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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미국제안보학술회의를 다녀와서

입력 2023. 10. 18   15:27
업데이트 2023. 10. 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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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사무총장 정치학 박사
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사무총장 정치학 박사

 


최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허드슨연구소에서 ‘한미동맹 70주년과 한반도의 안보 도전’이란 주제로 제37차 한미국제안보학술회의(ISC)가 열렸다. 한미안보연구회가 동아일보 부속 화정평화재단과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100여 명의 한미동맹 및 안보·경제전문가, 대학생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올해 회의는 한미동맹 70주년이면서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참석자들은 한미동맹, 북핵과 미사일 위협, 사이버 보안, 북한 인권 등 핵심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했다. 회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필자 역시 국제학술회의를 준비·진행하면서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첫째,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국익을 우선한 각국의 정책과 전략 추진 현장을 실감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하고 중국과 대만의 관계도 악화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은 한반도 안보에 새로운 위협이다.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박사는 북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사용한 드론 운용법을 배울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내년은 미국 대통령선거와 우리의 총선 등으로 주요 국가들의 리더십 변화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둘째, 한미동맹의 견고함과 미래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가 있었다. 한미동맹은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출발했으나 이제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했다. 한미 안보전문가들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안보 이슈를 논의했다.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군사령관은 “미 의회 의원 85%가 한미동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정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미 토론자 모두 ‘워싱턴선언’을 높이 평가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도 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 김태우 박사는 “워싱턴선언은 반 잔의 물”이라며 한국의 핵 능력 강화와 한국형 맞춤형 ‘핵협의 그룹(NCG)’ 등 7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미국 애틀랜틱카운실 프레드릭 빈센조 박사는 “김정은의 오판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김씨 일가의 가장 큰 약점은 ‘인권’”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는 게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힘줘 말했다.

셋째, 휴전협상의 입체적 분석과 논의였다. 국방대 손경호 교수는 미국의 휴전협상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했고, 미 조지타운대 캐스린 웨더스비 교수는 김일성·스탈린·마오쩌둥의 협상전략을 소련(현 러시아)의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스탈린은 제3차 대전의 위험을 막으려고 6·25전쟁을 장기화하려 했으며, 미 국무부에 침투한 소련 간첩이 스탈린의 의사결정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6·25전쟁의 휴전협상 과정과 전략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웨더스비 교수는 일각에서 아직까지 북한의 남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이념 논쟁에 불과하다고 못 박았다.

한미 토론자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이번 회의는 한미동맹의 견고함과 중요성을 체감한 성공적인 콘퍼런스이자 안보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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