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열리는 군 문화축제…내달 6일 계룡서 개막
완전군장 착용·지뢰탐지기 체험·군악대 공연 등 ‘다채’
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10월은 소위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 곳곳에서 특색 있는 지역축제가 연일 열린다. ‘국민의 군대’를 지향하는 군에서도 올해는 축제 행렬에 동참한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전군 최대 규모의 군 문화축제 ‘2023 지상군페스티벌’이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열린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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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참여·체험 기회 넘치는 ‘축제의 장’
지상군페스티벌은 군과 국민이 직접 만나는 육군 주관의 최대 규모 군 문화축제다. 2002년 시작해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해(2020년, 2021년)를 제외하고 올해 19회째를 맞는다. 2006년부터는 ‘국방수도’ 충남 계룡시의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에 포함돼 열렸고, 올해 4년 만에 이름을 되찾고 다시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상군페스티벌은 평균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만큼 큰 규모의 축제로, 기존 특산물·자연환경 중심의 지역축제와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육군 장비를 전시하고 군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상군페스티벌 행사기획단 측은 “페스티벌의 본질을 살리고 육군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전체 행사 프로그램이 기존 39개에서 55개로 늘어난 것만으로도 이를 증명할 수 있다. 기획단은 관람객들이 참여하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가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다중통합레이저교전체계(MILES·마일즈) 장비와 지뢰탐지기는 물론 최신 화기 사격 체험도 할 수 있다. 전투장비와 줄다리기 체험장에서는 소형전술차량을 직접 줄로 끌어 볼 수도 있다. 위장크림을 바르고, 방탄조끼와 완전군장을 메어 보는 군장류 착용 체험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예비역 남성이 갖고 있는 군 복무 당시의 기억을 회상하는 자리도 있다. ‘육군 부대기 전시관’에서는 자신이 전역한 부대의 사단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고, 사단별 대표적인 장소를 촬영한 사진·영상도 전시한다. 군 복무 당시 남긴 사진을 접수해 행사장에 전시하는 ‘추억의 군생활 사진 응모 이벤트’도 지상군페스티벌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진행 중이다.
직접 볼 수 있는 장비도 늘어났다. 이전까지 4대에 불과했던 탑승체험을 할 수 있는 전투장비도 K200A1 장갑차와 차륜형 장갑차, 소형전술차량, 군사경찰 모터사이클(MC) 등을 포함해 총 10대로 늘렸다. 또 계룡대 영내투어에 군 수소버스를 추가 편성해 더욱 많은 인원이 참가할 수 있게 했다.
프로그램 운영 방식도 바꿨다. 이전까지 유지해 온 예약제에서 선착순으로 접수 방법을 변경한 것. 특정 체험장에 있는 ‘A-R-M-Y 도장’을 모으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로 관람객 분산효과도 노린다. 대기 인원을 위해 예상 소요시간이 적힌 안내간판도 설치할 예정이다.
또 육군 군악의장대대와 베트남·튀르키예·몽골 등 해외 군악대의 절도 있는 종합예술공연, 태권도시범단의 고난도 퍼포먼스를 볼 수 있는 공연도 준비 중이다.
올해 페스티벌 기간 중 같은 공간에서 ‘계룡군문화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육군을 포함해 해·공군도 참가해 군을 향한 국민의 관심과 군 복무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자리에서 함께 흥행을 ‘쌍끌이’할 전망이다.
한미동맹 70주년 맞이 특별 프로그램도
특히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군과 함께하는 행사도 눈에 띈다. 주한미군에서 운용하는 장비 전시와 함께 미군 장병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한다. 비슷한 제원의 한국군 장비도 같이 설치해 비교해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협조로 한미동맹 70주년 특별기획전도 볼 수 있고, 미 군악대와 한국군 장병이 같이 만드는 공연도 준비돼 있다.
남성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행사도 열린다. 육군 최정예 전투원과 미군 E3B(미 여단급 부대가 시행하는 자격인증 평가로 ‘우수보병휘장(EIB)’ ‘우수야전의무휘장(EFMB)’ ‘우수군인휘장(ESB)’을 통틀어 가리키는 명칭)에서 진행하는 체력검정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행사기획단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는 바로 육군 특별공연팀. 전국의 끼 많고 열정 넘치는 장병들이 신청서를 접수해 경쟁률이 18대 1에 이르렀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군가 메들리·군무와 함께 주한미군 밴드와 한미연합 특별공연까지 맹연습하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관람객이 특별공연팀과 같이 노래할 수 있는 ‘군가 노래방’도 축제기간 중 문을 연다. SNS로 신청하면 특별공연팀 병사와 듀엣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고, 사인을 받으면서 기념사진 촬영까지 같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대책 마련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오랜만에 열리는 육군 주관 대규모 축제인 만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기획단은 실내 전시관 입구에 입장 인원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시스템을 설치해 밀집도를 관리할 예정이다.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통해 수시로 관람객이 몰리는 지역도 확인한다.
군에서 여는 축제답게 테러 대응태세도 완벽하게 갖췄다. 언제, 어디서든 미상의 폭발물 발견 시 대응팀이 투입돼 숙달된 절차에 따라 상황을 해결할 준비를 마쳤다.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금속 재질의 군 장비에 부딪혀 다치거나 차량 탑승 체험 시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없도록 진행요원으로 투입될 장병들에게 유의사항과 응급구조법을 주지시키고 있다.
인터뷰-지상군페스티벌 행사기획단장 최원석 (준장·진)
“어디서도 해볼 수 없는 특별한 체험, 군의 매력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이번 축제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체험’입니다. 다른 어떤 축제에서도 해 보실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을 무료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최원석(준장·진) 지상군페스티벌 행사기획단장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해제되면서 4년 만에 재개되는 축제를 이끄는 만큼 긴장감이 가득할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그는 “지상군페스티벌에 앞서 진행될 국군의 날 행사에서 다양한 장비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우리는 체험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며 “요즘 행사 트렌드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정말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 단장은 “야전부대에서 근무할 때 진행한 부대 개방행사에서 장비 몇 대를 전시한 것과 비교하면 차원이 다른 일”이라며 “군 내외 여러 곳에 협조를 구하고 회의를 진행하면서 사람을 한데 모아 호흡을 맞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이를 극복하고 원활하게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다른 사례에서 그 원동력을 찾았다. “디즈니랜드에 가 보면 모든 직원이 웃으면서 맞이해 줍니다. 관람객들도 그 웃음에 미소 지으며 좋은 추억을 안고 가죠. 페스티벌 현장에서 보실 우리 군 장병들에게도 웃으면서 관람객을 맞이하자는 이야기를 늘 전합니다. 직접 오셔서 한 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최 단장은 만반의 준비를 한 만큼 많은 국민에게 축제에 와 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대부분 육군과 연관 있는, 애정을 가진 분들이 많이 오실 겁니다.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남녀노소 가족·친척 모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군 생활의 향수뿐만 아니라 군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분이 찾아와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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