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공군

신속하게 “현 시간부 램스 설치” 완벽하게 “속도만큼 정확해야”

입력 2023. 08. 22   17:38
업데이트 2023. 08.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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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하게  “현 시간부 램스 설치” 그들의 손이 빨라졌다
완벽하게 “속도만큼 정확해야” 최고 기량·팀워크 발휘 

무더위가 물러난다는 ‘처서(處暑)’를 하루 앞둔 것이 무색하게 22일 전국 곳곳은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졌다. 그러나 적 도발에 맞서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 군의 발걸음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공군 각급 부대는 ‘2023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 둘째 날 다양한 야외기동훈련(FTX)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특히 공군은 전시 완벽한 항공작전의 필수 요건 중 하나인 신속·정확한 탄약조립 능력을 확인하는 FTX를 전개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화려한 항공작전을 뒷받침하는 공군8전투비행단(8전비)의 대량 탄약조립훈련 현장을 찾았다. 글=김해령/사진=김병문 기자

공군8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장병들이 22일 UFS 연합연습의 하나로 이뤄진 대량 탄약조립훈련 중 훈련용 KGGB 키트와 MK-82 훈련탄을 결합하고 있다.
공군8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장병들이 22일 UFS 연합연습의 하나로 이뤄진 대량 탄약조립훈련 중 훈련용 KGGB 키트와 MK-82 훈련탄을 결합하고 있다.

 

공대공 미사일 AIM-9를 조립하고 있는 공군20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장병들. 사진 제공=이재민 중사
공대공 미사일 AIM-9를 조립하고 있는 공군20전투비행단 장비정비대대 장병들. 사진 제공=이재민 중사

 

8전비 장병들이 이동형 탄약조립장비를 설치하는 모습.
8전비 장병들이 이동형 탄약조립장비를 설치하는 모습.

 

항공기 훈련에 쓰일 MK-82 항공폭탄들이 트레일러로 옮겨지고 있다.
항공기 훈련에 쓰일 MK-82 항공폭탄들이 트레일러로 옮겨지고 있다.



야외기동훈련(FTX)
공군8전투비행단

항공 탄약, 평시 분해된 상태로 보관
유사시 4인 1조로 빠르게 조립·장착
조장들 주기적 보수교육 자격 유지도


유도 키트·훈련탄 결합 절차 숙련 

22일 오전 9시 8전비 대량 탄약조립장. 4명의 장비정비대대 장병이 크레인으로 500파운드급 재래식 항공폭탄 MK-82를 조립대로 옮겼다. 이 MK-82는 국방색이 아닌 파란색이었다. 바로 훈련에 활용되는 훈련탄인 것. 훈련탄은 화약만 없을 뿐 무게와 길이, 모양새가 실제 탄과 같다.

장비정비대대 장병들은 옆에 놓인 커다란 검은색 트렁크를 열었다. 그곳에는 날개가 11자로 접힌 중거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유도 키트가 들어 있었다. 마찬가지로 훈련용 유도 키트다.

장병들은 유도 키트를 조심스럽게 작업대(라인) 위에 올린 뒤 나사를 풀었다 조이기를 반복했다. 유도 키트와 훈련탄을 결합하는 절차다. 탄약조립용 전용 공구를 사용해 익숙한 움직임으로 조립한 지 20여 분이 지나자 제법 위협적인 무기의 분위기가 풍겼다. 잠시 후 MK-82는 한국형 GPS유도폭탄(KGGB)으로 다시 태어났다.

위성항법시스템 유도장치와 관성항법체계, 유도 날개 등으로 구성된 KGGB는 명중률이 떨어지는 재래식 폭탄을 주야간 전천후 정밀타격이 가능한 ‘스마트 폭탄’으로 만든다.

옆자리에서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조립이 진행됐다. JDAM 역시 MK-82 같은 재래식 폭탄에 정밀 타격 능력을 부여하는 유도 키트다. 

