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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번영의 방패 한미상호방위조약

입력 2023. 08. 25   16:33
업데이트 2023. 08. 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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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현 칠곡호국평화기념관 학예연구사
공상현 칠곡호국평화기념관 학예연구사



한반도를 참화 속으로 몰아넣었던 1129일간의 전쟁은 70년 전 정전협정 체결로 지금까지 멈춰 있지만, 정전체제가 이토록 오랫동안 이어질 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이미 익숙해져 피부로 느끼지 못할 뿐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정전체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록 미완(未完)의 상태이지만 우리는 70년 동안 평화를 누리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평화 유지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필자는 국군을 포함한 전 국민의 노력과 더불어 정전협정 직후인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전협정 체결 직전의 대한민국은 통일을 기약도 없이 미뤄야 했고 당장의 국가안보조차 위태로운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정전협정 직후, 1949년처럼 다시금 미군이 철수한다면 협정 전문은 한낱 종잇조각으로 전락하는 동시에 3년 전 상황으로 되돌아갈 게 자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정전협정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반공포로 기습 석방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에 모든 것을 걸었다.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이자 세계 최강대국이 세계 최빈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동맹을 맺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성과를 끌어냈다. 상대인 미국은 그러한 조약을 체결한 전례가 없는 나라였기에 더더욱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이후 기적과 같은 조약은 대한민국이 안전보장과 경제개발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포수의 총’ 역할을 해 왔다. 조약 체결 이후 미국은 북한의 재침을 억제하는 동시에 국군 현대화를 위해 주한미군사령부를 창설했으며, 전폭적인 경제지원으로 대한민국이 폐허 속에서 다시 장미꽃을 피우도록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정전 이후 불과 12년 만에 해외파병이 가능할 만큼 대한민국의 국력은 일취월장(日就月將)했다.

2023년 국가보훈부는 ‘어메이징(AMAZING) 70’이라는 슬로건 아래 정전협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70주년을 기념하며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에서 근무 중인 필자 역시 ‘미완의 평화-정전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정전협정 전후과정을 소개하는 사진전을 기획하면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의미와 역할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정전협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을 맞이하는 올여름, 한미 양국은 더욱 굳건한 동맹과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정전협정을 준수하도록 인도해 한반도에 미완의 평화를 넘어 ‘항구적 평화’가 도래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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