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70년 전통 ‘순항훈련 정상화’로 해양강군 건설”

입력 2023. 08. 28   17:14
업데이트 2023. 08. 2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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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앞둔 2023 해군순항훈련전단장 조충호 준장(진)

코로나 후 4년 만에
141일 원양 항해 훈련 돌입

500여 명 부대원들 
5대양 6대주 누비며
기항지 전적지 답사
군사외교 활동 펼쳐

“대한민국 해군 긍지 갖고
글로벌 안보협력 초석 위해
각자 임무 최선 다하길”

2023 해군순항훈련전단장 조충호 준장(진)이 출항에 앞서 훈련함인 한산도함에서 국방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3 해군순항훈련전단장 조충호 준장(진)이 출항에 앞서 훈련함인 한산도함에서 국방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우리 해군을 이끌어갈 해군사관학교(해사) 78기 생도들이 141일의 원양 항해 훈련에 돌입했다. 9기 사관생도부터 시작해 70년 전통을 이어온 ‘순항훈련전단’의 이야기다. 28일 진해 군항을 출항한 ‘2023 해군순항훈련전단’의 키워드는 ‘순항훈련의 정상화’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여파로 방문국과 훈련 일정이 축소됐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6·25 정전협정 및 한미동맹 70주년, K방산 수출 같은 굵직한 현안도 있다. 출항을 앞둔 지난 16일 조충호(준장·진) 순항훈련전단장을 만나 훈련 계획과 각오를 들어봤다. 글=이원준/사진=한재호 기자

“6·25전쟁 정전 직후인 1954년 시작한 순항훈련은 선배님들의 혜안이 담긴 해군의 역사이자, 70년의 전통을 지닌 해사만의 자랑입니다. 사관생도들은 각종 훈련과 실습으로 대한민국의 바다를 굳건히 지키는 정예 해군 장교이자 글로벌 안보협력의 초석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500여 명 부대원을 이끌고 순항훈련에 나서는 조 전단장의 눈빛에는 설렘이 엿보였다. 2019년 이후 4년 만의 세계 일주, 141일 동안 광활한 바다를 누비는 장도(長途)에 나서기 때문이다. 사관생도들도 자신과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2020년 입학한 78기 생도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교육·훈련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보니 졸업·임관 전 떠나는 원양 향해에 기대감이 가득하다. 

“올해 순항훈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훈련의 정상화입니다.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훈련이 축소됐는데, 이제 제반 활동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관생도들은 141일의 여정에서 지난 4년간 갈고닦은 전기전술을 직접 해보며 연마하게 됩니다. 아울러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기항지 전적지 답사, 군사외교 활동을 통해 군인으로서뿐만 아니라 국제신사로서 안목과 식견을 넓힐 것입니다.”

조 전단장은 이번이 4번째 순항훈련이다. 사관생도 때, 소위 시절, 생도 교관(소령)으로 순항훈련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그러다 보니 지휘관으로서 나서는 이번 순항훈련에 감회가 남다르다. 조 전단장은 과거 순항훈련과 달라진 모습으로 실습 환경을 꼽았다. 이전에는 좌식 교육이 많았지만, 지금은 방공전·대함전·대잠전 등 실전적인 교육훈련이 주를 이룬다는 것. 특히 해군 최신예 훈련함인 한산도함(ATH·4500톤급)은 최고의 실습 여건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최고 수준의 교육훈련 여건을 갖춘 한산도함이 지난해에 이어 순항훈련에 투입되면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산도함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실전적인 군사실습이 가능하다는 점은 사관생도들에게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멀티미디어 교육체계가 완비된 강의실과 조함·기관·음탐·전자전·전투체계 교육 실습실이 있는 한산도함에서 사관생도들은 해군 장교로서 구비해야 할 기량을 실전적으로 연마하고 체득할 수 있습니다.”

순항훈련에 나서는 해군사관학교 78기 생도들과 한산도함 장병들이 28일 진해 군항에서 사관생도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해군 제공
순항훈련에 나서는 해군사관학교 78기 생도들과 한산도함 장병들이 28일 진해 군항에서 사관생도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해군 제공



교육훈련은 한산도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순항훈련에 함께하는 군수지원함 화천함(AOE-Ⅰ· 4200톤급)에서는 기동군수· 전자전·손상통제지휘 등이 이뤄진다. 사관생도들은 훈련 기간 한산도함과 화천함에 순환 편승하며 함형별 특화 교육을 받는다. 

순항훈련전단은 6·25 정전협정 및 한미동맹 70주년과 연계해 참전국 보훈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순방국과 수교를 기념하기 위해 현지에서 합동 문화 공연도 개최한다. 인도·태평양 해양 협력 강화를 위해 순방국 주요 부대를 방문하거나 지휘관 초빙강연을 마련하고, 각국 해군과 연합·협력 훈련에 사관생도들이 참가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조 전단장은 적극적인 군사외교로 글로벌 안보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기항지인 미국 하와이에서는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미주 한인 독립운동 기념석’을 진해에서부터 운송해 전달합니다.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정원명 애국지사 묘비도 함께 전달해 독립운동 기념사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펀치볼 태평양 국립묘지(하와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마닐라) 등 6·25 참전국 국립묘지 등을 찾아 참배·헌화할 것입니다. 참전용사 보훈시설을 방문해 위문 공연과 봉사 활동도 합니다. 이 밖에도 한산도함에 6·25 기념영상과 참전국 기념사진을 꾸린 함상 전시관을 운영하면서 보훈 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올해 순항훈련전단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방산홍보전시관 운영을 재개한다. 화천함에 설치된 전시관에는 해군, 방위산업진흥회, 방산기업 등이 부스를 운영한다. 기항지 함정 공개나 함상 리셉션 행사에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방위산업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조 전단장은 끝으로 ‘임무완수’와 ‘안전’을 명심해 줄 것을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순항훈련전단 장병과 사관생도 총원은 대한민국 해군의 일원이라는 긍지를 갖고, 각자가 글로벌 군사외교관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울러 해양강군 건설과 글로벌 안보협력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임무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141일 동안 건강하고 안전하게 주어진 임무와 과업을 완수하도록 상호 존중과 배려, 소통·공감의 자세를 유지해주길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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