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도발 원점 집중포화 적 공격의지 꺾었다 … 압도적인 화력 과시 포병 자부심 높였다

입력 2023. 10. 27   17:18
업데이트 2023. 10. 2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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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 현장 

육군5군단 예하 포병부대 전력 총출동
위풍당당 K9·K55A1 자주포 70문 투입
대포병레이다·UAV 이용 적 위치 탐지
신호 맞춰 70개 포탄 한 곳 동시탄착 사격
총 327발 포탄 하늘 가르며 표적지 초토화

지난 27일 강원도 철원군 송호동훈련장에서 진행된 지상군구성군사령부(지구사)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FTX) 중 훈련에 투입된 5군단 예하 포병부대 자주포가 포연을 내뿜으며 사격하고 있다.
지난 27일 강원도 철원군 송호동훈련장에서 진행된 지상군구성군사령부(지구사)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FTX) 중 훈련에 투입된 5군단 예하 포병부대 자주포가 포연을 내뿜으며 사격하고 있다.



강력한 포병부대의 존재는 적에게 긴장과 공포를 주는 위협이자, 아군에게는 든든하고 확실한 무기다. 군의 주요 전력과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 동시에, 상대의 공격지점을 파괴해 반격의 가능성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도 포탄과 미사일이 오가는 양상이 반복된다.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적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육군 장병들이 실전 같은 훈련에 임했다. 2023년 호국훈련의 하나로 육군지상작전사령부 겸 지상군구성군사령부(지작사·지구사)에서 전개한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FTX) 현장이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장병들이 지휘소의 사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장병들이 지휘소의 사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쌀쌀한 날씨, 진흙탕 바닥도 문제없어

지난 27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송호동사격장. 어느새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아침 기온에 절로 몸을 움츠렸다. 그러나 결전 태세 완비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육군 장병들에게 추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들은 새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포탄을 옮기고, 마지막으로 장비 상태를 확인하면서 최종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훈련은 대화력전 FTX의 마지막 날을 맞아 실전적인 대화력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철원과 경기도 연천군의 사격훈련장에서 5군단 예하 포병부대 전력이 총출동한 가운데 진행됐다.

5포병여단을 주축으로 3보병사단·1기갑여단 등 5개 부대에서 K9·K55A1 자주포 70문이 투입됐다. 송호동훈련장에서는 58문의 자주포가 3개 제대로 나눠 사격했다. 조금 떨어진 연천군에도 1개 제대 12문의 자주포가 배치됐다. 총 327발의 포탄이 가을 하늘을 가르면서 표적지를 초토화했다.

이날 사격장 바닥 곳곳은 전날 억수같이 내린 비로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신발은 황토색으로 물들었고, 흙이 바지와 얼굴까지 튀기도 했다. 땅이 단단하게 포를 받쳐주지 못해 사격에도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보였다. 하지만 사격 후 화포가 밀리지 않도록 현수장치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서 문제는 쉽게 해결됐다.


사격 이후 자주포 근처에 포연이 자욱한 모습.
사격 이후 자주포 근처에 포연이 자욱한 모습.



포병 위력 확인

“전 제대, 사격 준비 끝!” “넷, 삼, 둘, 하나, 지금!” 사격 명령에 따라 적색 수기가 힘차게 펄럭이자, 천지를 뒤흔드는 포성과 함께 희뿌연 연기가 사방을 뒤덮었다.

훈련은 지정된 자주포가 수정탄을 발사하면서 가볍게 몸을 푸는 상황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제대별 일제사격은 다양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우선 적의 포격 도발 이후 대포병탐지레이다가 위치를 탐지해 대응사격했고, 무인항공기(UAV)가 고고도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후 도발 원점을 파괴하는 국면도 전개됐다.

훈련의 대미는 투입된 모든 전력이 동시에 사격하는 동시탄착(TOT·Time On Target) 사격이 장식했다. 적진 깊숙한 곳에 투입된 적지종심작전팀이 주요시설과 목표지점의 위치를 파악해 보고했다. 우리 군의 모든 자주포가 한 곳을 노리는 상황. 신호에 맞춰 날아오른 70개의 포탄이 한 곳을 집중포화하면서 적의 공격 의지를 꺾었다.

사격 이후 청명한 가을 하늘에 긴 꼬리를 늘어뜨린 하얀 연기가 눈에 띄었다. 항력감소고폭탄(HE-BB)이 남긴 궤적이었다. 포문에서 떠난 포탄은 공중을 날아가면서 저항을 받아 조금씩 속력이 감소한다. 이때 탄 내부에 있던 항력감소추진제가 점화하면서 사거리를 늘려주는 역할을 하고, 이 과정에서 하늘에 연기가 남는 것. 백익현(소령) 5포병여단 1포병단 작전과장은 “포 자체의 사거리에 포탄 사거리까지 더해 더 먼 거리에 있는 표적까지 사격할 수 있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장병들이 훈련이 끝난 후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
장병들이 훈련이 끝난 후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덕분에 부대의 사기도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다. 자주포와 지휘소를 배경으로 부대기를 들고 기념촬영까지 마친 장병들은 서로 어깨를 두드리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축했다. 김성민(중장) 5군단장도 현장을 방문해 군단 포병 전력의 압도적인 힘을 지켜봤다. 

훈련에 나선 홍성욱(대위) 5포병여단 1포병단 2포대장은 “취임 후 첫 사격훈련이었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육군의 강력한 화력, 포병인으로서 자부심이 생겼다”며 “적이 도발하면 즉각 제압하고 강력하게 끝까지 궤멸하는 전력을 갖추는 데 일조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기홍(준장) 5포병여단장은 “이번 대화력전 FTX와 포병 실사격 훈련으로 유사시 적의 기습 포병 공격을 최대한 억제하고 최단 시간 내 궤멸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적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 공격도 즉각 강력하고 끝까지 응징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대한민국의 안보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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