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호국미술대전
전 국민 대상 군 유일 미술 공모전
‘예술을 통한 국민과 육군의 만남’
회화·사진 등 6개 분야 1330점 접수
대상은 황병필 작가의 ‘매헌’
올해 첫 출품 캘리그래피 분야 영예
DMZ 밤하늘·뒤집힌 방탄헬멧…
호국 의지 담긴 다양한 작품들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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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안목’이라는 뜻의 심미안(審美眼). 심미안으로 들여다본 예술 작품에서 우리는 이제껏 떠올리지 못한 영감이나 깨달음을 얻는다. 냉정하고 삭막할 것 같은 군대에서도 예술 작품이 주는 효과는 대단하다. 긴 설명 없이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나라를 지키고 임무수행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 수 있기 때문. 장병들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큰 울림을 전한 작품들이 가득한 제13회 호국미술대전 개막식과 시상식 현장을 다녀왔다. 글=배지열/사진=이경원 기자
정신전력교육 효과 높인 예술의 향연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곳곳에는 군복을 입은 장병들이 가득했다. 이들은 이날 제13회 호국미술대전 개막식과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다. 육군본부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군 장병 및 문화·예술계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육군본부 군악의장대대의 축하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호국미술대전은 군 장병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진중창작품 공모전’을 지난 2011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한 군 유일의 미술 공모전이다. 2017년부터는 대상의 훈격을 국방부 장관에서 대통령으로 격상시켜 위상을 높였다.
올해 미술대전은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예술을 통한 국민과 육군의 만남’을 주제로 진행됐다. 총 6개 분야(회화·서예·조소·문인화 및 캘리그래피·사진·디자인)에서 작품을 공모했다. 특히 올해는 최근 문화예술 트렌드를 반영해 캘리그래피 분야를 새로 추가, MZ세대 장병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했다.
높은 관심 속에 1330점의 작품이 접수됐고, 2차에 걸친 엄정한 심사와 평가를 통해 대통령상인 대상을 비롯해 최우수상·우수상·장병 부문 우수상·특선·입선 등 총 216점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영예의 대상은 황병필 작가의 캘리그래피 ‘매헌(梅軒)’에 돌아갔다. 황 작가는 전통서예와 현대적인 캘리그래피에 디자인 기법을 접목해 직접 개발한 ‘히어로그래피’라는 독창적인 캘리포트레이트 작품을 선보였다. 윤봉길 의사의 생전 얼굴부터 몸 전체를 유언 글씨로 하나하나 그려 넣는 형상화 작업으로 호국의지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 작가는 “호국 의지가 가득한 윤봉길 의사의 유언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함으로써 윤 의사를 기리는 마음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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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담겨 전국에 퍼질 ‘호국·안보’ 정신
사진 부문 최우수상은 육군7보병사단 연승여단 박정훈 대위의 ‘비목’이 차지했다. 박 대위는 비무장지대(DMZ)가 보이는 7사단 최전방에서 비목을 배경으로 밤하늘의 별을 장기노출로 촬영했다. 그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이 비목 위에서 빛나는 별들이 됐을 거라는 믿음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부문별 최우수상은 전투에 임하는 장병들의 용맹함을 그려낸 김경현 작가의 ‘사선(死線)에서’(회화 부문), 실용성을 고려해 만든 육군3사관학교 강민우 병장의 ‘안경 사용자를 위한 전투 방독면 디자인’(디자인 부문)에 돌아갔다.
조소 부문은 깨진 채 뒤집힌 방탄헬멧의 모습에서 잊히는 참전용사의 희생에 관한 경각심을 주는 중앙대 학군단 권민서 후보생의 ‘희생’, 서예 부문은 군인의 충성과 의지를 담아낸 홍순형 작가의 ‘충릉송백조의비설상청(忠凌松柏操義比雪霜淸)’, 캘리그래피 부문은 군가 ‘너와 나’ 가사를 활용한 배정인 작가의 ‘그대 왜 거기에 있나’가 각각 선정됐다.
입상작은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전쟁기념관 전시를 시작으로 계룡시 지상군페스티벌전시관(10월 6일~10일), 대구 아양아트센터(10월 24일~29일), 부산 유엔평화기념관(11월 1일~12일), 국립춘천박물관(11월 15일~26일) 양구인문학박물관(11월 29일~12월 17일)을 돌면서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조석근(대령) 육군본부 정신전력문화과장은 “‘호국’을 주제로 작가들의 각고의 노력과 예술적 혼을 담은 수작이 많이 출품됐다”며 “앞으로도 호국미술대전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육군이 되기 위해 앞장서는 동시에 호국과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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