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스타트업 창업 가이드

산더미 같은 종이 서류 디지털 문서로

입력 2023. 11. 13   15:59
업데이트 2023. 11. 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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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 가이드 - AI 광학 문자 인식 전문기업, 악어디지털 

기계가 글자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인터넷뱅킹 신분증 문자 판독 등 활용
자체 개발 ‘AI-OCR’ 정확도 99% 자랑
흐릿하거나 흘려쓴 필기체도 읽어내
50조 원 규모 일본시장 진출 공들이기도

Kanda AI-OCR은 악어디지털의 다양한 문서처리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된 인공지능 문자인식 기술을 말한다. 사진=악어디지털
Kanda AI-OCR은 악어디지털의 다양한 문서처리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된 인공지능 문자인식 기술을 말한다. 사진=악어디지털



악어디지털은 인공지능(AI) 광학 문자 인식(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기술을 바탕으로 종이 문서를 디지털화하는 테크 스타트업이다. OCR 기술은 사진이나 문서에 있는 글자를 기계가 인식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기술을 말힌다. 대표적인 적용 분야로는 PDF 문서 변환, 명함 관리, 차량번호 자동 인식, 신용카드 등록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에서 신분증에 있는 사진이나 문자를 판독해 비대면 인증을 하는 방식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악어디지털은 네이버에서 보안 분야 개발자로 근무하던 김용섭 대표가 2014년도에 창업했다. 그 뒤에 카카오, 안랩, 네이버 등 국내 주요 IT기업 출신들이 대거 합류했다. 네이버 재팬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출장을 갈 때마다 다량의 개발 관련 서적을 들고 다니는 것에 불편함을 느껴 일본 북 스캔(Book Scan) 서비스를 이용하던 김 대표가 한국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종이 문서는 막대한 보관 및 관리 비용이 발생한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책이나 종이 문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을 텐데, 기업 입장에서는 문서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종이 문서는 공간의 제약이 많을 뿐만 아니라 훼손이나 화재, 분실과 같은 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문서보관실이나 서고를 유지하기 위한 임대료 또한 적지 않게 발생한다. 심지어 임대료가 평당 수백만 원 하는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에서도 몇 개 층을 문서보관실로 활용하는 금융회사도 있다. 또한 기존 종이 문서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빽빽하게 쌓여있는 문서 중에서 원하는 문서를 찾기도 어렵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악어디지털 문서 전자화 프로세스.출처=악어디지털
악어디지털 문서 전자화 프로세스.출처=악어디지털



악어디지털은 이런 종이 문서의 단점과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불편사항)를 파악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문서 전자화 플랫폼을 개발해 아시아 최대 중요 기록물 보관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악어디지털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종이 문서를 보관할 필요가 없어져 공간 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서를 전산화해 필요한 내용을 언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 악어디지털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이전에 종이 문서 관리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평균 30%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악어디지털은 현재 문서 수거부터 스캔, 전자화 이후 원본 보관 또는 파쇄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하고 있다. 평균 1년6개월이 소요되던 문서관리 작업을 20일 안에 완성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현재 누적 투자 금액은 300억 원 수준이다.

악어디지털의 핵심 경쟁력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바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OCR 기술을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자를 인식하는 정확도가 99%에 달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특히 흘려 쓴 필기체나 수십 년 전 설계도에 흐릿하게 적힌 손글씨도 맥락에 맞게 읽어내는 것이 강점이다. 이는 자체 개발한 인공 신경망 AI를 동시에 활용해 오차를 보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필요하면 특정 기업에 최적화된 정확도를 얻기 위해 문자, 단어, 문맥을 분류하고 AI 엔진을 재학습시킬 수도 있다.


악어디지털의 AI 필기체 인식 기술. 출처=악어디지털
악어디지털의 AI 필기체 인식 기술. 출처=악어디지털



이렇게 정교한 AI 기술 뒤에는 지난 9년간 축적해온 고객사 600여 곳의 방대한 데이터가 있다. 국가별 양식이 제각각인 무역업 문서부터 전문용어가 많은 바이오 업계 문서, 오래된 국가 기록물 등을 판독해 본 경험이 모두 엔진 고도화에 도움이 됐다. 현재는 복잡한 도표나 초서체, 해서체가 쓰인 고문서, 일제강점기 타자기 기록물 등도 어려움 없이 전자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단순히 인공지능 관련 기술력만 있다고 해서 악어디지털을 따라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두 번째 핵심 경쟁력은 아시아 최대 문서디지털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어디지털은 2018년에 2000㎡ 규모의 아시아 최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전문 디지털센터를 열었다. 기업이나 관공서의 특성상 문서의 보안이 매우 중요한데 이런 고객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인가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보안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해킹의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서버 보안 관리를 하고 있다. 악어디지털은 문서디지털센터에 문서 전자화에 대한 모든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월 2000만 장 이상의 종이 문서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끝으로 기업-정부 거래(B2G)·기업-기업 거래(B2B) 영업력과 사업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요즘 AI 관련 회사들은 점점 많아지는데 문제는 기술만 있고 돈을 버는 회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기술 기반의 회사들이 기술만 좋으면 투자받고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해 영업에 신경을 안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악어디지털은 사업 초기부터 영업의 중요성을 인지해 탄탄한 영업조직을 갖췄다. 또한 가장 엄격한 기술 검증이 요구되는 공공기관, 금융기관, 대기업 등 600여 개의 고객사에서 사업수행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캔 전문기업, OCR 전문기업, 자연어 처리기업 등 분야별 플레이어는 많이 있어도 AI OCR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모든 것을 통합한 밸류 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한 곳은 국내에서 악어디지털이 유일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과 관공서에서 찾고 있다.

악어디지털은 일찍부터 일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2017년에 일본 자회사를 설립해 지속해서 일본어 인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일본 MIC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문서 전자화 시장은 약 50조 원에 달한다.

전 세계 최대 규모로 2005년부터 전자 문서에 종이 문서와 같은 법적 지위를 부여해 전자 문서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악어디지털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우수 인력 영입, 사업 개발 등을 통해 일본에서 성과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필자 임성준은 카카오·야후코리아·네이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주거공간 임대차 플랫폼 '스테이즈'를 창업했다. 저서로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유치까지』가 있다.
필자 임성준은 카카오·야후코리아·네이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주거공간 임대차 플랫폼 '스테이즈'를 창업했다. 저서로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유치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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