 크기 장갑차 식별번호까지 판독
“북한 정찰위성보다 100배 이상 정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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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찰위성 1호를 탑재한 팰컨-9 발사체가 발사 하루 전 기립을 완료한 모습. 상단에 태극 문양과 KOREA가 새겨져 있다. 사진 제공=SpaceX

 이번 우리 군(軍) 최초의 정찰위성 발사 성공은 한국형 3축 체계 역량 강화로 적을 압도하는 국방 태세 구축의 초석을 일궜다는 데 성과가 크다. 안보 영역이 우주로 확장하고 있는 국제 정세에 맞춰 ‘우주 강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인공위성은 지구 주위의 우주 공간을 일정하게 비행하는 인공물체다. 지구 주위를 빠르게 비행할 때 발생하는 원심력이 지구가 끌어당기는 중력을 상쇄해 추락하지 않고 궤도를 유지하는 원리다.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된 뒤 지금까지 1만5000대 이상의 위성이 쏘아 올려졌다. 올해 5월 기준 7000대 이상이 통신·항법·기상·지구관측 등의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위성 체계는 크게 위성체·발사체·지상체로 구성된다. 위성체는 다시 위성 임무 수행을 위해 위성 본체와 카메라·통신장비·광학장비 등의 탑재체로 나뉜다. 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임무 궤도로 이동시키기 위한 위성 운반체 역할을 하고, 지상체는 위성을 통제·운용하는 관제소와 위성에 전달되는 정보를 받는 수신소 및 운영 단말로 이뤄진다.

중량에 따라 소형·중형·대형으로 분류된다. 500㎏ 이하는 소형위성으로 과학 임무를 수행하거나 중급해상도 지구관측에 사용된다. 또 500~1000㎏의 중형위성과 1000㎏ 이상 대형위성은 한반도 대기·해양·지상 관측 등 주로 공공임무를 수행한다.

위성 궤도는 고도와 궤적 모양에 따라 저궤도·중궤도·정지궤도·고타원궤도로 구분된다. 이번에 발사된 것과 같은 저궤도 위성은 고도 2000㎞ 이하에서 적도·극지방을 궤적으로 한다. 신호 지연이 짧고 경로 손실이 작아 지구관측위성과 정찰위성에 주로 사용된다.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 발사는 전자광학(EO·Electro Optical)/적외선(IR·Infra Red) 위성과 합성개구레이다(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을 확보하는 ‘425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군은 2025년까지 EO/IR위성 1기와 SAR위성 4기를 확보할 계획인데 그중 1호가 되는 EO/IR위성이 이번에 성공적으로 우주 궤도에 안착한 것이다.

EO/IR위성과 SAR위성의 큰 차이는 센서에 있다. 1호기에 탑재된 EO는 가시광선을 활용해 지상의 영상을 직접 촬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영상의 시인성·가독성이 뛰어나지만, 기상 조건의 제약과 장비가 대형이라는 제한사항이 있다. IR은 적외선 검출 센서를 이용해 물체를 탐지·획득한 영상정보를 가시화해 제공한다. 눈으로 식별이 곤란한 야간 상황에서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반면 SAR는 레이다에서 지상으로 전파를 발사하고 반사돼 되돌아오는 신호를 수신해 영상을 생성한다. 따라서 기상에 상관없이 주·야간 전천후 위성 영상 획득이 가능하다.

이날 우주로 쏘아 올려진 EO/IR위성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위탁개발 수행기관으로 지난 2017년 12월 개발사업이 착수됐다. 2018년 12월과 2019년 11월 각각 예비설계검토회의(PDR)와 상세설계검토회의(CDR)가 진행됐고, 2019년 12월 발사용역 업체로 스페이스X가 선정됐다. 2021년 12월 조립준비검토회의(IRR)가 이어졌고, 지난 10월 선적전 검토회의(PSR)를 거쳤다.

체계적인 개발 추진 속에서 우리 군은 독자적 기술력 완성과 성능 고도화에 특히 집중했다. 개발사업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 등 핵심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국내 업체들이 동참해 힘을 모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EO/IR위성의 설계 및 조립시험은 100% 국산화했고, 주요 구성품은 60~70% 국산화로 추진했다. 특히 탑재체 분야 핵심기술 중 설계기술은 100% 확보했다.

관건은 성능인데, 1호기 촬영 영상의 해상도는 0.3m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상의 가로·세로 30㎝ 수준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3m 크기 장갑차에 적힌 식별번호까지 판독할 수 있는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지상의 1m 미만 크기의 물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브 미터급’ 해상도를 갖춰야 군사정찰위성으로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대북 감시정찰 능력의 향상이 기대된다고 해설했다.

북한의 소위 군사정찰위성이 3m급 해상도에 불과해 군사적 효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점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 차를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1호기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보다 100배 이상 정밀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국방부 관계자 역시 “우리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아리랑 3호보다 3~4배 더 정확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EO/IR 동시 운영을 고려하면 성능은 세계 5위 안에 들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O/IR위성은 고도 400~600㎞ 저궤도에서 지구를 돌며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전력화는 상태 점검과 운용시험평가 등 4~6개월 정도의 시간을 거쳐 내년 전반기 이뤄질 전망이다.

한경호 방위사업청 425사업 1호 위성 발사관리단장은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은 한국형 3축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전력이자 독자적 우주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앞으로 나머지 425사업 위성 발사를 순차적으로 성공해 킬체인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적을 압도하는 국방태세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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