전투기에 탑재하는 항공 탄약은 안전과 활용성 보장을 위해 평시에는 부품별로 분해된 상태로 보관되며, 유사시 조립·장착한다. 임무 장병들은 주기적인 훈련으로 빠르고 정확한 항공탄 조립 능력을 연마한다. 훈련 때마다 조립하는 탄약만 수백 발이다.

정해진 시간 내 어마어마한 양의 탄약을 조립하려면 팀워크가 필수다. 탄약조립은 4인 1조로 이뤄진다. 신관이나 부스터 등 주요 장비는 조장(간부)만 다룰 수 있고, 조원들은 탄을 옮기거나 나사를 조이는 등 역할이 주어진다. 완벽한 팀워크를 토대로 하나의 ‘생산라인’처럼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신속·정확한 탄약조립이 가능하다.


너무 조심스러운 실제 탄 이동 작업

조장 최경영 하사는 “조원 각자에게 임무를 주고 전문성을 기르게끔 한다”며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조립이 더욱 요구되기에 조원들에게 항상 꼼꼼함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탄약을 조립하는 임무인 만큼 조장들은 주기적으로 보수교육을 받아 탄약조립자격을 유지한다. 자격유지담당 윤재정 상사는 “조장들의 숙련도 유지를 위해 체계적이고 엄격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된 JDAM과 KGGB들은 트레일러를 활용해 전투기에 전달하고자 비행대기선으로 향했다. 실제 탄이라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폭탄’. 초정밀 전자장비가 장착됐기에 조심스럽게, 천천히 활주로 변을 따라 움직였다. 이날은 실제 탄을 옮기는 작업도 병행됐다. 공중훈련 때 각종 무기체계를 항공기에 장착하기 때문에 실제 탄을 탄약고에서 격납고로 전달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갑작스러운 공격 상황 하달에도 
익숙한 움직임으로 
수십 분 만에 '스마트 폭탄' 완성 


반복적인 임무 숙달로 
긴박한 전시에도 탄약조립


대량 탄약조립장 파괴돼도 괜찮아?

전시 임무수행 절차 능력을 점검하는 UFS의 목적에 따라 이날 장비정비대대에는 갑작스러운 적 공격 상황이 하달되기도 했다. 적 공격으로 대량 탄약조립장이 파괴된 비상 상황이었다.

“현 시간부로 램스(RAMS) 가동!”

상황을 전달받은 박수현(중령) 장비정비대대장은 한 치 망설임 없이 장병들에게 명령했다.

RAMS는 이동형 탄약조립장비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탄약조립대다. 한 세트가 분해된 상태로 트레일러 채로 움직이고, 이동과 설치가 용이해 적 공격 등으로 탄약조립장을 사용할 수 없을 때 활용된다.

장비 설치조는 안전한 곳에서 RAMS를 조립했다. 이후 1시간가량이 지나자 어엿한 탄약조립대가 만들어졌다. 탄약조립장은 보통 4개 조가 작업할 수 있는데, RAMS에는 1개 조가 탄약조립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규모만 정식 탄약조립대보다 작을 뿐, 탄 조립은 문제없다는 게 박 대대장의 설명이다.

박 대대장은 “RAMS는 비상시 탄약을 조립해 항공작전을 지원하는 중요 장비”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탄약 조립·보급으로 대한민국 영공방위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UFS와 별개로 항공작전도 멈춤 없이 전개됐다. 이날 오전과 오후 8전비 FA-50 전투기 편대는 공중훈련을 벌였다.


20전비도 공대공·공대지 탄약 조립훈련

공군20전투비행단(20전비)도 이날 대량 탄약조립훈련을 했다. 20전비 90여 명의 장비·부품정비대대 장병들은 공대공 AIM-9, 공대지 GBU-12, MK-82 등 6종의 탄약을 조립했다.

20전비 역시 탄약저장고에서 불출한 탄약을 조립장에서 조립해 전투비행대대로 인계 후 다시 조립장으로 옮겨 분해하는 과정을 반복 숙달했다.

서학삼(중령·진) 장비정비대대장은 “긴박한 전시에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작전수행하기 위한 훈련”이라며 “완벽한 작전지원 임무수행을 위해 실전적인 훈련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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