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누군가의 20%가 되기 위해

입력 2023. 09. 22   14:55
업데이트 2023. 09. 24   11:55
0 댓글
서영욱 중사 육군1포병여단 쌍호포병대대
서영욱 중사 육군1포병여단 쌍호포병대대



지난 6월 나는 포병단 모범부사관으로 선정됐다. 모범부사관은 한 달에 한 번 임무수행 능력과 체력, 자기관리 등을 기준으로 심의를 거쳐 선발된다.

당시는 포대 전술훈련평가를 앞둔 상황이었다. 나는 정신없이 훈련에 매진하던 중 포병단 모범부사관 선발 명단에 이름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모범부사관이 됐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남들보다 특별하고 뛰어났기 때문에 모범부사관에 올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라는 말처럼 훌륭한 전우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평소 ‘나는 군인으로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하고 있으며, ‘자격을 갖춘 자’만이 대우받는다는 믿음을 갖고 지금까지 군 생활을 이어왔다. 이에 선배들에게 배웠던 것처럼 자랑스러운 군 복무를 시작하는 후배들이 필요하고 충분한 자격을 구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강인한 체력이다. 우리 대대는 강한 체력을 강조하고 있다. 매일 체력단련 시간에는 대대장과 주임원사가 솔선수범해 10㎞를 달리고 있다. 우리 대대원 모두는 체력단련에 힘썼고, 나 또한 특급을 달성하며 6개월 만에 체중 16㎏을 감량했다. 이렇게 얻은 체력을 기반으로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전포사격통제관 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군인의 기본인 체력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건강하게 만들고, 임무수행에 큰 도움이 된다. 후배들도 늘 움직이고, 또 움직일 것을 권한다.

둘째,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 것이다. 나는 병사들의 생일이면 미역국을 끓여주고, 아프면 함께 병원에 가고 있다. 내게 우리 부대는 가족이다. 나는 우리 병사들의 아버지, 형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힘들 때면 위로해주고, 기쁠 때면 내 일처럼 기뻐하는 관계. 이런 가족과 같은 관계를 형성했을 때 군 생활의 보람을 느낀다. 그 추억은 미래에도 버팀목이 될 것이라확신한다.

“100% 인원 중에 20% 인원이 어떤 바람을 불어주느냐에 따라 80% 인원이 변화한다”라는 말이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소수가 다수를 변화시키는 것이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투명한 물에 물감 몇 방울이 떨어진다고 상상해보자. 이내 물 전체가 물들게 된다.

이처럼 한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은 다수의 구성원이 아닌 소수의 영향력을 가진 리더들이다.

나도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겨넣고, 누군가의 20%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군문에 들어서는 후배들에게 때론 막막하고, 지치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잊지 말고 꾸준히 나아가라는 응원을 해주고 싶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