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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자 했던 것에 집중…숭고한 마음 와닿았다”

입력 2023. 10. 10   17:22
업데이트 2023. 10. 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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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황형근 상병·워커 장군 역 김은혁 상병·김지우 이병 역 노영학 상병


뮤지컬 ‘스탠드 오어 다이(Stand or Die), 낙동강’은 하나부터 열까지 장병들의 손을 거쳤다. 주연배우는 물론 연출, 작곡, 음향, 소품, 의상 등 크고 작은 모든 것에 장병들이 재능을 쏟았다.

연출을 맡은 황형근(23) 상병은 미국 에머슨대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다. 입대 전부터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촬영 및 편집 등으로 작품 제작을 활발히 해 왔다. 전작 ‘두 개의 세상’은 2022 파리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독립장편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뮤지컬에는 공모를 보고 지원해 참여하게 됐다. 황 상병은 “군에서 뮤지컬 제작에 참여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영광스럽게도 오디션에 선발돼 연출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황 상병은 시나리오 작업부터 직접 참여했다. 워커 장군과 이정송 여사, 김지우 이병의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에 담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황 상병은 “국토의 90%가 점령당한 상황에서 전장에 선 사령관, 임신한 채 남편을 찾아 320㎞를 걸어가야 했던 아내, 소중한 친구가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던 병사가 처했던 상황은 모두 달랐다. 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 가야 할까 고민하다 이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에 집중했다. 그러니 답이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작품 속에 세 인물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았다. 황 상병은 “관객이 극의 흐름을 쉽게 따라가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각 인물의 서사를 충실하게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워커 장군 역을 맡은 김은혁(23) 상병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배운 게 많다. 김 상병은 “사실 워커 장군이 누구인지, 다부동이 어디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역사와 인물을 공부하고 나니 워커 장군의 고뇌와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마음이 더욱 와닿았다”고 전했다.

김 상병은 특히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 많이 부족하지만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군에 와서 배우게 됐다”고 했다.

2002년 아역배우로 데뷔한 노영학(30) 상병은 연기 경력만 21년인 베테랑 배우다. 김지우 이병 역을 맡은 그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소중한 것을 배웠다.

노 상병은 “지우는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아마 이번 뮤지컬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상실의 아픔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싸워 나가는 지우를 통해 배우로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전우들과 잊지 못할 추억도 쌓았다. 노 상병은 “뮤지컬은 처음이라 개인적으로도 도전이었고, 또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전우들과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갈등도 많았다. 하지만 동고동락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고 의견을 맞춰 나갔다. 이제는 둘도 없는 진짜 전우가 됐다.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의 인생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송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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