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첫 발에 반드시 격추” 표적 된 순간, 피할 수 없다

입력 2023. 10. 18   17:10
업데이트 2023. 10. 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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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방공여단, 신궁 대공사격 훈련

적 소형 무인기 대응 실전 감각 배양
표적 포착부터 발사까지 단 1분 이내…
훈련 투입 3개 팀 모두 목표물 명중
고도의 집중력 바탕 빈틈없는 영공 사수

17일 충남 태안군 안흥사격장에서 진행된 육군1방공여단의 신궁 대공사격훈련 현장에서 장병들이 발사한 지대공미사일이 표적기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17일 충남 태안군 안흥사격장에서 진행된 육군1방공여단의 신궁 대공사격훈련 현장에서 장병들이 발사한 지대공미사일이 표적기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첫 발에 반드시 격추한다는 의미를 가진 ‘초탄필추(初彈必墜)’는 모든 방공부대가 목표이자 신념처럼 삼는 문구다. 적의 도발의지를 꺾으면서 아군의 전투의지를 끓어오르게 하는 데 이만큼 강한 효과를 주는 것이 없다. 전장에서 실수 없이 초탄필추를 구현하려면 평시에 실전 같은 훈련으로 전비태세를 갖춰야 하는 건 당연지사. 매일 수도권 하늘을 지키는 경계작전을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 동시에 훈련에 매진하며 초탄필추의 모범사례를 보여준 육군1방공여단의 신궁 대공사격 훈련 현장을 찾았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흔치 않은 훈련 기회에 만반의 준비

17일 오전 충남 태안군의 안흥사격장.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부서지는 파도와 지저귀는 새소리에 평화롭던 순간도 잠시, 심상치 않은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방에 있는 민간인·어선은 안전 구역으로 즉시 이동 바랍니다.” 그리고 곧 1방공여단의 지대공미사일 신궁 사격훈련이 전개됐다.

이번 실사격 훈련은 신궁 운용요원의 사격 절차 숙달과 자신감 배양, 실전적인 방공작전 수행능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완벽한 대공방어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대별로 사수와 부사수 두 명으로 구성된 총 세 팀이 이날 훈련에 임했다.

장병들은 사격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으로 분주했다. 땅에 고정된 발사대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사격 절차를 다시 한번 숙지하는 이들의 눈빛이 진지하게 빛났다.

한 달간 열심히 호흡을 맞춘 오성대대 사수 김태형 중사와 부사수 박종률 상병은 첫 사격의 긴장 속에서도 확실한 자신감을 전했다. 김 중사는 “교전모의기 대응, 실항적 추적 훈련 등 체계적인 집체교육을 소화하며 많이 연습해 왔다”고 말했다. 박 상병도 “군 복무 중 직접 신궁 사격을 해볼 기회가 생겨 뜻깊다.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잘해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발사대와 발사기, 유도탄으로 구성된 신궁은 상대적으로 간략한 사격 절차와 소형 표적도 정확하게 맞히는 명중률로 주요 방공무기로 자리 잡았다. 이두희(상사) 대대 유도무기소대장은 “최근 적의 소형 무인기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주기적인 사격훈련으로 실전 감각을 기른다”며 “장비를 설치하고 준비해 사격하는 과정을 체득하면서 장병들이 정예요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상의 적기로 훈련에 활용된 무인 표적기.
가상의 적기로 훈련에 활용된 무인 표적기.

 

지대공미사일에 맞아 공중폭파되는 표적기.
지대공미사일에 맞아 공중폭파되는 표적기.

 

파괴된 표적기 파편이 쌓여 있는 모습.
파괴된 표적기 파편이 쌓여 있는 모습.



눈 깜짝할 새 날아간 미사일에 표적 명중

“선회, 5㎞ 접근” 적 무인기가 우리 해안으로 접근해 오는 일촉즉발의 상황. 그러나 뛰어난 정확성을 자랑하는 신궁이 있는 한 걱정은 없었다.

훈련은 우리 영공으로 침투하는 적 무인기를 정확하게 격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병들은 퇴각과 선회를 반복하는 가상의 적기를 요격하기 위해 유효사거리 진입 시점까지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면서 놓치지 않았다.

사수가 표적을 포착하면, 부사수가 옆에서 배터리 냉각장치(BCU)를 부착하고 후방 보호덮개를 제거한다. 이후 45초 이내에 사격이 이뤄져야 한다. 사수가 맨눈으로 표적을 재포착하고, 사격 준비를 마치면 부사수가 적색 수기를 휘날린다.

그러자 굉음과 함께 유도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쭉한 탄이 뿜어내는 불꽃과 연기가 눈에 잠시 들어오는가 싶더니 공중에 기다란 띠를 남기면서 정확하게 표적을 향해 날아갔다.

훈련에 투입된 3개 팀은 모두 정확하게 표적을 격추했다. 파괴되지 않은 무인기도 나중에 수거해 보니 큰 구멍이 나 있었다. 유도탄은 사수가 설정한 방식에 따라 표적 근처에서 탄이 터지는 근접신관 폭발과 표적을 직접 때리는 직접 폭발로 사격할 수 있다. 신궁의 정확도와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수 ㎞ 떨어진 공중에 떠 있는 표적이었지만, 끊임없이 훈련해 온 장병들의 노력과 현장에서 발휘한 고도의 집중력이 최상의 성과로 나타났다. 정확한 사격 결과에 현장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치의 오차 없는 사격은 장병들의 빈틈없는 대공 전력 구축 의지를 방증했다.

성공적으로 훈련을 마무리한 장병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김 중사는 “훈련 중 들었던 ‘절대 표적을 놓치면 안 된다’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며 “눈을 깜빡이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덕분에 항적이 잘 보여서 명중할 수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신궁 사격절차를 숙달하는 사수와 부사수.
신궁 사격절차를 숙달하는 사수와 부사수.



평시 체계적인 훈련으로 대공사격능력 ‘UP’ 

이날 여단은 사격 참가 장병 외에도 20여 명을 사격장에 보내 훈련을 참관하도록 했다. 부대에서는 실제 유도탄을 발사하는 사격훈련에 제한이 있어 시청각 교육이나 가상 시뮬레이터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장병들은 눈앞에서 포탄이 날아가 표적을 격추하는 모습을 목도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방공진지장 임무를 맡고 있는 신가영 소위는 “신궁 사격은 처음 봤는데, 상황을 통제하고 사격명령을 전해야 하는 진지장 역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부대에 돌아가면 장병들과 사격 절차 숙지에 관한 교육훈련에 매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여단은 훈련에 앞서 성과를 극대화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대공사격 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가정해 방지대책을 마련했다. 또 관계기관 협조부터 장비·탄약 점검과 통제관에 의한 사격 통제까지 3중 안전 확인 체계를 강조해 실제 훈련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했다. 훈련 종료 이후에는 사후 검토를 통해 미흡한 사항을 보완·발전하면서 전체적인 전투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시간을 가졌다.

이만희(준장) 여단장은 “갈수록 다변화하는 적의 공중침투 위협에 실전적인 사격훈련으로 최상의 운용 능력과 자신감을 함께 얻은 좋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수도 서울을 지켜낸다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초탄필추’의 대공방어 태세를 유지하는 데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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