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추천 휴양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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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휴양림은 말 그대로 ‘쉬는 숲’이다. 날것 그대로의 자연은 아니다. 사람이 쉬기 좋도록 잘 가꾼 숲이다. 걷기 좋은 길도 있고, 시원한 계곡을 품은 곳도 많다. 산책만 해도 좋지만, 하룻밤 묵으며 청량한 숲의 기운을 한가득 받아보길 권한다. 휴양림은 전국에 200곳이 넘는다. 여름 휴가철에는 숙소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다. 가을 단풍철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늦여름이나 초가을에는 빈방을 구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마음에 드는 휴양림을 봐둔 뒤 가을철 예약을 서두르는 것도 좋겠다.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휴양림 5곳을 소개한다. 전국 모든 휴양림은 산림청이 운영하는 ‘숲나들이’ 웹사이트에서 예약한다.
인천 무의도 ····· 물놀이·갯벌서 조개 캐기·등산 ‘하루가 짧다’
200여 개 휴양림 중 46개는 산림청이 만들고 관리한다. 그래서 ‘국립’이란 이름이 붙는다. 국립휴양림 중 무의도 자연휴양림이 가장 최근에 개장했다. 인천공항이 들어선 영종도 남쪽의 작은 섬 ‘무의도’에 지난해 6월 휴양림이 문을 열었다. 접근성 좋은 수도권 휴양림이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무의도는 2020년 무의대교가 개통한 뒤부터 당일치기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였다. 인천공항이 가까워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구경하고, 드넓은 바다를 만끽할 수 있어서다. 휴양림은 섬 서쪽 하나개해수욕장 쪽에 자리한다. 일몰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위치다. 바다도 깨끗하고, 갯벌이 드넓어서 물놀이나 조개 캐기를 모두 즐기기 좋다.
휴양림은 축구장 137개를 합친 크기(137㏊)를 자랑한다. 휴양림 안에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제대로 등산하고 싶다면 호룡곡산·국사봉을 추천한다.
객실은 모두 19개. 규모에 비해 숙소 수가 적은 탓에 예약 경쟁이 여느 휴양림보다 치열하다는 점은 알아두자. 평일은 이용 6주 전부터 예약할 수 있고, 주말은 추첨제로 운영한다. 다른 휴양림도 숙소 예약법이 비슷하다.
부안 변산 ····· 절경 자랑하는 오션뷰 ‘호화 리조트 따로없네’
전북 부안은 올여름 뉴스에 많이 등장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때문이었다. 대회가 열린 장소는 부안군 하서면의 간척지였다. 하지만 이 간척지가 부안의 전부는 아니다. 부안에는 무더위를 피할 산과 숲도, 기막힌 절경을 자랑하는 바다도 많다.
잼버리 개최지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변산반도다. 변산반도 대부분이 국립공원에 속해 있을 정도로 천혜의 자연을 자랑한다. 국립공원 남쪽, 모항 인근에 2015년 개장한 변산 자연휴양림도 있다. 채석강·내소사 등 부안의 이름난 관광지도 지척이다.
변산 휴양림은 한국 최초의 ‘해안생태형 자연휴양림’이다. 지금은 무의도를 비롯해 전남 진도와 전북 군산 등지에 해안형 휴양림이 많이 생겼는데, 변산이 포문을 연 셈이다. 변산 휴양림에는 야영장이 없다. 대신 전망이 기막힌 숙소가 51개에 달한다. 모두 바다가 잘 보이는 ‘오션뷰’ 객실로, 호화 리조트가 부럽지 않다. 독채형 숙소인 ‘숲속의 집’ 중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위도항’은 전국 자연휴양림 객실 중 가장 예약하기 힘든 방으로 알려졌다.
홍천 삼봉 ····· 천연기념물 ‘삼봉약수’ 맛 보고 한옥서 쉬어 가기
강원도에는 군부대만 많은 게 아니다. 휴양림도 많다. 사방천지가 높은 산, 깊은 골, 청정한 숲이니 그럴 수밖에. 강원도 휴양림 중에서도 독특한 곳으로 홍천 삼봉 휴양림을 꼽을 수 있다. 홍천군은 전국 시·군 중 면적이 가장 넓다. 삼봉 휴양림은 홍천에서도 동쪽 끄트머리 첩첩산중에 들어앉아 있다.
삼봉 휴양림에는 천연기념물이 있다. 한국 100대 약수로 꼽히는 ‘삼봉약수’가 휴양림 안에서 솟구친다. 삼봉약수는 1500년경 발견됐다고 한다. 15가지 성분이 있다는데, 예부터 위장병·신경 쇠약·피부병·빈혈 등에 좋다고 알려졌다. 탄산과 철분 함량이 높아 톡 쏘는 맛이다. 숙박하지 않더라도 산책하고 약수만 마시고 와도 좋겠다.
삼봉 휴양림에는 ‘숲속의 집’이 19채 있다. 흔한 통나무형 숙소도 있지만 화강암으로 외벽을 장식해 이국적인 정취를 뽐내는 객실도 있다. 한옥 숙소도 네 채가 있다. 여느 휴양림과 달리 객실 안에 TV가 없다. 무선 인터넷 기기도 없다. 답답한가? 잠시 문명을 잊고 자연 품에서 진짜 휴식을 누리기에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을 테다.
문경 대야산 ····· 숲속 통나무집 ‘나만의 오두막’ 즐기기
대야산은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명성은 속리산보다 약하지만 산세가 빼어나고, 용추계곡·선유동계곡이 맑은 물을 자랑한다. 용추계곡 인근에 대야산 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대야산 자연휴양림에는 ‘캐빈’이라는 이색 숙소가 있다. 와인 오크통처럼 동그랗게 생겼다. 텐트가 필요 없는 야영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뜻한 실내에서 잘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취사도구·침구는 모두 챙겨가야 한다. 화장실과 샤워장도 공용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대야산은 여느 휴양림보다 숙박시설이 탁월하다.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5스타’ 인증을 받은 연립동 숙소도 있고, 디자인 공모전을 거쳐 주변 산세와 조화롭게 설계한 제2산림문화휴양관도 있다. 14명까지 묵을 수 있는 ‘숲속의 집’은 올 여름 전국 국립 휴양림 숙소 중 가장 높은 예약 경쟁률을 보였다.
아이가 함께라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해보길 권한다. ‘도자기의 고장’ 경북 문경답게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상시 운영한다.
대전 장태산 ····· ‘빙글빙글’ 스카이 타워…숲 위를 걷는 기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휴양림 중에 국립휴양림 못지않게 근사한 자연을 갖춘 곳도 많다.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이 그런 경우다. 대전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한참 떨어진 깊은 산속에 자리한 휴양림으로, 역사도 무척 깊다.
장태산 휴양림은 1970년대부터 개인이 전 재산을 들여 조성한 숲이다. 1991년 산림청이 최초로 사립 휴양림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금 문제로 운영난에 처했고 2002년 대전시가 매입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전체 면적은 82㏊로, 매끈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수종 대부분을 차지해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장태산 자연 휴양림을 대표하는 시설은 숲 체험 스카이 타워다. 지상 27m 높이까지 형성된 데크로드를 따라 공중에서 메타세쿼이아를 굽어볼 수 있다. 야영도 가능하고 숙박시설도 다양하지만, 입장권만 사서 산림욕을 즐기고 가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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