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독서코칭을 통해 깨달은 군인정신

입력 2023. 09. 25   14:16
업데이트 2023. 09. 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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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민 상사 육군1포병여단 칠봉부대
전현민 상사 육군1포병여단 칠봉부대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한 방송에서 “영화는 술처럼 뜨거운 성질이고, 책은 물처럼 차가운 성질이다. 우리의 이성은 기본적으로 차가우며, 교양에 관해서는 영화가 책을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평소 책을 읽는 것만큼 즐거운 취미활동은 없다고 늘 생각해왔다. 이런 취미를 장병들과 나누기 위해 부대 독서동아리 모임을 하던 중 여단장님으로부터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추진하는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인 ‘독(讀)한 장병 독서 코칭’을 소개받았다. 우리는 이 사업에 지원했고, 사업 부대로 선정돼 지난 6월 30일부터 독서 코칭을 받고 있다.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은 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한국도서관협회가 협업해 각 부대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업은 독서 인프라 구축과 각종 독서 프로그램으로 장병 소통문화 확산은 물론 병영을 더 큰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사업 선정 이후 보다 효과적인 코칭을 위해 강사가 부대를 사전 방문하는 등의 활동이 이뤄졌다. 이후에도 강사와 충분히 소통하고, 주도면밀하게 준비하면서 코칭이 시작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우리의 첫 독서 코칭 도서는 김훈 작가의 『하얼빈』이었다. 이 책을 선정한 것은 우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알고, 안중근 장군의 뜻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기 위함이었다. 독서 코칭 강사는 책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안중근 장군이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고 지칭하며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명언을 남긴 부분을 꼽았다. 그러면서 우리 장병들도 안중근 장군의 숭고한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위국헌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독서 코칭에 참여한 류재호 상병의 서평에는 이러한 제목을 붙였다. ‘하얼빈, 영웅의 앞모습, 그러나 너무 서민적인’. 이렇게 훌륭한 문학적인 서평을 남겨준 강사에게 모두 감동했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독서에 임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는 문구는 ‘약육강식 풍진시대(弱肉强食 風塵時代)’다.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 장군이 항소를 포기한 뒤 작성한 글이다. 당시 현실에 대한 안중근 장군의 인식을 알 수 있었다. 11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전 세계는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나아가 육군의 일원으로서 안중근 장군의 뜻을 이어받아 튼튼한 국방과 굳건한 안보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더 확고히 했다. 이렇게 유익함을 주는 독서 코칭은 앞으로 4회가 남아 있다. 참여하게 될 장병들에게 독서의 긍정적인 면모가 퍼져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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